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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년 된 이집트 파피루스가 성경 속 거인 존재를 증명할까?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2. 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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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루스 아나스타시 1[Papyrus Anastasi I]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이미지는 원본의 신성문자가 전경에, 그리고 거대한 샤수족 전사들 모습이 희미하게 배경에 묘사된 장면을 보여준다. 이 이미지는 설명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해 생성했다.


거인 이야기는 언제나 신앙, 민속, 고고학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모호하게 교차하는 지점에 놓인다.

이제 브리티시 뮤지엄에 소장된 3,300년 된 이집트 문서가 성경을 둘러싼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인 구약성경 속 거인들이 실존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핀다.

이 논쟁 중심에는 신왕국 시대에 서기관 간 편지 형식으로 쓴 파피루스 아나스타시 [1Papyrus Anastasi I]이 있다.

오랫동안 학자들에게 알려진 이 문서는 최근 성서 연구 협회(Associates for Biblical Research) 소속 연구원들 연구 결과와 데일리 메일(Daily Mail)을 비롯한 주요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는다.

최근 다시 주목받으면서 고대 이집트 기록이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 거구 전사들에 대한 언급을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새롭게 제기된다.

가나안의 이집트 "종군 기자War Correspondent"

아나스타시 1 파피루스[Papyrus Anastasi I]는 보통 기원전 13세기로 추정된다.

신성문자hieratic script로 쓴 이 파피루스는 호리Hori라는 서기관scribe이 아메네모페Amenemope라는 또 다른 관리에게 보낸 날카로운 어조의 편지다.

어조는 교훈적이며, 때로는 조롱하는 듯하다.

호리는 동료가 레반트 지역의 지리, 병참, 군사적 현실에 대해 잘 모른다고 비판한다.

이 문서는 신화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풍자가 가미된 야전 교범처럼 읽힌다.

구체적인 경로, 도시, 보급품 계산, 그리고 가나안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집트 군대를 기다리는 위험을 언급한다.

많은 역사가에게 이 파피루스는 이집트 관리들이 해외 원정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보여주는 드물고 생생한 창이다.

특히 한 구절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호리는 "덤불 아래 숨어 있는 쇼수Shosu들이 우글거리는" 좁은 산길에 대해 경고하며, 그들 중 일부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4~5큐빗cubits에 달하고, 얼굴은 사납고, 마음씨는 온화하지 않다"고 묘사했다.

측정 단위는 중요하다. 이집트 왕실 큐빗은 약 20.6인치(약 52.3cm)였다.

이는 쇼수족 사람들 키가 대략 6피트 8인치에서 8피트 6인치 사이였음을 의미하며, 이는 후기 청동기 시대 인구 평균 키보다 훨씬 컸다.

성경 속 거인 이야기의 역사적 근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수치적 세부 사항을 무시하기 어렵다.

상인이자 골동품 거래상인 조반니 다나스타시가 판매한 파피루스(‘아나스타시 I’로 알려짐)에는 키가 ‘다섯 규빗’인 쇼수족에 대한 언급이 있다. (출처: 영국박물관)

 
아낙Anakim 자손과 네필림Nephilim의 흔적일까?

히브리 성경Hebrew Bible에는 비정상적으로 큰 인물들이 여러 번 언급된다.

창세기Genesis 6장에는 수수께끼 같은 네필림Nephilim(흔히 “거인giants”으로 번역됨)이 나온다.

민수기Numbers 13장 33절에서 이스라엘 정탐꾼들이 가나안에서 “아낙 자손sons of Anak”을 만났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마치 “메뚜기grasshoppers” 같았다고 묘사한다.

신명기Deuteronomy 3장 11절에는 바산Bashan 왕 오그Og의 침대가 아홉 규빗이나 된다고 기록한다.

성경 연구 협회(Associates for Biblical Research) 소속 연구원들은 아나스타시 I 파피루스가 이러한 전통을 뒷받침하는 드문 외경적 증거extra-biblical corroboration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데일리 메일(Daily Mail) 보도에 따르면, 지지자들은 키가 큰 쇼수족에 대한 언급이 아낙 자손과 네필림의 유사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성경에 묘사된 아낙 왕조 모습은 위풍당당하고 위협적인 인물들로 기억된다.

이러한 주장은 다른 이집트 사료들을 통해 더욱 뒷받침된다.

