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꺾이고 꺾어버린 10년 전 쉰 때의 나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4. 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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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막스 베버가 말하는 직업적 학문 종사자에 속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일생 그 비슷한 언저리에 걸쳐 살아왔다는 것도 부인하고 싶진 않다.
이런 내가 근자 몇년 동안 뼈져리게 느끼는 바는 나이 오십이면 이젠 무엇인가 새로운 것들로 채우고 담금질 하는 때는 지났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배움은 끝났다.
그게 아니되고자 발악을 해 봐도 이 사회가 그리 나를 놔두지 않는다.
하긴 지금 내 사정이 그런 흐름을 더욱 강화하는 측면도 분명 있으리라.
그럼에도 내가 활동하는 공간들이 그간 내가 축적한 것들을 재가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으로 몰고간다.
요새 내가 우라까이라는 말을 부쩍 자주 쓰지만, 언젠가부턴 진짜로 우라까이가 점철하는 삶이다.
남들 보기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나, 나는 언제까지나 주린 하이애나이고 싶고, 미쳐 날뛰는 매버릭이고 싶었다.
게걸스레 언제나 새로운 것들로 채우고자 하는 욕망 덩어리고 싶었다.
이 엔진이 언제 꺼질지 모르지만 언제나 라바lava 분출하는 활화산이고 싶지 죽은지 이천년 혹은 천년인 베수비오 후지산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저런 생각들은 한때 겁 없이 날뛰던 시절 이야기다.
과거형이라는 게 문제 아니겠나?
그렇게 내 학적 탐구는 쉰이 넘으면서 끝나고, 어쩌면 이 선택 내 스스로의 결정이었으리라.
(쉰 고개를 지나면서 그 무렵 어딘가 뇌까린 잡글인데,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더 퇴보했으니, 저때 진단이 크게 틀리는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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