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 MISCELLANIES

환빠 논쟁 저변을 관통하는 기성 역사학의 공포와 불안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2.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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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입에서 환빠 혹은 환단고기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역사관련 단체들이 보인 전광석화 같은 반응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할까?

나는 첫째 공포, 둘째, 불안이라 본다. 

그 발언 하룻만인가 이틀만에 48개 어중이떠중이 학회가 연대 서명한 그 성명서가 겨냥하는 지점을 종래에는 고대사라 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 제국을 공격하는 사이비역사학 혹은 유사역사학 또한 보폭을 엄청 넓혔으니 편의상 상고사라 퉁치겠거니와 

저네가 그네 자신을 정통이라 자부하는 가장 큰 힘은 클리오의 진실은 오직 우리만이 독점하며, 우리만이 발신한다는 그 오만방자함에 있다 하겠다. 

환빠 혹은 환단고기를 앞세운 재야사학은 그 강고한 제국에 반기를 든 셈이며, 그 반란이 마침내 구체하는 힘을 발휘하기 시작해 곳곳에서 결정적 승리를 구가하기 시작한 징조를 발신하기 시작했으니,

그 첫번째 기벌포 전투가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 무산이었다면, 전라도 천년사 발간 억압은 매초성 대첩이었다. 

문헌기록과 여타 고고학 미술사 자료 풍부한 본격 역사시대와 달리 그런 자료가 아예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저 시대상은 일정 부문 상상에 기댈 수밖에 없고, 물론 그런 상상을 기성 역사학은 합리적 추론 혹은 분석을 가장해서 고고미술사 자료를 갖다 들이밀지만,

그 고고학 미술사 자료는 그 자체 말하는 기능이 없으니, 이에서 저들은 그 말이 없는 그 자료에 그 자신들만이 오직 언어능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다. 

하지만 이런 이른바 정통역사학이라는 마이크를 통한 발신은 근간에서 회의와 의문을 증폭하게 되어있거니와, 이 틈바구니를 재야는 집요하게 파고 들어 흔들게 된다. 

이 마이크는 실은 직접 육성이 아니라 통역이다.

기성 역사학은 이 통역이 정확하다 자부하지만, 재야는 이를 거부하며 통역이 상당 부문 혹은 전체가 오역이라 공격한다. 

문제는 이 둘 사이에서 이를 중재하거나 심판할 야훼가 없다는 사실이다.

설혹 그런 야훼가 있다 해도, 그 야훼조차 어느 쪽이 옳다 선언하는 순간 한쪽에서 파면되어 버리고선 반쪽짜리 신으로 전락했다가 이내 죽고 만다. 

그 맥락이 무엇인지 부연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환빠와 환단고기가 일으킨 파장은 적어도 기성 역사학에는 쓰나미라, 이번에 저네들 반란을 확실히 인종청소하지 않고서는 자기네 제국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을 각인케 한 것이 그 즉각하는 반응이 저 성명이다. 

나는 저에서 저들의 공포를 본다.

겉으로야 분노를 때로는 장착한 야유 일색이지만, 택도 없는 환단고기 하나 두고서 저들이 왜 저리 반응해야 하는지, 이 공포, 이 불안 아니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미 저들은 단군 이야기를 뺀 국립중앙박물관 선사실을 공격해 그 뜻을 관철했다. 

동서고금 가장 무서운 적이 잃을 것이 없는 탈레반이다.

nothing to lose.

이만치 공포스런 존재 있던가?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기성 역사학이 구축한 역사상이 실은 사상누각이라는 데서 말미암는다. 

저네는 그네가 구축한 상고사가 정답이라 믿지만 천만에, 그 제국은 뜯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어 이렇다 하나 그렇지 않다는 반대 증거가 그 바로 등뒤에 있으니, 이런 데가 한두 군데인가?

곳곳이 구멍이 숭숭 뚫려서, 도대체 그네가 말하는 무엇이 바른 역사상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저네는 그런 그들을 공격하는 재야를 사이비역사학이며 유사역사학이라 공격하지만, 그러는 그들이 구축한 역사는 도대체 어디에서 정통이고, 어느 구석이 논리정합적인지 물으면 입을 다물고 만다.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종래하는 고조선 중심지가 평양이라는 말밖에 없으니, 그래 도대체 이것 말고 저들이 내세우는 정통 역사상이 무엇인지부터가 알 수가 없다. 

저네는 그네들이 구축한 역사가 바른 역사라 하지만, 도대체 어디 어느 구석에 바른 역사를 보장하는지 알 수가 없다.

실제 그렇다는 그네들 역사상을 보면, 전부가 추론에 억단이 쌓은 사상누각임을 단박에 안다. 

저네는 생득으로 안다. 그네가 바른 역사를 한다 하지만, 그 역사가 진짜로 바른 역사인지 생득으로 불안해 하며, 그래서 그 사상누각이 쌓은 모래성이 언제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초조와 강박이 작동한다. 

어차피 이 싸움, 강단이 지게 되어 있다.

처절히 무너질 것이다. 

나는 이번 사태가 그 안락사 존엄사라 본다.

죽고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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