이른바 '저주문Execration Texts'이라고 불리는 초기 시대 의례 비문에는 외적들 이름을 점토에 새겼다가 의례적으로 파괴했다.

일부 연구자는 이 비문에 나오는 이름들과 성경의 아낙 왕조 이름 사이에 언어적 유사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람세스 2세 시대에 제작된 카데시Kadesh 인근 전투를 묘사한 부조에는 포로로 잡힌 샤수족 인물들이 묘사되는데, 일부 학자는 이를 통해 그들의 거대한 체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지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를 이룬다고 주장한다.

즉, 키가 큰 레반트 전사들을 묘사한 이집트 군사 기록, 적 집단 이름을 언급한 의례 비문, 그리고 같은 지역에 산 무시무시한 거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성경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풍자, 과장, 아니면 역사적 기억?

하지만 대부분 이집트학자는 이러한 결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영국박물관은 아나스타시 파피루스 1을 주로 교육적인 글, 즉 서기관의 지식을 시험하고 다듬기 위해 만든 훈련용 텍스트로 해석한다.

과장된 어조는 풍자를 암시한다.

호리의 아메네모페 비판에는 그녀의 무능함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 표현이 포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거대한 적에 대한 묘사는 인체 측정 데이터라기보다는 문학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고故 성서학자 마이클 하이저Michael Heiser 박사는 7~8피트에 달하는 키조차도 초자연적인 거인족 존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대 의학은 선천적으로 그러한 키에 도달하거나 그 이상을 가진 사람들을 기록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더욱이, 검증된 유골, 건축물, 물질문화는 청동기 시대 레반트 지역에 거인족이 존재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고고학적으로는 성경 구절에 암시된 극적인 규모와 일치하는 물리적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서 많은 역사가는 고대의 키에 대한 언급을 수사적 과장으로 해석한다.

적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묘사하는 것은 강력한 문학적 전략이었다.

이는 극적인 효과를 높이고, 위험을 강조하며, 최종 승리의 영광을 부각했다.

이집트인들에게 패배하는 샤수족 첩자들. 출처: 퍼블릭 도메인

 
고대 전장 기록의 힘

거인들이 실제로 가나안 땅을 누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아나스타시 파피루스 1은 또 다른 이유로 매우 특별하다.

이는 세계 역사상 가장 초기의 전장 기록 중 하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런던에서 방송을 진행한 에드워드 R. 머로Edward R. Murrow와 같은 현대 종군 기자들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집트 서기관들은 분쟁 지역의 지형, 위협, 그리고 군사적 현실을 기록했다.

이 파피루스는 식량, 경로, 방어 진지 등 병참의 정확성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결국 정확성은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쇼수족 키에 대한 언급은 적어도 이집트 서기관 관점에서 세심한 관찰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문제는 그 측정값이 문자 그대로인지 아니면 양식화인지다.

역사와 믿음의 교차점

아나스타시 1 파피루스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은 더 넓은 진실을 강조한다.

고대 문헌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것들은 기억, 이념, 신학, 그리고 삶의 경험이 뒤섞였다.

믿는 사람들한테 유난히 키가 큰 쇼수족 전사들에 대한 이집트의 언급이 성경 속 거인 전통이 실제적이고 신체적으로 위압적인 집단과의 역사적 만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회의론자들에게는 이 구절이 고대 작가들이 적대적인 지형과 강력한 적을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생생한 과장법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증거는 물리적인 것보다는 문헌적인 것에 가깝다.

어떤 고고학적 발견도 성경에 나오는 거인족 존재를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파피루스를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도 없다.

이는 후기 청동기 시대 이집트 관찰자들이 특정 레반트 집단을 비범한 체격과 연관지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아나스타시 파피루스 1은 거인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 의문을 더욱 증폭한다.

이 파피루스는 고대 근동 전역에서 사람들이 실제보다 훨씬 큰 적과의 만남을 기억하고 기록했음을 상기한다.

그러한 묘사가 생물학적 특성, 인식, 또는 문학적 예술성을 반영하는지는 여전히 해석의 문제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 자체는 인간의 이야기 방식에 대한 변함없는 진리를 드러낸다.

즉, 공동체가 미지의 것에 직면할 때, 그들은 종종 일상적인 경험의 경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3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들이 그 표현을 얼마나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판단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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