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야 하는 스승의 날, 커피 한 잔 대접하는 일로 끝내야

바로 앞 신동훈 교수 이야기, 곧 학회에서 갈수록 아는 사람이 사라진다는 서글픔에 연동해 인문학 분야 버전을 이어갈까 한다.
신 교수님이야 자연과학이라 워낙 세대교체가 빨라 그러겠지만, 이 인문학은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서 그런지,
30년 전에 대가였던 사람이 지금도 대가로 군림하는 모습을 번번이 목도하거니와, 그때는 발표자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기조강연이니 종합토론 사회니 하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 사람들은 내가 부고장 받기 전까지는 계속 볼 사람들이라, 그만큼 그 물이 고여 썩었다는 뜻 아니겠는가?
세대교체가 모름지기 바람직하다 할 수는 없겠지만, 한번 노땅은 영원한 노땅이라 이 사람들은 정년퇴직도 없어, 외려 정년퇴직하고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보이거니와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문학은 노땅들 잔치가 되는가?
간단하다. 젊은세대가 그 늙은이들을 골방에 밀어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 발표라는 것들을 들어봐도, 그 노땅이 30년 전에 떠들던 이야기니, 무엇보다 그 주제의식 문제의식이 하나도 변한 것이 없어 그 노땅이 A라 하던 말을 B라 바꾼 데 지나지 아니하니,
이것도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30년 전, 지금은 대가가 된 사람이 하던 말도 다시 그 전 시대 30년 전 선배들이 하던 그것과 하등 새로울 것도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맨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뭐 하나 새로운 구석이라고는 눈 씻고 찾을래야 찾을 길이 없다.
내가 요새 계속해서 다루는 광개토왕비 문제만 해도 그러해서, 그와 관련한 논문이 도대체 몇 편이나 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사납거니와,
도대체 개중 어떤 것이 어떤 면에서 기존 연구를 뛰어넘었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 천지라, 그럼에도 그것이 뭐가 새롭다 해서 지들끼리 인용하는 꼴들을 보면 구토가 일어난다.
왜 새로운 돌파breakthroughs가 없는가?
가르치는 놈도, 배우는 놈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 맨 그 고래古來하는 그것들이라, 그래 놓고 하는 말이 더 가관이라 저가 내 제자요, 저가 내 스승이요 하며 하는 짓이라고는 고작 스승의 날이라 해서 세배 가는 양태라, 군사부 일체?
그딴 데서 무슨 새로운 돌파가 있겠는가?
스승은 아버지와 같다 해서 세배하는 문화에서 무슨 새로움이 나오겠는가?
나는 무엇보다 저 스승의 날부터 없애버리고, 명절이니 생일마다 우루루 몰려가 케이크 켜주는 저 문화 자체를 쓸어버리지 않고서는 지금 대가로 군림하는 중늙은이는 30년 뒤에도 여전히 대가라는 이름으로, 기조강연에 나타나 뒷짐지며 젊은이들 양태를 감시하는 행태가 계속되리라 본다.
우연히 만나거든 스벅 커피 한 잔 대접하면 된다.
혹 부담이 되는 식사 자리라면 이른바 스승이 내거나 품빠이하면 된다.
그 양반들 연금이 당신들 연봉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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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어버이날 어린이날도 없애주라. 가랭이 찢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