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조선시대 미라

SCI 논문 쓰느라 날 샌 조선시대

초야잠필 2024. 3. 5. 17:56
반응형

조선시대에 한문 읽는 건 둘째 치고 

한문으로 글 짓고 동문선 백 이십 몇 권을 쉽게 보는 것을 많이 보는데, 

필자가 보기엔 우리나라는 한문 때문에 나라 망했다. 

한문 익히고 쓰는 그 노력의 10분의 1만 국문에 신경 쓸 겨를이 있었으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100배는 많은 인문적 자산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1세기에도 SCI 논문 한 편 쓰려면 머리털 다 빠지는데 

조선시대에 한문으로 글 짓고 시 쓰고 

동문선에 왕조실록에 고려사

도대체 왜 그렇게 한문에 집착해야만 했을까? 

딴 거 없고, 

과거제 때문이다. 

과거제의 시험과목이 딱 정해지면

식자층은 거기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 

조선시대 내내 사림들은 과거제의 폐단을 지적했지만 

문과는 고사하고 사마시라도 붙으려면 

과거 시험 공부를 안 하면 어쩔 건데? 

젊은 시절 죽도록 한문 공부 하다 보면 

과거 붙고 나면 뭐가 답답해서 한글을 가져다 시도 짓고 글도 쓰겠나. 

과거제는 한국사에서 양면의 칼이다. 

문명을 만들었고 

문명을 정체시킨 것이 과거제가 아니겠는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