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이빨, 나이 성별 뛰어넘어 동위원소 분석하라!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0.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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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출토 주곽 주피장자 이빨.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일 국가유산청과 발굴조사단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공개한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출토 무덤 주인공 이빨이다. 

대략 1천600년 전 무덤인 이곳은 조사 결과 무덤 중앙 이른바 주곽主槨에다가는 무덤 주인공 시신을 묻고, 껴묻거리를 집중으로 묻는 딸린 칸인 이른바 부장곽에다가는 순장한 남자 한 명을 묻었다고 한다. 

이채로운 점은 순장자 자세라, 조사단이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쩍벌남 상태로 두 다리를 동글배기 모양으로 벌린 채 묻혔다고 한다.

이 점이 확실한지는 내가 현장을 직접 보고 관계자 설명을 들어야 납득할 수 있을 듯하고

저 순장자는 어찌되었는지 모르겠지지만 이른바 주피장자는 이빨을 건졌다고 한다. 

다른 인골을 다 썩어없어졌는데 이빨이 굳이 끝까지 남는 이유는 에나멜enamel이라 일컫는 법랑질 때문이다.

이 법랑질이 하도 굳세어서 남는 것이다. 다른 이빨 중에서도 유독 어금니가 잘 남는다. 

앞서 여러 번 소개했듯이 이 어금니는 치과 치료를 생각해 보라, 드릴로도 깨기 힘들다.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한데 조사단은 저 이빨 분석을 근거로 무덤 주인공이 대략 30살 어간에 죽었다고 판단했다.

이빨 마모 상태를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점은 대략 믿을 만하다고 본다. 

한국고고학, 특히 이빨고고학은 여기서 땡이었다.

 



남자인가 여자인가? 그 이빨은 도대체 언제쯤 성장을 멈추었는가 이걸로 판별하고 내 할 일 다 했다고 땡쳤다. 

하지만 이런 고고학은 저급한 눈대중 이빨고고학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이런 방식으로 무령왕릉에 대해 시도했다가 개망신 당했다. 

요새 세계 고고학 흐름을 보면 이빨고고학이 주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빨 하나로 각종 스토리텔링을 쏟아낸다. 

이빨은 알다시피 시점이 지나면 유치를 간다. 그렇게 해서 계속 자라고, 마모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법랑질tooth enamel을 분석해 요즘 세계고고학을 보면 새로운 연구들을 쏟아낸다.

심지어 DNA가 없어진 시대로 올라가 그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경천동지할 성과를 낸다. 

저 법랑질을 분석해 그가 수렵채집인인가 정주민인가도 밝혀낸다.

왜? 그가 생전에 먹은 음식 흔적이 이빨에 남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가 육식을 위주로 했는지 아니면 채식 위주인지도 밝혀낸다.

후자의 경우라면 대체로 하급 계층 구성원일 것이다. 전자라면 잘 먹고 잘 산 놈 아니겠는가? 

나아가 치아 법랑질에서 탄소니 질소니 바륨barium이니 하는 동위원소를 포함한 화학 원소를 분석해 그가 그곳에서 태어나 자랐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인지도 밝혀낸다.

이빨 마모 상태로 보아 남자다 여자다, 나이는 몇 살이다? 

물론 그것이 중요한 정보겠지만 그걸로 끝낼 수는 없다.

뽑을 수 있는 모든 정보는 다 주워 뽑아내야 하며 요즘 시대에 그런 과학 분석 방식은 장족하는 발전을 이룩했거니와 한국고고학은 멍청하게시리 이런 기본하는 분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고고학 발굴이 발굴이 아니라 인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런 분석을 발굴조사단 민간단체가 할 수는 없다.

이런 일 하라고 국가기관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국립기관은 바로 달라들어 저 이빨 분석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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