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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밝혀낸 2천 년 전 로마 보드 게임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3. 1.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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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로마 게임판이 유물과 함께 발견되지 않은 게임 말들과 함께 놓여 있다. (사진 출처: 헤르트 로메인스 박물관Het Romeins Museum)

 
이 고대 로마 게임판은 수수께끼였다.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게임 방법을 알아냈다.

석회암으로 만든 이 타원형 게임판limestone oval에는 어둡고 얇은 직사각형을 새겼는데, 고대인들은 이 위에서 게임 말을 반복적으로 움직였다.

100여 년 전, 오늘날의 네덜란드 지역에서 긁힌 자국이 있는 석회암 조각scratched-up slab of limestone이 발굴되었고, 이후 고대 로마 게임판으로 추정되었다.

그 이후로 이 수수께끼 같은 게임판은 역사학 손아귀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Antiquit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이 게임 방법을 알아냈을지도 모른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에서 고대 게임을 연구하는 발터 크리스트Walter Crist는 2020년 헤르트 로메인스 박물관Het Romeins Museum에서 이 조각한 석회암을 처음 보았다. 

네덜란드 남부 도시 헤를렌Heerlen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1세기 북유럽으로 확장한 로마 제국의 지역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크리스트는 NPR의 헨리 라슨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제가 전에 본 적 없는 무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크리스트는 덧붙였다. “타원형 돌인데 두께도 꽤 두꺼워서 윗면을 이런 모양으로 깎아낸 흔적이 보입니다.”

흥미로운 사실: 헤를렌Heerlen의 역사
네덜란드 도시 헤를렌은 로마 마을인 코리오발룸 Coriovallum유적에 세웠으며, 코리오발룸은 현재 목욕탕으로 유명하다.

게임판 측면과 윗면, 새긴 선들을 따라 연필 자국이 남아 있음


크리스트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이 유물이 보드게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각도에서 보면 뚜렷한 마모 흔적이 보였다.

이 흔적은 오래전 사람들이 딱딱한 조각들을 같은 패턴으로 돌 위에서 반복적으로 미끄러뜨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였다.

크리스트와 연구팀은 이 석회암 돌판에 새긴 게임 규칙을 알아내기로 했다.

Antiquity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적어도 기원전 3000년 무렵에 시작된 청동기 시대부터 보드게임을 즐겼지만, 많은 게임이 고고학적 증거 부족으로 전해지지 못한다.

코리오발룸 석회암Coriovallum limestone으로 만든 게임판 역시 물리적으로는 보존되었으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의 재키 플린 모겐슨Jackie Flynn Mogensen)기자는 연구진이 이 유물이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에 헤를렌에서 발굴되었고 프랑스산 석회암으로 만들었다는 사실 외에는 별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게임 규칙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크리스트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체스나 틱택토tic-tac-toe 같은 게임에서도 오늘날까지 여전히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 게임 방법을 아는 누군가에게서 배웠을 겁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조각된 석회암 게임과 비슷한 것을 찾기 위해 다른 고대 유럽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현재 이용 가능한 전통 보드 게임 규칙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데이터베이스”인 루디Ludii 게임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다.

크리스트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말이 최대 22개 다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게임판을 사용하는 게임”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석회암 게임판 디지털 모형은 마모 정도를 보여준다. Luk van Goor / Walter Crist 외, Antiquity, 2026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잔 대학교 고고학자 바바라 카레Barbara Carè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유사성을 가진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다”며, “따라서 기본적인 고대 형태에서 더 발전된 형태로 진화한 게임 과정을 재구성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돌의 물리적 마모 패턴을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마스트리흐트 대학교Maastricht University 발표에 따르면, 고고학 유물 보존 및 복원 업체인 레스타우라Restaura의 룩 반 고르Luk van Goor가 게임판을 "매우 정밀한 3D 스캔"했다.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발표문에서 크리스트(Crist)는 "이 스캔을 통해 선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일부 선은 다른 선보다 수 밀리미터 깊이로 더 깊게 파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더 깊게 파인 선일수록 더 많이 사용된 것입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컴퓨터 과학자 데니스 소머스Dennis Soemers는 마스트리흐트 대학 발표 자료에서 루디(Ludii)는 단순한 게임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게임 규칙을 추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일종인 종합 게임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헤를렌에서 발견된 로마 게임판과 전형적인 로마 게임 말들 (로마 박물관Het Romeins Museum 소장)


