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멸종은 방대한 지식의 보고를 잃는 일이다
by Johannes M. Luetz, The Conversation

인간이 지구와 공유하는 수백만 종 생물은 그 자체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한 종이 사라지면 그 종이 서식한 생태계 전체에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숨은 대가가 있다. 모든 멸종은 인류에게서도 무언가를 빼앗아 간다.
멸종은 과학적 통찰을 침묵케 하고, 문화적 전통을 종식하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신적 연결고리를 끊어놓는다.
예를 들어, 중국의 바이쥐강돌고래baiji river dolphin가 사라졌을 때, 그 돌고래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기억은 한 세대 만에 사라졌다.
뉴질랜드의 거대한 날지 못하는 모아moa가 사냥으로 멸종되었을 때, 모아와 관련된 이야기와 지식 또한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처럼, 내가 연구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보존은 자연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지식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 역사상 여섯 번째 대멸종mass extinction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전 대멸종 사건들이 자연재해로 발생한 것과는 달리, 오늘날 가속화되는 생물 감소는 서식지 파괴, 외래종 유입, 기후 변화 등 인간 활동에 의해 압도적으로 야기된다.
현재 멸종 속도는 자연적인 수준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나 높다.
유엔은 이번 세기 안에 최대 100만 종이 사라질 수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수십 년 안에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멸종 위기는 단순히 자연 전체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도 큰 손실이다.
과학 손실
멸종은 과학 분야에서 지식의 빛을 가장 명확하게 꺼뜨린다.
모든 종은 고유한 유전 정보와 생태적 역할을 지닌다.
어떤 종이 사라지면, 세계는 유전적 청사진, 생화학적 경로, 생태적 관계, 심지어 잠재적인 의학적 치료법까지 포함하는, 아직 활용되지 않은 과학적 지식의 보고를 잃는다.
위에서 알을 품는 개구리gastric-brooding frog 두 종은 한때 퀸즐랜드 작은 열대우림 지역에 서식했다.
이 특별한 개구리들은 위를 자궁처럼 활용해 위산 생성을 중단하고 어린 올챙이를 안전하게 체내에서 부화시킬 수 있었다.
두 종 모두 1980년대 인간의 개발과 외래종인 키트리드 곰팡이chytrid fungus 영향으로 멸종했다.
그들의 독특한 번식 방식은 영원히 사라졌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번식하는 개구리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러한 경이로운 생물들을 연구했다면 위산 역류나 특정 암과 같은 인간 질환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생태학자 헤라르도 세바요스Gerardo Ceballos와 폴 에를리히Paul Ehrlich는 이들의 멸종을 과학계의 비극적인 손실로 규정하며 "이제 이들은 실험 모델로서 우리에게서 사라졌다"고 한탄했다.
멸종된 종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생물 다양성은 의학, 농업, 재료 과학, 심지어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다.
종들이 사라질수록 생명의 보고는 줄어들고, 미래 인류의 발견을 위한 저장고 또한 함께 줄어든다.
문화 손실
자연은 많은 인간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전통적인 땅에 사는 원주민들은 언어, 이야기, 의식을 통해 지역 동식물에 대한 상세한 지식을 간직한다.
많은 도시 거주자는 지역의 새, 나무, 강, 공원을 중심으로 삶을 꾸려간다.
종이 감소하거나 사라지면, 그 종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노래, 이야기, 경험, 그리고 일상적인 관습들이 옅어지거나 사라질 수 있다.
멸종은 자연과의 교감을 약화하고 우리 삶에 기쁨, 경이로움, 그리고 경외심을 심어주는 수많은 작은 상호작용을 감소케 한다.
생명음향학 연구자인 크리스토퍼 클라크Christopher Clark는 멸종을 점차 침묵하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노래가 있습니다. 지구는 모든 곳에서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우리가 그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악기를 뽑아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라져가는 목소리의 가슴 아픈 예 하나가 하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3년, 작고 검은색과 노란색 깃털을 지닌 명금류인 카우아이오오Kauaʻi ʻōʻō) 멸종되었다고 선언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수컷이 결코 오지 않을 암컷을 위해 노래하는 마지막 녹음뿐이다.
안타깝게도 새소리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공유하는 감각 세계의 풍요로움을 앗아가고 있다.
생태 중심적 관점에서 볼 때, 각각의 종 손실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 공동체를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를 "경험의 멸종extinction of experience"이라고 부른다.
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켈David George Haskell은 멸종이 미래를 앗아간다고 말한다.
"빈곤해진 감각 세계는 […] 덜 생동감 있고, 더 밋밋해집니다."
종의 손실은 생태 위기일 뿐만 아니라 생명의 교감을 단절시키는 것이며, 존재들을 하나로 묶는 유대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일이다.
영적 지식의 상실
많은 공동체에 자연은 신성한 의미를 지닌다. 특정 종이나 생태계는 종종 깊은 영적 의미를 지닌다.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는 원주민들에게 신성시되며, 그들의 전통은 이곳을 살아있는 신성한 해양 경관의 일부로 묘사한다.
기후 변화로 산호초의 생물 다양성이 감소함에 따라 이러한 영적인 연결고리가 약화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세상에 소속감을 느끼도록 돕는 경이로움, 존경심, 그리고 존재론적 방향성의 원천을 감소케 한다.
이는 신앙 전통을 초월해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일부 생태신학 전통에서는 자연을 하나의 책, 즉 성경과 함께 신성한 진리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여긴다.
자연은 땅과 그 속의 생명체를 감각을 지닌, 서로 연결된, 그리고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다양한 공동체와 전통에 깊은 의미를 지닌다.
멸종은 자연이 초월적인 의미를 구현하는 능력을 약화한다.
자연 세계는 흐릿해지고 무뎌지면서 우리에게 경외감, 아름다움, 그리고 신성함을 경험할 기회를 줄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멸종은 단순한 생물학적 손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세계관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다른 존재들 사이의 영적인 연결고리를 끊어버린다.
멸종을 어떻게 애도해야 할까?
멸종은 종종 슬픔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감정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사라진 종을 애도하는 일은 과학적, 문화적, 정신적 차원에서 그 손실의 규모를 깨닫게 한다.
원주민 공동체에게 이러한 슬픔은 환경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비롯되어 더욱 심오할 수 있다.
과학자와 환경보호론자들은 연쇄적인 손실을 목격하고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들의 슬픔은 불안, 소진, 그리고 비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라진 것을 애도하는 것은 또한 그 위기를 더욱 실감 나게 만듭니다.
멸종된 생명에 대한 애도는 결코 무의미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남아 있는 것들을 자세히 살피게 하고, 각 종의 본질적인 가치를 인식하게 하며, 생물 다양성을 단순히 도구적인 용도로만 이용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게 한다.
이러한 애도는 생태적 책임감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우리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명 공동체에서 생명이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