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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뮤지엄, 장기임대로 식민지 약탈 비판에서 벗어날까?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2. 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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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뮤지엄

 
영국 박물관이 소장품 중 가장 귀중한 예술품과 유물들을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들에 장기 대여long-term loan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오랫동안 도난품으로 간주하는 유물들 반환repatriation을 요구했지만, 박물관은 귀중한 역사적 유물들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비판을 완화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여품이 항상 해당 국가 출신 유물만은 아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라지 바스투 상그라할라야Chhatrapati Shivaji Maharaj Vastu Sangrahalaya (CSMVS) 박물관은 현재 기원전 2200년 무렵 고대 이집트 목제 강배riverboat 모형과 수메르 조각상, 런던에서 가져온 로마 모자이크,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대리석 흉상 등 약 80점 유물을 대여받아 소장한다.

이는 인도에 대여된 고대 유물 중 최대 규모이며, 영국 박물관과 비서구권 박물관 간 첫 번째 대여 사례이기도 하다.

영국박물관 관장 니콜라스 컬리넌Nicholas Cullinan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와 긍정적인 일을 하기 위해 자국을 망신시킬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매우 유익할 수 있다. 문화 외교, 그것이 바로 박물관이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유물들은 인도 문명에 대한 공헌을 강조함으로써 "식민주의적 오해"에 이의를 제기하는 전시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CSMVS 박물관 사비야사치 무케르지Sabyasachi Mukherjee 관장은 "모든 문화는 위대하며 우리는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를 통해 탈식민화를 시도하고, 기존 서술 방식을 탈식민화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오랜 세월 고통받았고, 식민주의는 우리의 교육과 문화에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이제 일종의 재기, '반란'이라는 단어를 쓰겠지만, 우리는 존엄성을 가지고 재기하고 있으며, 우리의 역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라지 바스투 상그라할라야(Chhatrapati Shivaji Maharaj Vastu Sangrahalaya), 즉 서인도 웨일스공 박물관Prince of Wales Museum of Western India은 1972년 인도 뭄바이에 개관했다. (사진: 하비 메스턴/아카이브 포토/게티 이미지)


영국박물관은 아프리카 베냉Benin 왕국에서 온 청동 조각상들(베냉 청동상Benin Bronzes)과 아테네 파르테논 대리석 조각상Parthenon Marbles (이전에는 엘긴 대리석 조각상Elgin Marbles으로 알려짐)을 포함하여 여러 논란이 있는 예술품을 소장한다.

1963년 제정된 브리티시뮤지엄법은 이러한 논란이 있는 유물을 반환하는 일을 금지하지만, 영국과 그리스 당국은 대리석 조각상의 대여 가능성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했다.

또한 영국박물관은 과거에 약탈한 아산테Asante 예술품 일부를 가나 한 박물관 전시회에 대여하기도 했다.

인도의 식민지 시대에 약탈한 보물 악명 높은 사례로는 현재 인도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 콜루르Kollur 광산에서 채굴되어 현재 영국 왕실 보석 일부가 된 코이누르 다이아몬드Koh-i-Noor diamond가 있다.

(이 다이아몬드는 현재 엘리자베스 왕대비 왕관Crown of Queen Elizabeth The Queen Mother에 세팅되어 있으며, 다른 왕실 보석들과 함께 런던탑Tower of London에 보관되어 있다. 영국 박물관 소유가 아니다.)

이 다이아몬드는 빅토리아 여왕이 인도 황후Empress of India로 즉위할 때 그녀에게 양도되었다.

인도,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모두 이 다이아몬드 반환을 요구한다.

영국박물관은 기원전 200년 무렵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에 들어선 고대 인도 최대이자 가장 중요한 불교 유적 중 하나인 아마라바티 대사원Great Shrine of Amaravati에서 출토된 아마라바티 대리석 Amaravati Marbles을 소장한다.

최근 서구의 많은 박물관이 인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약탈한 유물을 원산국으로 반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컬리넌의 제안은 다른 접근 방식을 모색한다.

컬리넌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제시하는 제로섬 게임이나 이분법적인, 모든 것을 얻거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모델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인 협력 모델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이 모델은 매우 긍정적이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례는 다르며, 두 개의 다른 문화, 국가 또는 지역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례는 다른 사례보다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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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대여 방식을 통한 원산국으로의 문화재 반환은 이미 외규장각 약탈 고문서에 대해 한국정부와 프랑스 정부가 합의해 시행 중이다. 

5년 단위로 임대를 갱신하는 방식을 통해 실상 한국에 반환됐다. 

물론, 소유권 완전 이전이 아니라서 그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브리티시 뮤지엄이 이 방식을 최근 들고 나와서 곳곳에서 이 방식을 적용하려는 모습을 노골로 보이는데 그 흐름을 정리한 아티클이다. 

#문화재반환 #장기대여 #장기대여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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