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조선왕도, 대통령도 서지 못한 월대를 독무대 삼은 BTS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3. 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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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가 고려 왕조를 타도 전복하고서 2년 뒤인가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그 정궁正宮으로 경복궁을 만들 적에는 그 남대문인 광화문 앞에는 이렇다 할 광장을 만들지 아니했다. 

물론 그 광화문에서 한양도성 남대문인 숭례문에 이르는 구간, 특히 광화문 전면에는 육조거리라 해서 대형 거리가 들어서기는 했지만, 광화문 바로 앞 광장인 월대月臺는 없었다. 

월대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궁궐 대문 바로 바깥 지점에 설치하는 광장은 일반명사로 월대라 했다. 

조선왕조에서 이런 월대가 등장하는 이른 시기 증좌로는 창덕궁 월대 정도가 있다.

다만 그 남대문인 돈화문 바로 앞 월대는 정확히 어느 시점에 만들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조선후기 어느 시점에 만든 것만은 분명하다. 



월대가 중요한 이유는 대중선동정치 장이라는 사실에 있다.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그것을 대중을 모아놓고는 임금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느냐 마느냐는 그 왕조, 특히 그 군주가 대중지향형인가 아니면 비익형秘匿形, 곧 은닉형 정치 지향인가를 결정하는 가늠자다. 

광장 정치 지향인가 아닌가로 고려왕조와 조선왕조는 결정적으로 갈라지는데, 고려 왕조는 월대에 해당하는 시설이 왕조 존속기간 내내 500년간 줄곧 존재했고 이곳을 무대로 무수한 대중선동정치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그렇지 아니하고 자고로 임금이라면 골방에 꼭꼭 쳐박혀 얼굴 한 번 들이밀지 아니하는 조선왕조와는 결정적으로 갈라졌다. 

고려왕조 역시 근간에서는 비익형 군주이기는 했지만, 조선왕조에 견주어서는 대단히 대중개방형이라,

첫째 걸핏하면 군주가 만월대 남대문 정문인 위봉루라는 데 모습을 드러냈는가 하면, 그 일대에서는 무수한 대중선동행사가 펼쳐졌으니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축국이 열렸고, 나아가 반승飯僧이라 해서 걸핏하면 승려 수만 명을 불러다가 밥을 먹이는 회식 행사를 개최했다는 점에 우뚝한 증좌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조선왕조가 개창하면서 축국이나 반승이 태조 시대에 잠깐 열리기는 했지만 그 이후 완전 멸종 단계였고, 무엇보다 월대라는 광장이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가 조선후기가 되어서야 겨우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것도 만들어놓기만 하고 이를 무대로 삼는 대중 선동 행사는 그 어떤 것도 열린 적이 없다. 

이런 광장이 있느냐 없느냐, 나아가 그것을 무대로 삼는 각종 정치 행사가 벌어지느냐 마느냐는 민주정 기반 혹은 탄생과도 밀접하다. 

이것이 멸종한 조선왕조에서 무슨 민주정이 있겠는가?

어림반푼어치도 없다. 

이를 조선말기가 되어 일거에 무너뜨린 이가 서재필이요, 그 무대가 독립협회 주최 행사였다.

단군조선 이래 광장을 무대로 삼는 대중 선동 정치가 탄생한 시점은 독립협회다.

이는 대서특필해야 할 사건이다. 3.1운동보다 더한 중요성을 갖는 한국사 획기이지만, 이런 평가가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조선왕조 궁궐을 무대로 삼는 정치행사가 왕조 타도 이후에 간헐로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것을 주최하는 정권은 극심한 반대여론에 시달렸으니, 대통령이 궁궐을 무대로 삼는 행사만 하기만 했다 하면, 그에 반대하는 성향 사람들을 중심으로 걸핏하면 삿대질이 등장했으니 말하기를 

"네가 왕이냐? 지금이 왕조국가냐?" 

하는 비난에 시달렸으니, 그러니 누가 이런 궁궐을 배경으로 국가행사를 함부로 치르겠는가?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가? 더러워서 피할 뿐이라, 궁궐을 버린 정칙가 갈 광장은 세종문화회관이니 백범기념관이니 하는 실내체육관밖에 없다. 




그런 정치성 농후한 월대는 물론이고, 근정전을 출발해 이 월대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조금 전 3년 만의 귀환의 알린 k팝 황제 BTS가 독무대로 삼아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이런 특혜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저 자리, 저 통로를 대통령이 걸었다면 너가 왕이냐? 지금이 왕조국가냐 하는 삿대질을 쏟아졌을 그 광장 그 거리에서 종래 딴따라로 치부한 가수들이 그런 비난은커녕 환호받으면서 자리에 서고 보무도 당당하게 걸으며 공연을 펼쳤으니, 종묘사직 귀신들이 이 일을 어찌 바라볼까?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대통령도 겁이 나서 서지 못하는 그 자리 그 무대를 BTS가 섰으니 말이다. 

것도 그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는 권력이 그 자리를 내주지 못해 혈안이 되다시피 하면서, 그런 자리로 초대를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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