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콩코드 광장 오벨리스크에 숨은 뜻은?

지난 5월에 공개된 소식이라, 파리 콩코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에 선 3,300년 된 이집트 오벨리스크obelisk가 고대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를 찬양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연구가 나왔더랬다.
콩코르 광장에 우뚝 솟은 이 오벨리스크에서 새로운 메시지를 읽어낸 이는 프랑스 이집트학도 장 기욤 올레트 펠레티에Jean-Guillaume Olette-Pelletier. 프랑스 이집트학 성과는 상폴리옹 이래 지구촌 제일이라 할 만하다.
한때 이집트 룩소르 신전 입구에 있던 이 붉은 화강암 기념물은 이제 파라오 람세스 2세를 신성한 통치자로 홍보하는 고대 선전 기념물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획기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다작한 건축가 중 한 명인 람세스 2세가 처음 건설한 이 오벨리스크는 19세기 초 오스만 제국이 프랑스에 기증해 1836년에 이전되었다.

정교한 상형문자로 장식한 이 오벨리스크는 미적, 역사적 중요성으로 많은 사람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소르본 대학교와 파리 가톨릭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올레트 펠레티에 박사에 따르면, 이 조각품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숨어 있다.
오벨리스크 주변을 정기적으로 산책하던 올레트-펠레티에는 상형문자에서 특이한 패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는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순간 특이한 점을 깨달았다. 상형문자의 의미가 룩소르 신전 현관 입구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호기심이 생겼지만 이 주제에 대한 기존 연구를 찾을 수 없던 그는 직접 더 조사하기로 했다.
2021년, 올림픽을 앞두고 복원 작업을 위해 오벨리스크를 비계로 덮으면서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

올레트-펠레티에는 특별 허가를 받아 비계에 올라가 연구자들이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상부를 조사했다.
면밀한 조사 결과, 이 기념물에는 총 7개 암호 상형문자가 새겨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암호 상형문자는 1950년대 카농 에티엔 드리오통Canon Étienne Drioton이 발견한 희귀 암호화 텍스트다.
이 암호문은 말장난, 시각적 언어유희, 그리고 다양한 판독 방향을 특징으로 하며, 이집트 지식인 엘리트들만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된 것이다.
올레트-펠레티에에 따르면, 이 비밀 메시지는 나일 강에 배를 타고 도착한 귀족들, 특히 아문Amun 신을 기리는 연례 오페트 축제Opet Festival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때 강(현재 센 강)을 마주 보고 있던 오벨리스크 측면은 매우 조심스럽게 제작되어 특정 각도에서만 비문을 읽을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45도 각도에서도 볼 수 있었다.
비문 중 하나에는 람세스 2세가 아문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으며, 왕의 신성한 기원과 영원한 통치권을 선언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3차원 암호의 놀라운 예 중 하나는 한 방향에서 보면 람세스 2세의 전체 왕위 이름이, 다른 방향에서 보면 그의 영원한 삶을 선포하는 조각이다.
학자들이 간과한 또 다른 비문에는 아문 신 아래에 제물대가 있는 모습이 나와 있으며, 이는 왕이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제물이라는 문장을 완성한다.

이번 발견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지만, 일부 연구자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추가 분석을 촉구한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올레트-펠레티에의 연구 결과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연구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어떻게 기념비적인 예술 작품을 이념적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뿐만 아니라 람세스 2세와 같은 통치자들이 어떻게 대중의 이미지를 통제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했는지를 밝혀낼 것이다.
그의 전체 연구 결과는 이집트학 저널 ENiM에 게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