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가 세상을 지배할 때 일본은 스포츠로 지구를 정복했다

아스널에 올인하면서 내 스포츠 팬덤 인생도 오직 그쪽으로만 향했으니 그런 까닭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타 스포츠, 특히 야구에는 관심을 끊었으니
그러다가 어쩌다 이번 월드시리즈를 계기로 비록 잠깐이나마 저쪽 MLB로 눈길을 돌렸으니, 오늘은 대략 4회부터인가 시작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맞붙은 그 마지막 챔피언십 결정 최종 7차전은 생중계로 지켜봤다.
이번 월드시리즈 소식은 뉴스를 통해 결과만 접하다가 드라마틱하니 전개되는 양상이 궁금하기도 했거니와, 나는 오타니 쇼헤이보다는 무엇보다 며칠 만인가? 이번 시리즈에서 완투하고선 다시 등판해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고선 다저스를 수렁에서 건져낸 야마모토 요시노부라는 친구한데 관심이 더 갔으니
다른 여타 소식을 알 리는 없었으나 막연하게나마 오늘도 저 친구가 여차하면 등판할 것이라고 봤고, 실제로 그리됐으며, 무엇보다 연장전에 돌입한 그 중요한 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하는 모습을 보고선 감동이 밀려들었다.
다만 걱정은 저런 식으로 혹사당하다간 선수 생명 짧아지지 않을까 하는 대목이니, 한국어 방송 해설자던가? 중계 캐스터던가? 그의 오늘 등판을 보고서는 "여러분은 고시엔이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보고 계십니다" 하는 요지로 말을 하던데, 그만큼 한국이나 일본야구는 상대적으로 MLB에 견주어서는 오직 승리 쟁취 하나만을 위해 내일이 없는 투쟁을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MLB라고 무에 다를 데가 있겠는가? 일단 이기고 봐야했고, 이 절체절명하는 순간에 그는 다시 등판했다. 한국이나 일본 선수들 성정으로 보건대 틀림없이 내가 나서겠다고 자원했을 것이다.
요새 저쪽 전반하는 관심을 끊는 바람에 MLB 쪽 일본 야구 진출현황이 어찌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도 다저스는 거액을 마다 않고선 일본 쪽에서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를 거푸 영입했으니, 그 정점이 오타니 쇼헤이임은 말할 나위가 없고 저 야마모토도 기록적인 연봉과 계약 기간을 제시하며 끌어들였으며, 시속 163킬로미터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 사사키 로키 또한 품었다.

첨부 저 사진이 오늘인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결정한 직후 그 셋이서 함께한 장면을 포착한 것이라 하는데, 오늘 선발투스는 오타니였다. 이 오타니 던지는 모습을 놓쳤으니, 투사 겸업이라는 도대체 알 수 없는 기록을 써내려가는 오타니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는 적어도 마운드에선 결과가 좋지 않았고, 나아가 사사키 또한 기대한 만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기억하지만, 저 트리오가 써내려가는 역사는 새롭기만 하다.
다저스가 저들을 영입한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겠고, 무엇보다 LA와 그 인근에 일본인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성 또한 당연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건 박찬호나 류현진 같은 한국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MLB 구단 역시 기업이라, 어찌 기업이 장사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손흥민을 LA 갤럭시가 데려간 이유도 같다.
미국은 역시 자본주의 최대 시장이라, 스포츠라도 예외이겠는가?
놀라운 점은 저 오타니라는 울트라 스타가 미국 야구에 등장함으로써 아연 MLB 자체가 다시 살아났다는 점이니, 연일 그의 괴이한 기록들에 미국이 환장한다. 흔히 만화경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가 써내려가는 족적을 어느 누가 예상이라도 했겠는가?
근대기에 본격 닻을 올린 자포니즘은 한껏 주가를 올리고 20세기에는 비약적인 경제 발전에 힘입어 워크맨이 상징하는 아이콘이 있었다.
일본 경제가 아무리 망가졌다 해도 그래도 자동차를 필두로 하는 분야는 여전히 세계 최정상을 구가 중이다.
버블경제 붕괴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일본이지만, 그 저력을 누가 함부로 깎아내릴 수 있겠는가?
비록 그 빛나는 과거의 자포니즘 위력이 현저한 쇠퇴를 겪고 있다지만, 또 우리가 팝이며 드라마며 하는 이른바 K컬처를 앞세워 세상을 침공할 때 저들은 오타니를 앞세운 어벤져스 군단이 세상을 호령 중이다.
J스포츠 위력이 이리 쎌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