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와 에뮤 조상은 장거리 비행을 했다. 어떻게 알았느냐?
"날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날지 않았다. 왜? 날 필요가 없었으니깐"
by 클라라 위드릭Klara Widrig, The Conversation
새의 비행은 보는 즐거움 외에도 여러 문화권에서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인간이 직접 비행체를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기도한다. 이러한 점에서 비행을 포기하고 육지에서 생활하는 새들은 더욱 흥미로워 보인다.
동료들과 나는 5,600만 년 된 화석 새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서 타조를 비롯한 날지 못하는 대형 새들의 먼 조상들이 한때 아주 먼 거리를 날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날지 못하는 많은 새들은 타조ostriches, 레아rheas, 에뮤emus, 화식조cassowaries, 키위kiwi, 그리고 중남미의 티나무스Tinamous를 포함하는 분류군인 고악류Palaeognathae에 속한다. [그럼 닭은 뭐야? 이 놈들도 날기 힘든데?]
날지 못하는 큰 친척들과 달리 티나무스는 날 수 있지만, 멀리 날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삶을 땅에서 보내기 때문에 포식자에게 깜짝 놀라야만 날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산책을 하다가 뇌조나 꿩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면, 학명에서 '폭발 비행burst flight'으로 알려진 이러한 유형의 비행이 익숙할 것이다.
고악류는 날지 못하기 때문에(즉, 멀리 날 수 없기 때문에), 남미,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등 여러 대륙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이 설명하기 어려웠다.
1960년대에 판구조론plate tectonics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답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모든 대륙은 한때 초대륙 판게아supercontinent Pangea로 통합되어 있었는데, 이 판게아는 공룡 시대에 서서히 분열되어 약 2억 년 전부터 갈라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날지 못하는 고악류 여러 개체군이 그들이 산 대륙과 함께 서로 분리되었을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한때 유행한 이 이론은 두 가지 이유로 이후 신빙성이 떨어졌다.
하나는 날지 못하는 고악류 중 일부와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는 것이다.
즉, 타조, 레아, 에뮤, 화식조, 키위는 날지 못하는 공통 조상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놀라운 평행 진화parallel evolution의 사례에서, 이들은 모두 서로 독립적으로 날지 못하게 되었다.
두 번째 이유는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고악류 계통은 판게아가 분리된 후 수백만 년이 지나서야 분리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대륙 이동설이 사실이 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고악류가 자력으로 남미,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까지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짧은 시간 동안만 날 수 있는 티나무는 바다를 건널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먼 옛날 고악류는 어떨까? 오늘날 고악류의 조상은 이처럼 먼 여정을 할 수 있었을까?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소장품에는 5천6백만 년 전에 산 리토르니스 프로미스쿠스Lithornis promiscuus라는 고대 고악류 흉골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 새는 회색 왜가리만 한 상당히 큰 새였다.
다른 연구자들은 흉골이 새의 비행 방식을 결정하는 골격의 핵심 부분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 화석은 이 고대 새의 비행 능력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기하학적 형태 계측법geometric morphometrics이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리토르니스Lithornis의 흉골 모양을 150종 이상의 현생 조류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 리토르니스는 오늘날의 티모시Timous처럼 단거리 비행을 하는 새가 아니었다.
오히려 흉골 모양은 백로나 왜가리처럼 먼 거리를 나는 새와 가장 유사했다.
이는 리토르니스와 다른 고대 고악류들이 현생 조류와 달리 유능한 세계 여행가였음을 의미하며, 다른 대륙에 새로운 개체군을 형성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새들은 왜 계속해서 날지 못하게 되었을까?
우리가 비행이 아무리 아름답거나 영감을 준다고 생각하더라도, 비행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만약 어떤 조류가 모든 먹이를 땅에서 구할 수 있고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날아다닐 필요가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아마도 날지 못하는 종으로 진화할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조건은 섬에서만 충족되는데, 도도새dodo가 아마도 가장 유명한 예일 것이다.
도도새는 날지 못하는 새로 모리셔스Mauritius 섬을 돌아다니다가 1600년대에 멸종되었다.
도도새는 1500년대 후반 인간이 도착하기 전까지 (쥐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도 함께) 천적이 없었다.
이는 도도새가 두려움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에게 기꺼이 다가갔다는 기록도 있다.
리토르니스와 그 친척들이 살아있던 시절, 세상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불과 수백만 년 전, 공룡은 멸종했다. 주요 포식자가 없었기에 새들은 대륙과 섬 모두에서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었다.
또한 부리 끝 부분에 특수한 기관과 예민한 후각을 가진 리토르니스는 땅속의 먹이를 찾는 데 매우 적합했기 때문에 나무 위로 날아올라 먹이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고대 고악류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날지 못하거나 비행 능력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새로운 포유류 포식자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천천히 진화했고, 이는 날지 못하는 이 새들이 도망치고 자신을 방어할 새로운 방법을 진화시킬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
장거리 비행이 가능했던 조상들이 멸종한 후, 우리는 화석 기록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 새들의 당혹스러운 분포를 가지게 되었다.
More information: Klara Widrig et al, Quantitative analysis of stem-palaeognath flight capabilities sheds light on ratite dispersal and flight loss, Biology Letters (2025). DOI: 10.1098/rsbl.2025.0320
Journal information: Biology Letters
Provided by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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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클라라 위드릭Klara Widrig은 이 연구 참여자이기도 한데 글빨이 상당하다.
이 분야 업적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젊다면 글로 대성할 친구다.
엄청나게 글이 감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