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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가만둬야 생물다양성 증가? 천만에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2. 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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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athan D. Gordon and Brennen Fagan, The Conversation

이 분석에 포함된 화석 꽃가루 기록. 출처: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4). DOI: 10.1038/s41559-024-02457-x. 아니나 다를까 이 역시 한반도는 빠져있다. 제대로 한 게 있어야지?


(2024년 7월 29일) 뉴스를 읽거나 인스타그램을 조금만 살펴봐도 희귀하고 아름다운 종이 멸종된 최신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기 1500년 이후 최소 705종 척추동물과 571종 식물이 멸종했다.

인간은 이제 지구 표면 절반 이상을 농경지와 도시 지역으로 점유했으며, 이것이 최근 전 세계 생물 다양성 감소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인류가 1500년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초기 인류는 약 40만 년 전부터, 어쩌면 훨씬 더 이전부터 아프리카 사바나에 불을 질렀다.

네안데르탈인이 약 12만 5천 년 전에 유럽의 식물과 지형을 변화시켰다는 증거도 있다.

그리고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지난 10만 년 동안 지구상에 널리 분포한 대부분의 대형 동물megafauna이 멸종한 데에는 인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약 12,000년 전, 가장 최근의 빙하기가 끝나고 홀로세라고 알려진 새로운 지질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는데,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수렵 채집에서 농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논, 레반트의 밀밭, 메소아메리카의 옥수수와 호박 재배 등 이러한 전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으며, 인간은 점점 더 환경을 변화시켰다. 곧이어 많은 지역에서 가축 사육도 시작되었다.

이 모든 변화는 생물 다양성에 놀라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농업을 비롯한 인간 활동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경우만큼이나 증가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화석 꽃가루는 과거 식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수천 년에 걸쳐 식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재구성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이탄 습지나 호수와 같은 곳의 퇴적물과 유기물(분해된 나뭇가지와 잎 등) 층에 포함된 화석화한 꽃가루fossilized pollen를 분석한다.

발견된 꽃가루의 층위와 다양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 경관에서 식물 종 다양성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준다.

네오토마 고생태학 데이터베이스Neotoma Paleoecological Database 꽃가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서 홀로세 동안 식물 군집의 다양성이 점차 증가했으며, 유럽에서는 약 9,000년 전부터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남반구에서는 결과가 더 다양하게 나타난다.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는 인간의 토지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식물 다양성이 감소했고, 토지 이용이 감소함에 따라 다양성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모든 대륙에서 식물의 종류 변화 속도(식물 회전율)는 인간의 토지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높아졌다. 인간은 아주 오랫동안 식생 변화의 주요 동인이었다.

농업은 단편적인 경관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후 기후가 따뜻해지고 전반적으로 습윤해지면서 숲이 새로 녹은 땅, 특히 북반구에 퍼져 나갔다.

홀로세 초기에 확장한 이러한 숲에서 우리는 홀로세 동안 인간의 존재 증가와 식물 다양성 증가 사이의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반면, 북미 대평원이나 아프리카 사바나와 같은 개방된 초원 지대에서는 인간의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식물 다양성이 감소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유럽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꽃가루 샘플에서 발견되는 식물 교체율과 생물 다양성의 두 차례 큰 증가는 홀로세 동안 유럽으로의 두 차례 주요 인구 이동 시기와 대략적으로 일치한다.

첫 번째는 약 9,000년 전 중동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유럽으로 이동한 신석기 시대(농경) 인구의 북서쪽 이동에서 시작되었다.

두 번째는 약 5,000년 전 청동기 시대 초기에 중앙아시아 스텝 지역 말을 타고 이동하는 목축민인 얌나야족Yamnaya이 서쪽으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되었다.

유럽에 새로 정착한 이들은 가축과 작물을 기르고 정착지를 만들기 위해 숲 일부를 베어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파괴된 땅에서 잘 자라는 풀과 다른 식물들이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 결과 다양한 식생이 흩어진 경관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숲을 드문드문 만드는 것은 탁 트인 초원을 만드는 것보다 쉽다. 나무를 베어내기 쉽고, 그 빈 공간에는 개방된 땅의 식물들이 쉽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탁 트인 초원을 만들려면 나무가 자라기에는 너무 건조하거나 추운 곳에 나무를 심고, 그 나무들이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

숲을 군데군데 파묻어 놓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이 세계 각 지역 식생 패턴에 역사적 차이를 가져온 원인 중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은 생물 다양성이 더 낮을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경관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생물 다양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흔히 "자연이 주도하도록 내버려 두는let nature lead" 것을 목표로 하는 재야생화rewilding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 결과는 모든 곳은 아니지만 많은 곳에서 인간의 영향이 최소화된 경관일수록 식물의 종류가 더 적다는 것을 시사한다.

오히려 인간의 간섭이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증진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오늘날 유럽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 중 상당수는 알프스 초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데헤사dehesas 및 몬타도montados와 같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관리되는 저강도 농경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경관에서 인간을 제거하는 것은 때때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소 놀랍게도, 우리의 연구는 많은 곳에서 생물 다양성이 수천 년 동안 인간이 지구 생태계와 상호작용한 데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 덕분에 번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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