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으면 깨끗이 사라져야 한다

관록이란 말이 있다. 좋게 보아 연륜이지 실은 꼰대의 다른 이름이며 추억팔이다.
본인은 나이 들어가며 성숙해진다, 노숙해진다 생각하겠지만, 그리하여 틈만 나면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 소리치고 싶겠지만, 막상 그 하는 소리란 들어보면, 그 소리가 그 소리라 우라까이밖에 되지 않는다.
맨 똑같은 얘기요, 쳇바뀌 도는 다람쥐마냥 반세기 전에 한 이야기를 무한재생 반복이라, 원로건 나발이건 이런 사람은 깨끗이 학계에서 사라져야 한다.
사라지지 않고 추억팔이를 권위라는 이름으로 재생하는 일을 우리는 추태라 한다.
본인이야 그 긴 세월 절차탁마했다 하겠지만, 걸레 빤다고 행주 되지 않는 법이요, 호박에 금 긋는다고 수박 되지 않는다.
강단에 몇 십년 있었고, 그리하여 본인이 찍어준 석박사 학위 논문이 몇 개이며, 그런 후학들이 관이며 학단을 장악했다 해서 생기는 게 권위라면, 그리하여 그 후학 쪽수로 권위가 정해진다면 초등학교 선생이야말로 권위 아니겠는가?
몇 십 명 후학을 길러냈건, 배양재배했건, 그딴 숫자가 어찌 권위로 치환하리오?
반세기 전에 한 말을 문체만 바꿔 추억팔이 감성팔이하는 늙은이 천지다.
뜯어보면 새로울 거 하나도 없고, 더욱 뜯어보면 격발할 만한 구석 눈꼽만큼도 없다.
알아서 사라져라.
노후 용돈벌이, 노후 알바라고 하면 그런갑다 하고 봐주겠지만, 내 이야기가 지금도 금과옥조라고 생각한다면 아서라.
맨 똑같은 말 하는 뇐네 이야기를 들어주는 까닭은 그 이야기가 피와 살이 되기 때문이 아니다.
그래 여기 아니면 저런 헛소리 어디 가서 떠들며 스트레스 풀겠느냐는 안쓰럼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