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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 전까지도 석기시대였던 카나리아 제도, 그 석기들이 말하는 사회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5. 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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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008, 벤타이가Bentayga. a) 1번 단지 정면도.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세 개 저장고/곡물 저장고가 보인다. 화살표는 2번 단지 입구를 가리킨다. b) 2번 단지 전경. 중앙 저장고(B)와 네 개 추가 저장고(C, D, E, F)가 보인다. 출처: Brito-Abrante et al., 2026


그란 카나리아Gran Canaria 한 암굴 유적에서 출토된 작은 현무암 석기가 700여 년 전 이 섬 원주민들이 곡물을 수확하고 가공한 방식을 엿볼 귀중한 단서를 제공했다.

라스 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Las Palmas de Gran Canaria 대학교 연구진은 카나리아 제도Canary Islands에서 석기를 이용한 곡물 수확의 첫 번째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이 석기는 그란 카나리아 내륙 산악 지대에 위치한 대표적인 고고학 유적 중 하나인 로케 벤타이가Roque Bentayga의 C008 암굴 복합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이 발견물은 언뜻 보기에 고대 동굴 곡물 창고에서 발굴된 다듬은 현무암 조각처럼 소박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석기 가장자리에는 더욱 상세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석기에는 곡물을 자르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마모 흔적, 즉 가장자리가 둥글게 마모된 부분, 줄무늬, 그리고 식물 재료와의 반복적인 접촉으로 인해 매끄럽게 다듬어진 표면이 있다.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이 연구는 해당 도구가 저장 동굴에서 발견된 단 하나의 유물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 도구는 화산암 벽을 다듬고, 식물을 가공하고, 가죽을 손질하고, 장례 용품을 준비하는 데 사용한 석기 도구와 관련된 더 광범위한 기술 체계 일부였다.
 

카나리아 제도랑 유적 위치. 출처: Brito-Abrante et al., 2026


화산암에 새긴 곡물 창고

C008 동굴 단지는 테헤다 칼데라Caldera de Tejeda에서 1,414미터 높이로 솟아 있는 화산 지형인 로케 벤타이가 남쪽 면에 위치한다.

이 유적에는 100개가 넘는 자연 및 인공 동굴이 있으며 거주, 저장, 가축 활동 및 공동 매장 흔적이 발견되었다.

C008은 해발 약 1,100미터 화산쇄설암 지대pyroclastic tuff에 형성되었다.

이곳의 방과 저장고는 전형적인 그란 카나리아 원주민의 곡물 저장고 체계 일부로, 건조하고 안정적인 미기후microclimate 속에서 식물성 생산물을 저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환경은 건조된 씨앗desiccated seeds, 보리 이삭barley ears, 곡물 줄기cereal stems, 골풀 돗자리rush mats, 가죽 조각, 목재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연약한 유기물 유물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에 따르면 이 동굴 단지는 서기 10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사용되었다.

처음에는 곡물 저장고로 사용되다가 12세기와 13세기경에 공동 매장지로 변모한 것으로 추정한다.

흔적 분석traceology 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드러낸다.
 

C008, 벤타이가에서 발견된 화산암 조각들. 출처: Brito-Abrante et al., 2026
벤타이가 C008에서 발견된 흑요석 조각. 출처: Brito-Abrante et al., 2026


핵심적인 증거는 사용 흔적 분석이라고도 하는 흔적 분석을 통해 얻었다.

이 분야는 특정 재료와의 반복적인 접촉으로 도구에 남은 미세한 흔적을 조사한다.

연구팀은 유적에서 발견된 218점 석기를 연구했다.

그중 46점은 기능 분석에 적합한 도구로 간주되었다.

조사 대상에는 파편flakes, 흑요석 조각, 화산암 조각, 곡괭이picks, 긁개scrapers가 포함되었다.

특히 한 점 다듬은 현무암 조각이 눈에 띄었다.

이 조각의 날카로운 부분에는 곡물 수확과 관련된 마모 흔적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이에는 양면 마모 흔적, 연속적인 둥글림, 풍부한 평행선, 그리고 광범위한 광택이 포함된다.

실질적으로 이 도구는 단순히 저장 동굴에 놓여 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ULPGC 박사 과정 연구원인 이다이라 브리토Idaira Brito는 이번 발견이 그란 카나리아뿐만 아니라 카나리아 제도 전체에서 석기를 이용한 곡물 수확의 가장 직접적이고 오래된 증거라고 설명했다.
 

가죽 공정과 관련한 사용 흔적. 사진 제공: Brito-Abrante 외, 2026
비목재 식물 가공과 관련된 사용 흔적. 사진 제공: Brito-Abrante 외, 2026
곡물 수확과 관련된 사용 흔적이 있는, 재가공된 현무암 조각. 사진 제공: Brito-Abrante 외, 2026


더욱 복잡해진 원주민 농업 모습

지금까지 고고학자들은 그란 카나리아의 원주민들이 곡물, 특히 보리를 재배하고 저장했다는 증거가 있었다.

