[이탈리아 고고학여행] (1) 눈 씻고 봐도 없는 국립중앙박물관

이탈리아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디에?
이쪽 고고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개 해당 지역 혹은 국가를 가서는 이른바 통사를 엿볼 만한 박물관을 찾는다.
우리로 치면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데 말이다.
우리네 국립중앙박물관은 통시대를 겨냥해서 대체로 구석기 이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나누어 그 장구한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려 한다.
이런 박물관에 익숙한 우리가 이탈리아에 내려서 그래 이탈리아라는 국가가 태동하고 변화해 지금에 이르게 된 과정들을 보고자 할 때 그런 박물관을 찾아보면?
없다!
놀랍게도 없다!
이건 다른 유럽권에서도 거의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진다.
혹 영국에 가서 영국 역사를 그렇게 한 군데다가 일목요연히 정리한 박물관 봤는가?
역시 없다!
프랑스?
이곳도 없다.
그리스? 그리스 어디에 그리스 국가박물관이 있단 말인가?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
가서 봐라. 잔뜩 고대 그리스 문명만 이야기하고 그에서 끝나 버린다. 없다!
놀랍게도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에서는 그리스가 없다! 그걸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하부 구조만 있을 뿐이다.
그 하부 구조가 구축한 다양한 그리스 이야기는? 없다!
아 물론 그 비슷한 것들은 없지 않아서 굳이 찾아 보면 그에 걸맞는 박물관이 꼭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 흩어져 있다.
지역별로, 시대별로, 주제별로 다 흩어져 있다.
우리한테 익숙한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을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런 통사 박물관은 없다.
이런 박물관은 제3세계 국가나 국민국가주의에 투철한 한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후발주자들한테서 노골로 드러난다.
무슨 역사박물관이라는 이름의 그 거지 같은 국가주의 투철한 국가들에나 볼 수 있다.
미국도 비슷한 데가 있는데, 이 미국이라는 나라는 아다시피 역사가 매우 일천해서 그것을 정리하기가 상대로 쉽다는 그런 용이성도 작동한다.
이탈리아에 가서, 로마에 내려 내가 이태리 통사를 한눈에 정리한 박물관을 보고 싶다?
없는데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눈 씻고 봐도 이탈리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탈리아 역사박물관, 혹은 이탈리아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거지 같은 박물관이 없다.
대신 전부 지역별, 주제별 박물관만 넘쳐난다.
이탈리아 가서 이탈리아 역사박물관을 찾는다?
어림반푼어치도 없다.
이제 이와 같은 이야기들도 누군가는 정리해야 하며, 아무도 제대로 정리조차 하지 않았기에 감히 내가 마침내 붓을 들고 무당 식칼 휘두르듯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