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보내야 했을 국민배우 최불암
내 세대 최불암은 수사반장, 그리고 전원일기로 강렬히 각인하며, 요새는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내레이터로 젊은 세대에도 친숙한 배우라 할 것이다.
수사반장은 내가 어린 시절, 흑백TV라는 요물이 처음 우리 깡촌에 처음 들어왔을 적에 인기 프로였으니, 이것 말고 그 시절 간첩 때려잡는 유사 프로그램도 있었다 기억한다. 수사본부였던가?
수사본부 역시 당시 꽤 인기였다 기억하지만, 시대 흐름과 더불어 간첩 이야기는 재미가 없어졌고, 저 수사반장 만큼은 그 역시 모태가 한둘이겠냐마는 현재까지도 드라마와 영화 형태로 무수한 변신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는 명품 수사극이라 할 만하며, 그 영향 관계를 논할 수는 없지만, 결국 CSI 역시 이 부류에 속한다 하겠다.

범죄 없는 세상이 있으리오? 저 범죄만큼 인류사 인기 있는 스토리 소재 있었던가 싶거니와, 아마 인류가 멸망하는 날까지도 무수한 수사반장은 등장할 것이며, 또, 최불암이 열연한 '박 반장' 또한 영원할 것이다.
저 수사반장 이야기 나온 김에 그 배경 음악으로 언제나 등장하는 그 익숙한 음악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또 지금 검색해 보니 저 수사반장이 모델로 삼은 경찰 조직은 시경수사과 특별수사본부라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광역수사대? 정도 아닌가 싶다.
보통 우리한테 익숙한 반장은 일선 경찰서 기준으로라면 경위가 전담하는 한 개 수사반을 말하는데, (서울)시경수사과 특별수사본부라 하면 박 반장 직급은 경위가 아니라 한 단계 높은 경감일 텐데,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을 되살리면 저 수사반장 형사진은 중간에 교체가 있었으니, 중간에 김호정 씨가 타계하면서 급히 투입된 대타가 남성훈이었다.
어찌된 셈인지, 이 남성훈이 투입되는 그 에피소드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특정한 사건을 두고 형사들끼지 나와바리 쟁투가 벌어져 대판 싸우게 되는데, 나중에 그 대판 붙은 형사가 저 수사팀에 합류하게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하여 수사반장이라면 반장 최불암을 중심으로 김상순, 조경환, 남성훈, 노경주로 짜이게 되거니와, 저때만 해도 여성 역할이 주로 부서 내부 보조업무를 할 때라 노경주가 그런 역할 아니었던가 싶다. 이 노경주는 장기지속한 저 드라마 중후반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노경주를 제외한 수사반장 주축 멤버들은 이젠 모조리 고인이 되었다.
김호정이 시리즈 중반에 타계하는 바람에 낙마했고, 뒤늦게 합류한 막내 형사 남성훈 역시 안방극장을 사로잡다 먼저 세상을 떴으며, 이후 호랑이 선생으로 유명한 조경환, 최고령 김상순이 다 떠나고 오직 최불암만 남았을 뿐이었다.
아마도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장기로 방영했을 전원일기야 요새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수시로 재방되거니와, 그래서 의외로 전원일기 세대가 아닌 친구들한테도 꽤 익숙한 게 아닌가 싶거니와, 나한테 뜻밖의 최불암 변신은 실은 한국인의 밥상 네레이터였다.
네레이터로서의 최불암? 썩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이게 참말로 묘해서 그 걸걸하면서도 이른바 구수한 목소리가 그리 친숙할 수가 없었다고 기억한다.

국민배우라는 왕관이 어울리는 배우는 더러 있다. 근자 타계한 이순재와 여전히 활동 중인 신구, 그리고 최불암에 이르기까지 그 한 분 한 분이 가요계에 견주면 조용필 나훈아 관계와 같다.
드라마에서 정주영 역할을 맡은 인연으로 정주영이 창당하고 정치에 입문했을 적에 그를 따라 잠시 정치에 입문해 배지도 달기는 했지만[이건 이순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때문에 구설에 오른 일도 없고 이내 그 본연하는 배우의 길로 돌아왔다.
행동거지, 무엇보다 그 배우로서의 내력 하나하나가 진짜로 국민배우라는 별칭으로도 모자라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영웅이라는 호칭이 괜히 고인의 명예를 깎아먹을 것 같은 그런 국민배우가 갔다.
'영원한 수사반장' 최불암 별세…'파하~' 웃음 짓던 '국민 아버지'(종합2보)
송고 2026년10월30일 01시43분
드라마·연극·영화 아우른 67년 연기인생…'수사반장' 박영한 반장·'전원일기' 김 회장으로 국민적 인기
서민적이고 소탈한 '한국의 아버지상'…김혜자와 수십년 부부 연기한 '콤비'
친근한 이미지로 90년대 '최불암 시리즈' 탄생…'한국인의 밥상' 등 출연만 하면 '장수'
정주영 권유로 정계 진출해 14대 국회의원…어린이·청소년 지원에도 힘써
아내 김민자 연신 눈물 흘려…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 "국민배우 추모·사회공헌가의 삶 기리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