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확산, 어처구니 없는 오독이 빚은 domestificated tree

듣기로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라 하는데 그래서인지 중국에 은행이 많고 한국은 가로수로 대종을 이룬다.
그러고 보니 일본은 사정이 어떤지 모르겠다.
이 은행은 나무 중에선 아주 독특해서 철저히 사람 손을 탄다는 것이며 그래서 지금도 자유독립이 없어 자연군락을 이루지 못한다.
간단히 말해 은행 저 스스로가 난 이젠 사람이 싫어 알아서 살래! 하지 못한다.
아주 비슷한 나무가 느티다.
느티 역시 자연군락을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도 두 나무는 철저히 domestificated trees로 남아 있다.
나아가 그런 까닭에 노거수로 유독 천연기념물이 저 두 나무가 많은 까닭이다.
간단히 인간을 떠나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고 그렇기에 인간 가까이 단독 혹은 인간이 가꾼 군락생활로 연명한다.
물론 그렇다 해서 저 두 나무가 인류 등장 이전에 없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인류가 야생하는 저 나무를 일단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저 나무들은 철저히 domestification의 길을 간다.
저 은행이 동아시아에 퍼지게 된 결정타는 익히 말했듯이 오독이 빚은 어처구니 없는 문화전파 때문이다.
이 점에서 은행의 확산은 세계문화사 특기할 사건이라 다름 아닌 유교 확산에 병행한다.
공자는 학단을 운영하면서 제자들 불러다 놓고선 야부리로 교세를 확장했으니 그 장소가 杏나무 아래였다.
한데 이 杏은 살구랑 은행 두 가지가 있어 이 경우는 살구다.
杏은 암수 구분이 있어 숫놈은 열매가 없으나 암놈은 가을이면 온통 구린내 천지라 도저히 공부하기 가장 좋은 이 무렵엔 클라스를 개설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살구는 문제가 없는가?
살구 꽃 만발하는 봄철은 행락 유흥, 간단히 교미의 계절이라 예서 무슨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를 하겠는가?
그래도 구린내 나는 은행나무 아래 보단 백 배 낫다.
은행은 죽어 침대나 만들겠고 또 고약한 그 특유하는 성분 때문에
이파리는 불이 붙지도 않고 또 쉬 썩지도 않으며
그 줄기 또한 마찬가지라 여러 모로 곤란과 편이를 주거니와
무엇보다 무게가 육중해서 운반이 곤란하나 그만큼 안전을 담보하니
그러고 보면 저 은행나무로 불을 땐 기억이 나는 도통 없다.
암튼 저 杏을 살구가 아닌 은행으로 오독하는 바람에 동아시아 문화는 공자의 확산과 더불어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일전에 말했거니와 유럽을 가니 은행은 찻잔 속 태풍이라 몽마르뜨 언덕배기서 계우 한 그루를 보았고
이태리랑 그리스는 북부 쪽으로 가니 더러 있지만 역시나 자연군락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그러고 보니 파도바 조또 성당 은행도 물들 때가 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