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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농사는 감따기로 마무리하고 제사는 완전히 폐지하며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11. 2.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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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사과나무라 해 봐야 과수원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 동생이 옛날에는 논으로 쓰던 데를 밭으로 개간해 몇 그루씩 심은 것이 전부이기는 하다만,

그래도 곶감이라도 할 요량으로 대봉 종자 몇 그루를 심고, 먹감 몇 그루를 섞었으니

몇 년 전만 해도 저기서 언제 감을 따 먹냐 했으나, 이제는 제법 청년기 구가하는지라, 굵직굵직한 대봉을 푸짐히 선사하는가 하면 먹감은 먹감대로 곶감에는 안성맞춤인 감을 따가라 한다.


조카 손주랑 홍시 놀이



저 몇 그루 안 되지만, 더디고 고된 농사일이기는 마찬가지라,

이른 아침에 시작해 오후 늦게가 되어서야 그런대로 따기와 분류는 끝났으니, 누님이 지인들한테 부탁받은 것들은 판매용이라, 거기 보낼 것들은 따로 포장을 하고,

나머지는 식구들이 농가묵고, 또 일부는 곶감으로 둔갑하니, 이 곶감 깎는 일이 또 다른 고역이라, 이 일은 누님과 엄마 차지라

그렇게 깎은 곶감은 향을 먹이고 해서 처마밑에 내걸어 말리기 시작한다.


왕할매랑 고구마 캐는 증손주. 고구마 농사는 망친 편이다.



겨울 지나며 찬바람 맞으면서 뽀시시하니 분이 나고 할 것이다.

내가 언젠가 말했듯이 가장 힘든 농사일이 어쩌면 텃밭 수준 그것이라,

대규모 농경은 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하고, 또 대규모 노동력(주로 외국인 노동자)이 일시에 투입되니, 고되기는 몸으로 떼우기 만한 텃밭 일이 있겠는가?

세어 보니 감나무는 여섯 그루라, 고작 6그루 하겠지만, 저걸 키우고 농약치고 따고, 곶감을 만드는 일까지 생각해 봐라.

온식구가 달라들어 꼬박 하루를 투자했다.


곶감을 향하여



대규모 과수원 농장은 기중기를 갖다대고 손으로 낼름낼름 딸 뿐이다.

감나무건 사과나무건, 혹은 여타 농작물로 분류할 만한 것들은 내가 매양 말하듯이 유기농 농업? 까라마이싱이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는 망하기 마련이다.

제때, 그리고 시시각각 농약을 퍼부어야 한다. 

다른 집 감나무는 감이 몇 개 달리지 않았음에도 유독 우리 집 감이 풍성한 이유는 동생이 시도때도 없이 제때 농약을 쳐줬기 때문이다.

사과는 동생이 취미 삼아 대여섯 그루 심고 워낙 금지옥엽한 까닭에 올해도 수확이 풍성하기 짝이 없다.

그야말로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달렸으니, 저 몇 그루가 몇 박스를 생산할지 모를 지경으로 많다. 


감따다 지쳐서



애초엔 여가 삼아, 그리고 식구들용으로 심어 가꾸었지만, 이것이 제법 수확이 쏠쏠한 모양이라, 한 박스 4만5천원을 매겼다 하는데, 눈대중으로 수십 박스는 너끈히 나올 성 싶다. 

저 사과는 감에 견주어 수확은 수월하다 하겠으나 이 역시 노역이 만만찮아 딴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크기 종류별로 분류해 박스에 담고, 그것을 운송 보관하는 일 역시 보통은 아니다.

올해는 엄마가 쓰러지는 통에 농사 얼치기인 내 손이 간 농사가 많다.

다시 말하지만 많다 하니 대규모 농업이라 생각하겠지만, 아주 작은 규모 자급자족 수준 농사라, 저 감나무 사과나무 가꾸는 일은 오로지 동생 몫이며 내가 한 일은 없다.


대봉



내가 심는 데만 손을 쓴 농사들, 예컨대 고구마니 깨니 고추농사는 이미 추수가 끝났다. 

호박이야 아무데나 심어놓으면 지가 알아서 잘 자라고, 지가 알아서 잘 열어주니, 농사 축에도 들지도 못한다.

그래도 몇 포기 여기저기 뿌려놓은 것이 제법 수확이 울퉁불퉁 튀어나왔다.

이제 감따기로 올해 우리 집 농사는 일단 큰 일은 끝났다.


사과 따고 헬렐레



마늘 농사는 짓지 마라 그리 윽박하고 달래고 했건만, 기어이 이 뇐네가 말을 듣지 않고 그제 모종까지 끝냈다. 

직장생활에서 오는 염증에 다 때려치고 오로지 칩거하며 내가 좋아하는 글이나 쓰는 일로 말년을 소일하고자 했다가, 언젠가는 오고 말 일이 닥치는 바람에 얼치기 농사꾼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나는 농사는 전업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찌 인생이 내가 계획하고 바라는대로 흘러만 가겠는가? 


허벌레


엄마 계신 동안만은 그런대로 끌고가고자 한 제사 차례도 이젠 완전히 폐지했다. 

이젠 더는 학생부군신위 일삼을 일은 없다.

없애는 것만큼 새로운 일이 쌓이니, 결국 피장파장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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