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일본이 돈 쏟아부어 개관한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1. 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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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m9lA3LXm9Y

 
 
곧 개관한다 개관한다 줄기찬 공수표 남발하던 大이집트 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GEM)이 마침내 문을 열고 관람객을 현지시간 화요일 맞기 시작한다. 

오죽 사건이 많았는가? 착공에서 완공까지 20년인가 걸렸다 하니, 와중에 정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고, 미증유하는 코로나 사태까지 겹쳤으니 저들도 죽을 맛이기는 했을 것이다. 

저 공사에 들어간 총비용을 외신들은 10억 달러라 하는데, 아마 저 이집트 행정을 보면, 저 액수를 제대로 아는 이가 이집트 내부자도 없으리라 보아 대과가 없다. 

얼핏설핏 경험한 일이지만 저 이집트는 공식 예산으로 돌아가는 사회가 아니다. 
 

람세스 할배

 
이에 즈음해 내외부 손님들을 맞은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al-Sisi 이집트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이번 개장이 "현재와 미래 역사의 새로운 장"이라고 말했다는데, 그네들로서야 당연히 그러지 않겠는가? 

죽을 쑤는 이집트 경제, 그런 이집트가 살 길은 오직 석유랑 과거 팔이가 있을 뿐인데, 그 과거 팔이 관광사업 정점으로 저 박물관을 생각하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는 한가?

지난 토요일인 1일 저 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이집트는 관광산업 활성화와 이를 통한 이집트 경제 살리기를 소망한다. 

이집트 관광산업은 외화와 일자리 중요 원천이지만, 2011년 봉기와 그 여진에 따른 계속하는 정정 불안, 그리고 그에 따른 산발하는 테러 공격에다 코로나까지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 몇 년간 회복세에 들어가 올해만 해도 지난 9월까지 이집트를 찾은 외국 관광객은 1,500만 명으로  추산하니, 그에 따른 관광수익도 전년 대비 21% 증가한 12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다.
 

개관식


셰리프 파티 이집트 관광부 장관은 올해 말까지 외국 관광객 숫자를 1,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이번에 개관한 박물관은 연간 방문객 수 500만 명으로 예상한댄다. 이를 위해 매일 방문객 수를 15,000명으로 잡고 있다는데, 여러 모로 보아 이런 수치들은 이 분야 언터처블 넘버원 루브르박물관을 염두에 둔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박물관 개관을 보도하는 외국 언론들을 보면 규모만으로 보면 세계 최대 '고고학박물관'이라 하는데, 유의할 것은 박물관 전반이 아니라 '고고학'에 방점이 찍힌 대목을 눈여겨 봐줬음 한다. 

박물관 소장품 규모는 10만 점 이상이라 하며, 개중 절반을 상설전시한다 하니, 고고학 유물이라는 게 그렇다. 점수가 많다 해서 그 규모로 세울 수는 없다. 

고고학 유물은 잘 아시겠지만 그릇 쪼가리만 해도 1점씩 치니, 미술품과는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투탕카멘 데스 마스크

 
이집트가 세계 각지로 그네들 유물이 다 팔려나가고 빼앗기고 밀수로 빼돌림을 당했다 해도, 그래도 남아있는 것이 한둘이겠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천지사방에서 파제끼는데 그 막대한 유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점은 저 GEM 컬렉션 주축인 투탕카멘 묘 출토품들은 온전히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영국 고고학도 하워드 카터가 스폰서 구해서 기적으로 왕들의 계곡에서 그의 무덤을 찾아냈으니, 더 다행인 점은 그렇게 찾아낸 그득한 고대 이집트 보물들이 그대로 이집트에 눌러앉았다는 사실이다. 

개막식은 화려했다. 그 개막식을 관통하는 분모는 파라오의 영광 그것이다.

그래 과거 역사 가장 화려한 장면을 그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로 설정하는 일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욕망이 같다. 

무솔리니는 로마제국 전성기에서 20세기 이탈리아 이상을 봤고, 히틀러는 저 아득한 시대 아리안족의 영광을 부활하려 했다. 

물건은 투탕카멘으로 팔아먹지만, 이집트 온통하는 영광의 정점, 21세기가 욕망하는 지점은 고대 이집트 왕국을 66년간이나 재위하면서 저 강대한 히타이트 제국과도 맞짱을 뜬 람세스 2세 시대로 맞춘다. 그래서 그 중앙홀에는 83톤짜리 거대한 람세스 2세 상을 세웠다. 
 

