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천신만고, 꾸역꾸역 승점 3점은 어케든 챙긴 아스널

이 한 장면이 조금전 끝난 아스널 vs. 브라이튼 간 EPL 18라운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저 귀신 같은 선방이 없었으면 아스널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절체절명하는 위기를 아스널은 다비드 라야 저 선방으로 넘겼다.
요새 아스널 폼을 보면 엉망이라, 그 엉망인 가운데서도 꾸역꾸역 승리는 챙겨서 턱밑에서 추격하는 맨시티를 그래도 힘겹게 따돌리는 중이다,
아스널로는 홈경기였음에도 시종 쫓길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새 파죽하는 연승 가도를 달리는 맨시티가 직전 노팅엄포레스트 원정에서도 힘겹기는 했지만 2-1로 이겨 다시 선두로 올라선 까닭이었다.
다만 오늘 경기는 초반 10분 정도를 제외하고선 아스널로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캡틴 외데가르의 그림 같은 선제골에 힘입어 전반을 1-0으로 앞서갔고, 후반 초반(52분)에는 데클런 라이스 왼쪽 코너킥을 방어하던 상대 선수가 자기 골문으로 공을 박아넣어 주어 2-0으로 간극을 벌렸으니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제 남은 시간은 느릿느릿 적당히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벤치 선수들 경기감각이나 끌어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64분 추격골을 내주면서 경기는 이상하게 꼬였으니, 공세로 돌아선 브라이턴에 계속 주도권을 내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저 라야의 신들린 선방이 없었던들 경기는 뒤집어졌거나 승점 1점짜리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유의할 점은 아스널로서는 오늘 경기 역시 에미리츠 홈 경기였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그렇고 직전 역시 홈에서 치른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 역시 그러했으며, 그 직전 꼴찌 울버햄튼을 홈으로 맞아들여서도 고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승점 3점짜리로 만드는 일이 신기하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살얼음 경기를 관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센터백 주축으로 세트피트 절대 지존인 마갈량이스가 기나긴 부상 터널을 헤집고 마침내 복귀했다는 데 안도감을 주지만,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요새 한껏 물이 오른 레프트 풀백 칼라피오니는 애초 선발로 예고되었다가 느닷없이 명단에서 빠졌으니, 들리는 말로는 웜업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바람에 그리되었다 하는데, 아스널이 왜 이런지 갑갑할 뿐이다.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 혹은 두 명이 빠져나가니 말이다.
직전 카라바오컵도 그렇고, 오늘도 에제랑 마두에케는 벤치에 있으면서도 아예 경기장을 밟지도 못했는데, 폼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저들이 편안하게 교체로 투입될 여유가 되지 못하니 안타깝다.
암튼 그래도 이겼으니 일단은 안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