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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없는 귀신 왕조] (3) 넘쳐나는 책 도둑, 내사본에 환장하고 손목 나갈 때까지 열라 베끼는 조선 사회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7. 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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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는 겨우 18세기 넘어가야, 것도 본격으로 19세기 중후반에 가야 화폐경제를 기반으로 삼는 사회로 접어들거니와, 그 이전은 경제라 해 봐야 관급 공사 납품밖에 없었고 이렇게 삥땅친 물품을 왕의 이름으로 하사 분배하는 경제였으니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도서라

조선시대 책은 함부로 빌려주지도 않았고, 빌려와도 걸핏하면 삥땅 쳐서, 그 빌려준 놈이 죽기만 기다렸다.

인쇄본 책이라 해 봐야 몇 부 되지도 않아, 왕실 종친 그리고 힘 있는 관리 몇 놈 농가묵고 나면 남지도 않았으니, 도서시장? 그딴 게 어딨어?

그래서 중국 한 번 다녀오면 유리창 가서 신간 구해왔단 소문 나면 우루루 몰려가 것 좀 한 번 보여주라 해서 도서 품평회가 열린다.

이건 박지원 시대도 마찬가지였으니, 노론 정통 가문 출신이나 과거 셤 번번이 낙방하고선 계우 음사로 나아가 지방관 전전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 자신은 떼부자였거니와, 제일 부러웠던 게 이건 뭐 동급 취급도 불가능한 박제가니 유득공 같은 친구들이 걸핏하면 중국 들어가 신간 구입해 와서는 자랑질이라

그가 왜 훗날 북경을 가게 되었느냐 하면, 배알이 꼴려서였다.

그의 서간을 보면 "박제가 저 놈이 책을 좀체 빌려주지 않는다"는 불평불만이 다대하거니와, 그래서 계우 그 전집 시리즈 한 책인가를 빌려와서는 보고 나서 하는 말이 더 가관이라 "겉만 번드레하지 볼것도 없다"라 이 심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열하행궁전도, 승덕 열하의 피서산장 전경, 19세기 출처 미국의회도서관



시장이 있어야지? 돈이 있어야 책을 사든말든 하지, 설혹 산다 한들 어디서 산단 말인가?

빌려와서 돌려준다 돌려준다 끝까지 버팅기다가 그 빌려준 사람이 죽으면 만세를 불렀다. 이젠 내꺼다 이거지.

하지만 빌려준 놈도 호락호락당하지는 않는다.

죽으면서 아들한데 "내가 저 놈한테 책을 빌려주었는데 그건 너가 꼭 받아라"하고는 깰꼬닥한다. 

더 불쌍한 사람은 토이기 선생 이황.

그래 이래저래 넘버원 명사지만, 하도 임금한테다가 쇼를 해대는 통에 영 체통이 서지 않았다.

벼슬 내리면 걸핏하면 도산서원으로 도망가는 쇼를 하니, 이런 쇼 행각에서 그의 명성을 더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중앙 정계 동향에 어두울 수밖에 없어

이런 그가 이용한 것이 아들 손자였다.

본인은 고향을 떠나지 않을 것처럼 쇼를 해댔지만, 아들 손자는 한양에 짱박아두고선 틈만 나면 인편에 편지 보내 닥달했으니, 그 주된 내용은 아들은 포기한 손자놈 과거셤 합격 기원과 중앙 정계 동향 파악이었으니 

뭐 정부 기관에서 신간 나왔다 하면 편지 보내서 하는 말이 "야, 그 내사본 좀 어케 구해 봐라" 닥달이었다.

시장이 형성되지 아니한 도서의 유통은 결국 저런 뺑뜯기와 빌린 책 돌려주지 않는 오리발,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일단 빌려와서는 팔목 나가 떨어져라 열라 베끼는 일이었다.

너가 서예한다 생각해 봐라. 손목이 남아돌지 않는다. 하루에 몇 장 쓰지도 못하곤 나가 떨어진다.

영화 드라마 보면 뭐 술술 하루에 백장도 쓸 것 같지만 그러다 진짜 뒤진다. 

저 놈이 돌려달라 하기 전에 열라 베껴두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훗날 맘대로 줄치고 볼 것 아닌가? 

그렇게 조선왕조는 불쌍했다. 

시장도 없고, 시장도 없으니 도서점도 없고...

뭐 이런 사정도 계우 18세기 후반, 19세기나 되어서야 방각본이니 하는 것들이 나오지만, 뭐 채제공 말을 빌려 그것이 금과옥조나 되는양 정조 시대엔 도서시장이 활성화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개뻥이었다. 
 
마트 다녀왔단 말이 없는 신이한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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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다녀왔단 말이 없는 신이한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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