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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온달 열전] 마누라가 내민 지도 한 장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6. 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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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홍영주.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책에 보이는 그림이라 한다.

 
갖은 간난을 뚫고서 고구려 왕 한테서 마침내 넌 내 사위다 공식 인정을 받고선 하루아침에 그에 어울리는 고관대작이 되었다는 온달은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그 단적하는 보기라 그 삼국사기 열전에 이르기를 

"이로부터 왕의 총애를 받아 부귀영화가 날로 더해갔고, 위엄과 권세가 나날이 높아졌다."

총애가 깊어질수록 온달은 그에 갚음이 있어야 했다. 

시대는 바뀌어 첨엔 꿔다논 보릿자루보다 못한 등신 취급한 장인이자 제25대 고구려 왕인 평강왕平岡王(평원왕平原王이라도도 한다)이 죽고 평원왕 맏아들인 영양왕嬰陽王이 즉위한다.

사위 장인 관계가 이젠 처남매부 시대로 바뀐다.

[삼국사기 온달 열전에선 영양왕 대신 양강왕陽岡王이라 적었지만. 이는 아무래도 착란 같다. 양강왕은 온달 장인인 평강왕의 아버지다. 고구려 왕들은 하도 시호가 비슷하기에 빚어진 단순 오타지, 뭐 이걸 두고서도 역사학도 헛소리가 난무한다. 저 시호들 봐라! 얼마나 지랄 맞은가? 넌 구분되니?]

총애해주던 장인이 죽고 그 처남이 새로 섰으니, 온달로서도 실은 이때가 가장 위험했다.

언제나 기성 권력은 권력 이동에 민감해서, 새로운 오야붕 시대 개막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평소에 친분이 있다 해도, 막상 최고 권력자가 되면 달라지는 법이라, 왕이 되면 저 놈이 내 권력 유지 혹은 강화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되는가만 따진다.

혹 원대한 계획이 있다면, 저 놈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를 따진다. 

이 권력 이동에서 온달은 살아남아야 했다.

이런 움직임이 꼭 온달 본인에만 국한할 수는 없다. 그 마누라 역시 그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할 수밖에 없었으니, 나는 온달이 애처가보다는 마누라를 두려워한 공처가였다 본다.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마누라가 공주라 권력이 더 셀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오빠건 혹은 동생이건 그가 왕이 되었다 해서, 그 누이가 기성 권력을 자동으로 계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뭔가 한 방을 보여줘야 했다. 이 한 방이 무엇인지 어느날 밤 거나하게 한 잔 빨며 온달 부부가 논의한다. 

"뭐가 있겠소? 난 저 처남님 속을 영 모르겠단 말이오."

"오빤 제가 알아요. 음흉해요. 이젠 권력까지 잡았잖아요? 당신, 아니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큰 거, 것도 아주 큰 한 방이 있어야 해요. 여보, 제가 생각해 봤는데 이게 어떤가 해요."

"뭐요?"

마누라가 대강 그린 한반도 지도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 지도는 이랬다. 
 

 
그러면서 공주는 빗금을 쳤다.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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