83톤 람세스 2세 상 앞에서

 
개막식 역시 이런 파라오 재림의 결정판이었다. 개막 공연자들은 파라오 의상을 입고 이마에 금빛 화환과 홀을 꽂은 채 전통 음악을 연주했고, 파라오와 불꽃놀이가 박물관 위 밤하늘을 수놓았으니 말이다. 

저 모습을 보면 도대체 이집트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가 3천 년 전 파라오 왕국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유의할 점은 저 박물관, 그래 박물관으로는 신상이니 얼마나 시설은 잘 꾸며놨겠는가마는, 속내 따져보면 저 박물관이 실은 일본국 도쿄국립박물관 분관이라는 사실이다. 

그래 이런 말을 이집트 쪽에서는 몹시도 씁쓸하게 받아들이면서 아니라 할지 모르지만 저 박물관은 일본이 없었으면 개관 자체도, 건설 자체도 불가능했다.

물론 그렇게 포기한 자리에 요즘 같으면 중국이 냅다 뛰어들어 우리가 돈 대겠다 해서 고궁박물원 분관을 삼았겠지만 말이다. 

일본으로서는 천만다행한 점은 중국이 미국과도 맞짱뜨는 제2 경제부국으로 부상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쳐서 선점을 한 대목이다. 

이집트 하면 우리가 연상하는 그 거대한 세 봉우리 피라미드, 그리고 그 앞을 철퍼덕하니 정좌한 스핑크스. 그 풍경 배경이 되는 데가 카이로 인근 기자 고원Giza Plateau이라는 데다. 

기자 피라미드, 기자 고원하니깐 여러분이 그리도 애증하는 기레기 님들이 떼로 몰린 지대가 아닌가 하겠지만, 지역 이름이 그렇다. 

저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이 정좌한 데가 바로 그 기자 고원이라, 그로 통하는 길목 오른편 둔덕 완만한 경사지 50만 제곱미터를 털어내어 박물관을 앉혔다. 
 

베를린 가 계신 네페프티티인가? 하시는 왕비님

 
박물관 내부는 높고 밝은 홀과 주변 사막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래색 돌담으로 장식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로 장식한 라이브 보존 실험실. 방문객들이 복원가들이 쿠푸의 피라미드 근처에 묻힌 4,500년 전 태양선을 조립하는 장면을 지켜보게끔 했다. 

그렇다면 이 박물관은 실은 일본박물관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구상은 대략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GEM 개관식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일본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도대체 일본이 어떤 일을 했기에? 

일본은 2006년 이래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를 통해 현재까지 총 약 840억 엔 엔화 차관을 건설 비용으로 제공했다.

이 840억 엔? 도대체 왜 외국 박물관 건립에 이리도 일본정부가 혈안인지는 따로 파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지원이 공짜 무상 증여가 아니고 차관이라고? 

이집트가 빌린 돈을 갚을 여력이 없을 테니, 다른 방식으로 반대급부가 있으리라 본다. 외교는 바터다. 
 

눈에 익은 분인데?

 
저런 무지막지한 지원에 따르는 반대급부가 분명히 있을 것이며, 그것도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는 부문들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범생이야, 저 박물관 커피숍 식당 운영권 하나 가져오는 일로 땡치고 말겠지만 일본이 설마 그 정도로 배짱이 약하겠는가? 모르긴 해도 우리가 모르는 뭔가 구찌 큰 반대급부가 있을 것이다. 

개막식에 즈음해 다나카 아키히코 JICA 회장이 그 전날인 금요일 카이로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연 모양이라 이르기를 "인류 공동 유산의 보존과 증진에 기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

일본의 박물관 지원이 국제 사회에서 JICA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하는데, 21세기 문화제국주의가 따로 있는가?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미국을 정복한 그때 지구 반대편에선 일본이 이집트 파라오로 등극했다.

표현이 좀 그렇다만, 또 이집트 국내 감성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21세기 일본 제국은 이집트라는 문화 식민지를 건설한 것이다. 
 



그 언저리에 걸쳐 대한민국도 뭐 하나 해보겠다고 ODA 사업 하나 걸쳐 룩소르 신전 하나 현장 잡고서 깔짝깔짝대기 시작했다. 

일본의 저 기관을 통한 이집트 침공작전은 아래를 참고하라. 


https://www.jica.go.jp/english/overseas/egypt/activities/activity18.html

 

The Grand Egyptian Museum | Where We Work - JICA

 

www.jica.g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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