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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북부에서 가장 오래된 5,000년 전 호랑이 조각 발굴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0. 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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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북부 야림 테페Yarim Tepe 출토 호랑이 도기 조각. 출처 Tehran Times

 
고고학자들은 이란 북부 야림 테페Yarim Tepe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랑이 조각상으로 추정하는 5천년 전 도기를 발견했다.

브린모어 대학교Bryn Mawr College 헨리 P. 콜번Henry P. Colburn이 인류학 저널Anthropozoologica에 발표한 이 연구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이란 미술에서 알려진 모든 호랑이 이미지보다 거의 3,000년 앞서 존재하며, 고대 히르카니아Hyrcania 초기 공동체가 강력한 포식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전례 없는 단서를 제공한다. 

작고 붉은 갈색의 이 조각상은 어두운 줄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1960년 이란 골레스탄 주Golestan Province의 현대 곤바데 카부스Gonbad-e Kavus 인근 선사 시대 언덕인 야림 테페Yarim Tepe에서 발굴되었다.

이 지역은 한때 히르카니아Hyrcania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멸종된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 (Panthera tigris virgata) 서식지였다.

1960년 발굴 과정에서 발견되어 1963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인수된 이 조각상 길이는 8cm가 조금 넘는다.

가슴, 목, 그리고 머리 일부만 남아 있지만, 그 정체는 명백한다.

콜번Colburn에 따르면, 두 개 어둡고 정교하게 그린 줄무늬가 몸통을 따라 자연스럽게 곡선을 이루며, 목에는 또 다른 줄무늬가 부분적으로 보인다. 이는 이 동물이 호랑이임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예술적 특징이라고 한다.

콜번은 카스피안 흑적도Caspian Black-on-Red Ware로 알려진 도기 유형을 바탕으로 이 유물 제작 연대를 기원전 3500년에서 3100년 사이, 후기 금석기 시대 Chalcolithic period로 추정한다.

이 추정이 정확하다면 이 야림 테페 조각상은 이란에서 호랑이를 묘사한 가장 오래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인도 아대륙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호랑이 모티브 작품 중 하나가 된다.

지금까지 호랑이는 훨씬 뒤인 사산 제국(서기 3~7세기) 시대에 이란 미술에 등장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때 호랑이 사냥과 왕권에 대한 모티프가 은제 그릇과 궁정 예술 작품에 널리 사용되었다.

달리는 호랑이가 장식된 사산 왕조 그릇, 서기 6~7세기. 은, 니엘로; 9.8 × 6.1 × 26.2cm.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1989.281.37.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퍼블릭 도메인 이미지

 
콜번의 연구 결과는 호랑이와 이란 정체성 사이의 문화적 연관성이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가정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정확한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조각상은 야림 테페 지역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연구는 이 발견을 알보르즈 산맥Alborz Mountains과 카스피해 사이 울창한 삼림 지대인 고대 히르카니아의 더 넓은 생태계 속에 위치케 한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 히르카니아 숲Hyrcanian forests은 한때 붉은사슴, 멧돼지, 호랑이 서식지였으며, 이들은 20세기까지 이 지역을 활보했다.

이 조각상의 자연스러운 줄무늬와 점토 질감은 제작자가 이 동물의 생김새를 직접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며, 이는 외래 신화가 아닌 현지 관찰을 통해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샤 테페Shah Tepe, 투렝 테페Tureng Tepe, 테페 히사르Tepe Hissar와 같은 이란 북동부 다른 금석기 유적에서도 유사한 도기 양식이 발견되었지만, 동물 형상과 유사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야림 테페 호랑이는 선사 시대 이란의 고고학 기록에서 매우 독특한 발견이다.

이 조각상은 예술적 가치 외에도 깊은 상징적 의미를 담는다.

후기 페르시아 문화에서 호랑이는 영웅심과 신성한 힘의 상징이었다.
서기 1000년 무렵에 쓰인 페르도우시Ferdowsi의 샤나메Shahnameh에서 전설적인 전사 루스탐Rustam은 바브르에 바얀babr-e bayān으로 알려진 호랑이 가죽 망토를 입고 있다.

콜번은 야림 테페 조각상이 이 지속적인 문화적 상징의 가장 초기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훗날 페르시아 신화의 중심이 되는 상징의 물질적 반영이라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또한 이란과 중앙아시아의 관계를 재구성한다.

초기 이론들은 이란의 호랑이 형상이 박트리아나 인더스 계곡의 외부 영향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야림 테페 유적의 발견은 히르카니아에 뿌리를 둔 토착 예술 전통을 시사한다.

콜번의 연구는 선사 시대 공예와 후대 제국의 예술 및 문학을 연결함으로써 놀라운 연속성을 보여준다.

5,000년 전에 제작된 소박한 점토 호랑이부터 사산 왕조의 궁전을 장식한 왕실 동물, 그리고 중세 페르시아의 시적 서사시까지 아우르는 것이다.

Colburn, H. P. (2025). The first Hyrcanian tiger? A unique figurine from Yarim Tepe, Iran. Anthropozoologica, 60(10), 131–142. https://doi.org/10.5252/anthropozoologica2025v60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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