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없는 나라에서 툭하면 사치 금지령

그래 조선 시대에 무슨 소비 진작이라는 개념이 있었는겠는가?
맨 배운 것이라곤 사람 도리라, 그러고서도 되먹지 않은 인간 천지였으니, 이런 사회에서 무슨 소비가 경제를 살린다는 경제학 개념이 파고 들었겠는가?
물론 아주 예외는 없지 아니해서 그렇게 부르짖은 맹자만 해도 식욕 색욕은 인간 본성이라 갈파했으나, 그의 한계는 이 인간 본성을 끊임없이 제어하려 한 데 있다.
그 극단하는 예외가 사마천이라, 요새는 그 개념이 다르다는 반론도 있기는 하나, 그래도 현대 자본주의 개념에 얼추 비근하는 논리를 폈으니, 이 정도가 딱 예외였다.
하지만 그의 이런 생각을 피력한 식화지는 곧이어 나온 한서漢書에서 반고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 이 반고라는 사람은 저런 인간 본성에 기반한 경제활동을 아주 대놓고 개차반이라 깠으니, 그렇게 동아시아 역사는 언제나 사치를 억누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은 흘렀다.
제일 웃긴 것이 조선왕조다.
없는 집에 제사만 돌아온다고, 가뜩이나 먹고 입고 잘 곳이 없는 거지 천국인 나라에서 툭하면 사치 금지를 발동하곤 했으니, 뭐 옷 좀 화려하게 입는다 싶으면, 국가 권력의 이름으로 그것을 못하게 강제했으니
이름하여 그것을 검소라고 포장했다.
주지육림은 그래서 언제나 쿠데타 명분이었고, 그것으로써 성공한 쿠데타 세력은 정당성을 담보하고자 했다.
조선은 시종일관 거지다.
왜 거지인가?
인간성이라는 이름으로, 도덕률이라는 이름으로 조금만 모양을 내려하면 걸핏하면 사치 금지령을 발동하면서 그 본능을 억누르느라 여념이 없었기에 그에서 무슨 소비가 일어나고, 잉여가치가 생기겠으며, 그런 잉여가 시장을 통해 유통하는 망을 구축했겠는가?
시장이 없는 나라,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고, 사고 싶어도 살 물건이 없는 나라, 그것이 거지천국 조선이었다.
만석군지기 사족들이 언제나 하는 말...오늘도 먹을 게 없어서....이 말은 이율배반이기는 했으나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자본이 없으니깐 말이다.
모든 자본은 토지와 인력에 묶여서 그것이 재화로 융통되지 않았다.
돈이 유통하지 않으니 무엇으로써 부자 행세를 한단 말인가?
고작 쌀 몇 가마니, 비단 몇 필, 잡곡 몇 되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을 뿐이다.
그렇게 같은 강고한 억압체제를 유지했다 해도, 동시대 일본과 중국은 이미 자본을 축적하고 상업출판이 보편화하기 시작했는데, 이 땅에서는 출판시장 하나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죽어나사나 귀한 책 빌려다 밤을 녹여가며 베끼고 자빠졌었다.
먹을 게 없고 입을 것이 없으며 살 집이 없음에도 툭하면 사치를 금지한다?
이처럼 웃기는 사회 단군조선 이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