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동등에의 욕망, 족보는 그 분출구였고 권리장전이었다



족보.
식민지 시대 조선 사람&대한제국 사람이 가장 열망하던 욕망의 도서였다.
신분제가 이미 철폐되었지만
족보는 재산 상속의 근거가 되니
문중, 종가, 종손, 장남이 물려받는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족보에 이름을 올려 지분을 확보해야 했다.
위조족보를 만들어서라도 재산을 차지하려 했으니
족보는 그야말로 욕망의 화신인 거다.
신분상승의 욕망에서
재물상속의 욕망으로
붙이기 일가일수록, 종사에 열심히 참여했다.
박지원의 양반전이 소설일 수 있는 이유는
똥냄새처럼 구린 양반의 행실을 욕망하던 사람이 많았는데
양반 신분 사는 것을 포기하는 결말이니
이는 환상이다.
현실은 양방이 누리는 똥구린내나는 기득권을 사는 것이 사람이다.
그렇게 끝났으면 논픽션, 다큐멘터리, 르뽀르타쥬가 되는 것인데
연암은 부자가 양반 신분 매매를 파기하는 것으로 끝을 내었으니 현실을 전복하는 환상이지
그저 매관매직한 양반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연암의 현실부정, 곧 연암의 환상이다.
매일신보 1935년 3월 12일 기사는 족보를 고쳐 부동산 사기를 친 일당이 보도된다.
언제나 돈이 있는 곳에 사람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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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족보박물관 심민호 선생 족보론이다. 그의 문장 중 '일제시대'라는 용어는 '식민지시대'로 바꾼다.
일제시대라는 말 자체가 역사 편향인 까닭이다.
저 시대를 신동훈 선생은 욕망의 멜팅 폿이라 했거니와, 그랬다.
신분제가 폐지되었다 했지만 그 완전한 신분 해방은 식민지시대 개막이었다.
그런 도도한 시대 흐름에서 이제 의무에 짓눌린 데서 벗어나 비로소 권리를 찾는 시대로 역사가 위대하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하지 마라, 하면 재피간다에서 나도 땅을 주고 권리를 달라는 당당한 시대 선언.
이 어찌 위대한 전진이 아니겠는가?
단군조선 이래 단 한 번도 없던 권리에의 주창, 그 주창으로서의 족보, 특히 대동보 성립은 한국문화사 일대 권리장전이며 마크나 카르타며 미국 독립선언서이며 프랑스 대혁명 선언문였다.
금기禁忌에서 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