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상품과 외국의 사치품: 고대 로마의 시장

'포럼forum'은 라틴어로 '공공의 열린 공간'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에서 포럼은 보통 도시 중심부에 위치했으며, 신전, 바실리카 basilicas (이 맥락에서는 공공 법원 건물), 상점 등 여러 건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따라서 포럼은 로마 도시의 종교적, 시민적, 경제적 삶의 중심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포럼의 주된 기능은 도시 시민들을 위한 시장으로서의 역할이었다.
엘리트 계층의 무역
이론적으로 로마 원로원 의원과 그 가족들은 어떠한 형태의 무역에도 관여할 수 없도록 금지되어 있었다.
반면 기사 계급 구성원들은 군사적 활동과 여가 활동을 중시하는 계급적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마 시대 시장에서는 가판대와 상점은 대개 평민이나 해방 노예들이 운영하고 관리했으며, 대부분의 고된 노동은 상당수 노예가 담당했다.
이 상인들은 메르카토레스mercatores라고 일컬었다. 메르카토레스는 시장 외에도 길가에서 물건을 팔았고, 전쟁 중에는 로마 군사 진영 근처에도 나타나 로마 병사들에게 식량과 의복을 팔고 전리품을 사들이기도 했다.

전문 시장
로마 시대 시장에서는 매우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했다. 빵, 병아리콩, 페이스트리와 같은 가공식품은 이러한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로마에는 사크라 비아Sacra Via와 아르길레툼Argiletum 사이에 위치한 포룸 쿠페데니스Forum Cuppedenis라는 전문 시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진미를 판매했다.
로마의 다른 전문 시장으로는 포룸 보아리움Forum Boarium, 홀리토리움Holitorium, 피스카리움Piscarium 등이 있다.
첫 번째는 가축 시장이었는데, 원래 벨라브룸Velabrum)경계에서 티베르 강까지 뻗어 있었다.
두 번째는 포르타 카르멘탈리스Porta Carmentalis 바로 밖에 위치한 채소 시장이었고, 세 번째는 어시장으로, 포룸 쿠페데니스Forum Cuppedenis처럼 사크라 비아(Sacra Via)와 아르길레툼(Argiletum)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고대 무역로
이러한 일상 용품 외에도 고대 로마의 시장에서는 이국적인 상품들도 거래되었다.
로마인들은 도로 건설 기술로 유명했지만, 이러한 도로는 교역품 운송보다는 군사 기지를 연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기원전 2세기부터 로마의 해상 무역로가 발달하면서 로마의 여러 지역 간 상품 운송이 활발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해상 무역로는 원래 지중해에 있었지만, 로마인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나중에는 인도양까지 확장되었다.
로마 제국이 부상하면서 로마 사회 부유층은 외국 사치품에 대한 취향을 키우기 시작했고, 이는 해상 무역로와 유명한 실크로드를 통해 운송되는 이국적인 상품들로 충족되었다.
이러한 이국적인 상품에는 비단, 향신료, 상아, 보석 등이 있다.
로마의 주요 무역 파트너 중 하나는 인도였으며, 인도 남부 지역에서 로마 유적 여러 곳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첸나이Chennai 탐바람Tambaram 인근 나두비라파투Naduvirapattu 유적에서 로마 도기 유물이 발견되면서 로마 상인들이 내륙으로 이동하여 임시 정착지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 상인들은 그곳에서 상품을 로마로 가져와 판매했을 것이다.

트라얀 시장Trajan’s Market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쇼핑몰
이러한 사치품이 판매된 장소 중 하나는 20세기 초에 '트라얀 시장'으로 불리게 된 복합 건물이다.
이 건축물은 트라얀 황제 재위 기간인 서기 107년에서 110년 사이에 건설되었다.
포럼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반원형 모양에 6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트라얀 시장에는 150개가 넘는 점포가 있었으며, 그중 상당수는 상점으로, 일부는 사무실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상점들에서는 이국적인 향신료, 와인, 올리브유 등 제국 전역에서 온 상품들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비아 비베라티카Via Biberatica라 일컫는 한 층에는 주점들이 있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트라얀 시장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쇼핑몰로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