섬 곳곳의 곡물 창고에서 씨앗, 이삭, 식물 잔해가 발견되었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곡물은 종종 손으로 수확되었으며, 이삭만 따고 나머지는 밭에 남겨두었다고 한다.

새로운 증거는 이러한 기존 그림을 복잡하게 만든다.

현무암 도구는 절단 도구가 수확 또는 수확 후 과정 일부였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도구가 로케 벤타이가 아래쪽 밭에서 사용된 후 곡물 창고로 운반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곡물을 다른 곳에서 뿌리째 뽑아 동굴 안에서 가공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때 돌날을 이용해 이삭, 짚, 줄기 등을 분리했을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C008에서 발견된 유기물 증거로 더욱 강화한다. 

이 유적에서는 보리 잔해를 포함해 깔끔하게 잘린 흔적이 있는 곡물 줄기 묶음이 보존되었다.

이는 동굴이 단순히 저장 장소일 뿐만 아니라 수확한 식물을 장기 저장이나 소비 전에 가공하는 장소로도 기능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곡물 수확과 관련된 사용 흔적이 있는 석기 도구 중 하나. 출처: Brito-Abrante et al., 2026. 언뜻 보면 우리네 반달모양 돌칼이랑 이미지가 비슷하지만, 세부로 살피면 꽤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금속 도구가 없던 시절의 삶

이 발견은 카나리아 제도 원주민 사회가 유럽 정복 이전에는 금속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석기 시대였다는 뜻이다.] 

그란 카나리아에서는 현무암, 조면암, 포놀라이트와 같은 화산암과 흑요석이 도구 제작의 기본 재료였다.
 
저장 동굴에서 매장지로

후기 장례 단계는 이야기에 또 다른 층위를 더한다.

C008의 중앙 방은 성인과 신생아 유해가 갈대 돗자리와 석기 도구와 함께 안치된 공동 매장지로 재사용되었다.

사용 흔적 분석에 따르면 이 단계 일부 도구는 건조한 가죽과 갈대를 가공하는 데 사용했다.

연구진은 이 도구들이 동물 연조직과 식물 섬유로 만든 수의를 손질하는 등 장례 꾸러미를 준비하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해석은 시신을 가죽이나 식물성 돗자리와 같은 재료로 감싸는 그란 카나리아 원주민의 매장 관습과 일치한다.

연구진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한다.

일부 도구는 부장품이었을 수도 있고, 매장 후 교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도구들이 인골 및 갈대 돗자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장례 준비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벤타이가 C008 복합 유적 2에서 발견된 곡물 줄기 잔해, 윗부분의 상세 모습. 사진 제공: Brito-Abrante 외, 2026

 
불완전한 역사의 재구성

이 연구는 그란 카나리아 자치정부(Cabildo de Gran Canaria)와 라스 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 대학교ULPGC 간 연구 협약에 따라 수행되었으며, 리스코 카이도 문화 경관과 그란 카나리아의 성스러운 산에서 인간 거주의 기원과 발전을 조사하는 일을 목표로 한다. 

2022년에 시작된 이 협약은 작년에 연장되었으며 총 36만 유로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연구자들에게 이번 발견은 전문적인 방법을 적용하면 훼손되거나 약탈당한 고고학적 유적에서도 얼마나 많은 정보를 복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벤타이가 C008의 2번 복합 유적에서 발견된 유기 유물. 사진 제공: Brito-Abrante 외, 2026

 
C008 유적은 과거 약탈과 이후의 방문으로 피해를 봤지만, 봉인되거나 잘 보존된 지역에서는 두 주요 사용 단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남아 있었다.

따라서 이 현무암 채집 도구는 단순한 기술적 발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도구는 북아프리카에서 온 조상들이 도착한 후 독특한 섬 생활 방식을 발전시킨 사회에서 농업, 저장, 석기 기술, 그리고 일상 노동을 연결한다.

로케 벤타이가에서는 닳아빠진 돌 가장자리가 특이하게도 수확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이는 그란 카나리아 원주민들이 어떻게 일하고, 식량을 저장하고, 신성한 산악 경관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더욱 선명한 모습을 보여준다.

Brito-Abrante, I., Santana, J., Morales, J., del Pino Curbelo, M., Martínez-Barrio, C., Campagne, J., Cancel, S., & Rodríguez-Rodríguez, A. (2026). More than storage: A functional analysis of the lithic industry associated with the C008 cave complex at Bentayga, Gran Canaria (Canary Islands, Spain).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 71. https://doi.org/10.1016/j.jasrep.2026.105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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