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인들이 사용한 사람머리카락 실 기록물 키푸는 평민도 사용

인모人毛 키푸, 잉카 기록 보관 방식이 엘리트와 평민 모두 사용되었음을 밝혀. 이 연구에서 분석한 키푸는 사람 머리카락으로 엮은 주요 끈으로 구성된다. 출처: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신학교 Hyland / S. Hyland 외, Science Advances (2025)

 
스페인 정복 이전 잉카인들은 키푸khipu (Quipu)라 일컫는 복잡한 실thread 기반 문서 기록 보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서 일종이니 이런 일은 당연히 지배층 전유물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500년 된 이 잉카 키푸를 둘러싼 문서 제작 주체에 대한 기존 추측을 뒤집었다.

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이전에는 고위 제국 관리들 영역으로 간주한 키푸를 비엘리트 사회 구성원들도 만들었음을 시사한다.

키푸는 잉카 제국의 독특한 기록 보관 시스템이었다.

여러 개 매듭이 있는 실은 주줄main cord에 매달았고, 각 줄은 십진법 숫자를 나타냈다.

이 머리카락을 더욱 개인적인 것으로 만든 것은 중앙 끈에 사람 머리카락을 엮는 관습이었다.

역사가들은 오랫동안 이 머리카락이 국가 기록관이었던 키푸카마유크khipukamayuq라고 하는 고위 남성 관료의 것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식민지 시대 스페인 연대기 작가들은 키푸를 남성 엘리트 계층의 도구로, 사망 시 소유자와 함께 묻혔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17세기 초, 원주민 작가 펠리페 과만 포마 데 아얄라Felipe Guaman Poma de Ayala는 키푸를 여성도 만들었다고 적었다.

19세기와 20세기에 이르러 학자들은 외딴 안데스 산맥 마을 노동자와 농민들이 키푸를 사용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평민들이 키푸를 만들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지금까지 찾기 어려웠다.

이번 발견은 연구자들이 알파카 털과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키푸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및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전에는 이 유물이 비교적 현대의 유물로 여겨졌는데, 잉카 키푸는 대개 면으로 만들었고, 잉카 이후 유물은 동물 섬유로 만드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유물이 잉카 시대 유물임을 확인하게 되어 매우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인간 머리카락으로 만든 키푸는 잉카의 기록 보관 방식이 엘리트와 평민 모두에 의해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잉카 키푸, 약 1400년~1532년. 클리블랜드 미술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더 놀라운 것은 머리카락이었다.

104cm 길이 머리카락을 탄소, 질소, 황 함량 검사하여 그 사람이 무엇을 먹었는지 알아냈다.

예상과는 달리, 이 사람은 고기나 옥수수를 거의 먹지 않았다.

잉카 제국의 엘리트 연회에서 흔히 치차chicha(옥수수 맥주)와 함께 제공되는 화려한 음식이었다.

대신, 식단은 농민들에게 흔한 채소와 덩이줄기 채소tubers로 가득했다.

연구 저자들은 "공식적인 키푸카마유크가 맥주 형태로 다량의 옥수수maize 를 섭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썼다.

추가 동위원소 정보는 그 사람이 어디에 살았는지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태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안데스 고원 해발 2,600~2,800m(약 8,560~9,186피트) 고도에 거주했다.

이는 식단에 포함된 해양 자원 비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페루 남부나 칠레 북부일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키푸는 잉카의 기록 보관 방식이 엘리트와 평민 모두에 의해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잉카 키푸, 약 1400~1500년, 페루.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 소장, "거기 없었던 세계: 리가부에Ligabue 컬렉션에 담긴 콜럼버스 이전 시대 미술" 전시. 사진 제공: 카를로 라소

 
전반적으로 이러한 발견은 이 키푸가 고위 서기관이 아니라 하급 평민에 의해 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비록 미천한 출신이었지만, 키푸 제작자는 복잡한 끈과 매듭을 짜는 데 놀라운 기술을 보여주었다.

이 발견은 수세기 동안 엘리트 권위의 상징으로 간주된 키푸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잉카 사회에서 기록 보관이 더욱 널리 퍼져 있었음을 시사한다.

매듭이 무엇을 알려주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연구 주저자 하일랜드Hyland는 이것이 제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추측한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수 세기 전 평민과 여성들이 키푸 전통에 참여했음을 보여주는 구아만 포마Guaman Poma의 기록과 같은 토착민 증언의 진실성을 재확인한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 유물 하나로 잉카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지만, 새로운 탐구의 방향을 제시한다.

연구진이 지적했듯이, 더 많은 키푸에 대한 추가적인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잉카 제국의 평민들 사이에 기록 보관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More information: Hyland, S., Lee, K., Koon, H., Laukkanen, S., & Spindler, L. (2025). Stable isotope evidence for the participation of commoners in Inka khipu production. Science Advances, 11(33), eadv1950. doi:10.1126/sciadv.adv1950 
 

***

 
이 소식은 저 잉카 문화, 그리고 키푸에 대한 어느 정도 사전 정보 혹은 상식이 있어야 씹어 볼 만한 내용이라 하겠다.

지금은 이 정도로 아 그렇구나 여기고 넘어가거나 혹 더 궁금하신 분들은 관련 정보들을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