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가 처형되기 몇 시간 전에 쓴 편지

폐위된 스코틀랜드 여왕은 1587년 처형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시동생한테 4페이지 분량 편지를 썼다.
1587년 2월 8일 아침,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Mary, Queen of Scots는 포더링헤이 성Fotheringhay Castle 대연회장에 마련된 처형대에 무릎을 꿇었다.
폐위된 이 44세 스코틀랜드 여왕은 사형 집행인이 도끼를 들어 목에 세 번 내리치기 직전 마지막 몇 마디를 남겼다.
잔혹한 처형이 끝난 후, 사형 집행인은 그녀의 잘린 머리를 들어 올리고 유명한 외침인 "하느님, 여왕을 구원하소서!"를 외쳤다.
이 끔찍한 장면은 역사에 깊이 새겨졌다.
하지만 메리가 개신교도 사촌이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를 암살하려 한 혐의로 참수형을 당하기까지의 과정은 덜 알려져 있다.
곧 역사 애호가들은 메리 여왕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내년 초, 그녀가 죽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쓴 편지가 스코틀랜드 퍼스 박물관Perth Museum에서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편지는 에든버러에 있는 스코틀랜드 국립 도서관 소장품으로, 손상 방지를 위해 수장고는 물론 건물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는다. 보존 전문가들은 특히 빛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다.
참고: 메리 왕비의 오랫동안 행방불명된 편지들
2023년, 연구원들은 메리 여왕이 쓴 57통 암호화한 메시지를 분석했는데, 그중 상당수는 역사학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국립 도서관 소장품, 접근 및 연구 담당 이사인 앨리슨 스티븐슨Alison Stevenson은 성명에서 이 편지가 마지막으로 공개된 것은 2017년이었으며, 당시 조지 4세 다리George IV Bridge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녀는 퍼스 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전시는 "사람들이 마지막 편지를 볼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뿐인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국립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여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진행되는 특별 전시, 행사 및 활동 시리즈인 "OUTWITH: 스코틀랜드 곳곳의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Around Scotland" 일환으로 퍼스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인근 퍼스 AK 벨 도서관Bell Library에서는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유산The Legacy of Mary, Queen of Scots"이라는 제목의 연계 전시도 기획 중이다.
이 전시에는 로버트 번스Robert Burns의 시 "봄이 오는 날 메리 스튜어트 여왕을 애도하는 글Lament of Mary, Queen of Scots, on the Approach of Spring" 자필 초안과 리즈 로크헤드Liz Lochhead 희곡 "메리 스튜어트 여왕, 참수당하다Mary Queen of Scots Got Her Head Chopped Off" 초기 버전이 포함될 예정이다.
"메리의 가슴 뭉클한 마지막 말은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과 그녀의 아들과 손자의 통치 시대 유물 바로 위에 있는 더욱 폭넓은 몰입형 전시 안에 전시될 예정이므로, 우리는 이것을 진정한 귀환으로 여긴다"고 퍼스 박물관과 AK 벨 도서관을 운영하는 자선 단체인 컬처 퍼스 앤 킨로스Culture Perth and Kinross 관객 및 교육 책임자 애슐리 히빈스Ashleigh Hibbins는 성명에서 밝혔다.
메리는 처형 당일 새벽 2시경, 시동생이자 1574년부터 1589년까지 프랑스를 통치한 앙리 3세Henry III에게 프랑스어로 4페이지 분량 편지를 썼다.
스코틀랜드 국립도서관 영어 번역본에 따르면, 그녀는 편지에서 "오늘 저녁 식사 후, 저는 형벌 통보를 받았습니다. 내일 아침 8시에 죄수처럼 처형될 것입니다"라고 썼다.

그녀는 자기 서류들이 압수되어 유언장을 작성할 수 없게 된 것을 한탄했다.
또한, 가톨릭 사제가 같은 건물에 있었음에도 "고해성사를 듣고 마지막 성사를 받기 위해" 그를 만날 수 없었다고 불평했다.
대신 개신교 목사만 그녀를 만났다고 편지에 적었다.
메리는 또한 앙리한테 자신의 하인들이 제때 급여를 받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녀는 이를 "양심에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메리는 자신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어떤 범죄 때문이 아니라 가톨릭 신앙과 영국 왕위 계승권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녀는 "나는 죽음을 경멸하며, 어떤 죄도 짓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할 것을 맹세합니다"라고 썼다.
스코틀랜드 국립도서관 기록보관소 및 필사본 소장인 크리스 카셀스Chris Cassells는 이 편지가 메리가 "지상에서의 마지막 시간"에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그는 BBC 스코틀랜드에 이 편지가 "부인할 수 없이 특별한 문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는 그녀의 친필이며, 서명도 있다. 그녀가 직접 만졌고, 프랑스로 보내기 위해 접었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2026년 1월 23일부터 4월 26일까지 퍼스 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의 유산" 전시는 2026년 1월 23일부터 4월 25일까지 AK 벨 도서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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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메리 스튜어트Mary Stuart이며 스코틀랜드의 메리 1세Mary I of Scotland라 한다.
본인은 저리 처참히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아들 제임스 1세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왕이 된다.
헨리 7세 증손녀이며 엘리자베스 1세한테는 5촌 조카가 된다.
프랑수아 2세랑 정략 결혼해 프랑스로 갔다가 남편 사망 뒤 1561년 스코틀랜드로 귀국해 여왕으로 통치를 했다.
스코틀랜드 귀족들과의 권력다툼에서 패하곤 1568년 잉글랜드로 망명해 이후 18년간 그런 생활을 보냈지만 반역행위에 연루되어 1587년 잉글랜드에서 참수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