소머스는 "우리는 로마 석판과 같은 문화권에서 나온 약 100개 중세 또는 그 이전 시대 게임 규칙으로 루디를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루디는 수십 가지 가능한 규칙 세트를 생성했습니다. 그런 다음 루디는 스스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인간이 즐기기에 적합한 몇 가지 변형 규칙을 찾아냈습니다." 

연구진은 100가지가 넘는 기존 게임 규칙을 적용해 두 개 인공지능 봇bots을 프로그래밍해 석회암 판의 디지털 버전에서 게임을 진행했다.

봇들은 각 게임을 1,000라운드씩 플레이했고, 크리스트 연구팀은 게임 말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그런 다음 석회암 판의 마모 흔적을 루디 게임Ludii games의 말 움직임 패턴과 비교했다.

크리스트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9개의 규칙 세트가 석회암 판의 마모 패턴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규칙 세트들은 모두 같은 종류의 막기 게임의 변형이었습니다."

이 "막기 게임blocking game"은 두 플레이어가 유리, 뼈 또는 도기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말들을 판의 선을 따라 움직여 상대방의 말을 구석에 가두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연구진은 이 석회암 판에 라틴어로 "코리오발룸 게임Coriovallum Game"을 뜻하는 루두스 코리오발리(Ludus Coriovalli)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제 Ludii에서 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사용자는 연구진이 발견한 9가지 블록 게임 규칙 세트 중 하나를 선택해 봇과 대결할 수 있다.

소머스는 연구진이 석회암 판의 규칙과 정확히 일치하는 규칙을 찾아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마스트리흐트 대학 성명에서 그는 "Ludii에 돌에 새긴 것과 같은 선 패턴을 입력하면 Ludii는 항상 게임 규칙을 찾아낸다"라며, "따라서 로마인들이 정확히 그런 방식으로 게임을 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리부르 대학 고고학자 베로니크 다센Véronique Dasen은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의 톰 메트칼프에게 이번 연구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센은 이와 유사한 AI 기반 연구 기법을 활용해 다른 "잊힌" 게임들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은 오랫동안 인류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게임은 연구자들이 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역사가들은 고대 로마인들이 콜로세움에서 관람한 잔혹한 검투사 시합 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즐겼다는 사실을 안다.

로마인들은 틱택토와 비슷한 원형 게임인 '로타Rota'와 고모쿠Gomoku와 유사한 '루두스 칼쿨로룸(Ludus Calculorum)'이라는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지금까지 로마인들이 블록 게임을 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블록 게임은 초기 중세 유럽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연구는 그다지 인기가 없던 한 게임을 통해 블록 게임의 기원을 무려 천 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보드 게임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덧없는 존재였는지를 보여준다.

다센은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은 수 세기 동안 지속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

앞서 이 소식은 다른 매체를 빌려 전한 적 있으니 이번 아티클이 조금은 더 분석적이라 별도로 소개한다.


AI 시뮬레이션으로 로마 보드게임 구명
https://historylibrary.net/m/entry/Roman-era-board-game

AI 시뮬레이션으로 로마 보드게임 구명

현재 네덜란드 헤를렌Heerlen에 위치한 로마 정착지 코리오발룸Coriovallum에서 발굴된 석회암 유물이 로마 시대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어떻게 즐겼는지에 대한 귀중한 증거를 제공한다.헤트 로메인

historylibrary.net



덧붙이건대 요즘 화두가 AI 접목이라 한국고고학 역시 이를 위한 움직임이 적지 않으나 그 논의 방향을 보면

기존 DB화 전략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저것이 진짜 AI archaeology 아닌가?

AI 고고학은 섣부른 문과대 고고학이 얼치기로 해선 안 되며 할 수도 없고 해봐야 구글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예산 따먹기 사업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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