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DNA 분석이 밝혀낸 기원후 1천년간 유럽의 이주 양상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제공

(2025년 1월 1일)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가 주도한 연구에서 고대 DNA를 이용한 더욱 정밀한 조상 분석 방법을 통해 기원후 1천년 동안 유럽 전역에 걸쳐 발생한 인류 이주 물결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DNA 변이를 분석하여 인류의 세계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집단화한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할 경우 분석이 훨씬 어려워진다.
오늘(2025. 1.1)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트위그스탯Twigstats이라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개발했는데, 이 방법은 유전적으로 유사한 집단 간 차이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럽 이주에 대한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세부 사항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기원후 1천년(1년~1000년) 동안 주로 산 1,500명 이상의 유럽인 유전체(개인의 전체 DNA 세트)에 새로운 방법을 적용했다.
이 시기는 철기 시대, 로마 제국의 멸망, 초기 중세 "민족 대이동 시대Migration Period", 그리고 바이킹 시대를 포함한다.
게르만어 사용 민족의 철기 시대 초기 남쪽 이동
기원후 1천년기 초, 제국이 번성한 로마인들은 제국 국경 밖 게르만 집단과의 갈등에 대해 기록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여 기원후 1천년기 초 북부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에서 남쪽으로 이주한 게르만 집단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는 역사적 기록에 유전적 증거를 더하는 셈이다.
이러한 조상은 남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그리고 남부 영국 출신 사람들에게서 발견되었으며, 남유럽 한 사람은 100% 스칸디나비아계 조상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집단 중 상당수가 결국 기존 인구와 섞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주요 이주 및 상호 작용 지역은 게르만어의 세 가지 주요 분파와 유사한데, 하나는 스칸디나비아에 남았고, 하나는 소멸했으며, 나머지 하나는 현대 독일어와 영어의 기반을 형성했다.[영어는 저지대 독일어에서 직접 기원한다.]
로마 검투사 흔적을 찾았다고?
서기 2세기에서 4세기경 영국 요크York에서 발견된, 로마 병사 또는 노예 검투사였을 가능성이 있는 한 개인 조상 중 25%가 초기 철기 시대 스칸디나비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세기경 시작된 앵글로색슨족과 바이킹 시대 이전에도 영국에 스칸디나비아 혈통을 지닌 사람들이 살았음을 시사한다.

게르만어 사용자들의 바이킹 시대 이전 스칸디나비아 북쪽으로의 이동
연구진은 이 방법을 사용하여 철기 시대 말기(서기 300~800년)이자 바이킹 시대 직전에 스칸디나비아로 향한 또 다른 북상 이주 물결을 밝혀냈다.
그들은 스칸디나비아 남부 지역 많은 바이킹 시대 사람이 중부 유럽 출신 조상을 지녔음을 보여주었다.
치아에 대한 다른 유형의 생체 분자 분석 결과, 스웨덴 올란드Öland 섬에 묻힌 사람 중 중앙 유럽 출신 조상을 지닌 사람들은 그 지역에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쪽으로의 인구 유입이 일회성이 아니라 조상 구성의 지속적인 변화였음을 시사한다.
이 시기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반복적인 분쟁이 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으며, 연구진은 이러한 불안정이 인구 이동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으로 이주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고학적, 유전적, 환경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바이킹의 스칸디나비아 탈출
역사적으로 바이킹 시대(서기 800년경~1050년경)는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유럽 전역을 약탈하고 정착한 시기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이 시기에 스칸디나비아 이외 지역에 산 많은 사람이 현지인과 스칸디나비아인의 혈통이 혼합된 유전적 특징을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는 역사적 기록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연구팀은 현재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지역에 산 바이킹 시대 사람들에게서 현재의 스웨덴 혈통을, 영국에 산 사람들에게서는 현재의 덴마크 혈통을 발견했다.
영국에서 발견된 바이킹 시대 집단 매장지에서 폭력적인 죽음을 맞은 남성들 유해가 스칸디나비아와 유전적 연관성을 보였는데, 이는 그들이 바이킹 약탈대의 처형된 구성원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역사적 기록에 유전적 증거를 더하다
이 논문 제1저자이자 크릭 연구소와 UCL 전 박사후 연구원, 현재 일본 리켄 연구소 그룹 리더인 레오 스페이델Leo Speidel은 "우리는 이미 수렵채집인과 초기 농경민처럼 유전적으로 매우 다른 집단 간의 유전자를 비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통계적 도구가 있지만, 이 논문에서 밝혀낸 이주와 같은 더 세밀한 규모의 인구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지금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Twigstats를 통해 우리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철기 시대에 북유럽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이동한 후 바이킹 시대 이전에 다시 스칸디나비아로 돌아온 이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방법은 전 세계 다른 인구 집단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퍼즐의 잃어버린 조각들을 더 많이 밝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크릭 연구소 고대 유전체학 연구실 그룹 리더이자 이번 연구 책임 저자인 폰투스 스코글룬드Pontus Skoglund는 "이번 연구의 목표는 미세한 규모의 유전적 역사를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답할 수 없던 질문들에 이제 답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제 고대 전체 유전체 서열 기록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중세사 교수이자 이번 연구 공동 저자인 피터 헤더Peter Heather는 "역사 자료에 따르면 기원전 1천년기 후반 서유라시아 인구 분포가 대대적으로 재편되면서 정치적, 문화적으로 인식 가능한 유럽의 윤곽이 처음으로 형성되었는데, 이주가 이러한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주 양상, 규모, 심지어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항상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Twigstats는 이러한 중요한 질문들을 마침내 해결할 수 있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More information: High-resolution genomic history of early medieval Europe, Nature (2024). DOI: 10.1038/s41586-024-082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