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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가 가짜? 엿 드세요! 선덕여왕 모란씨 이야기의 경우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4. 2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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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화랑세기 두고 이런저런 말 많음은 내가 알고,

그 격렬한 진위논쟁 한복판 중 한 진영에 내가 서서 그것이 오랜 동안 멸실된 것으로 간주한 김대문의 그 화랑세기라는 주장을 줄기차게 전개한 장본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은 독자 여러분은 알 것이다.

이런 주장을 받침하는 항하사 모래알 같은 증거 중에 모란 이야기가 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모두 신라 선덕여왕이 얼마나 똑똑했는지를 증언하는 일화를 수록했거니와,

개중 하나가 당 태종 이세민이가 세 가지 색깔로 그린 모란꽃 그림과 더불어 그 각각 하는 모란씨 종자를 보내왔으니,

이런 사태를 직면하고선 그 똑똑한 여왕이 이것이 무엇을 말함인지 대뜸 알아챘다 했거니와

요점을 추리건대, 이세민이가 보낸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알아채고선 대뜸, 이 모란씨는 심어봐야 향기가 없을 것이라 했거니와,

실제로 이세민이 보내온 모란씨를 심어 꽃을 피워보니, 향기가 없더라! 라는 골자거니와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알아채면서 선덕여왕이 말하기를 "이는 내가 후사, 곧 아들을 두지 못했음을 기롱한 것이다!"고 했다는 언급이어니와

이 이야기는 당시 사정을 직접 반영하는 증언이라고 결코 볼 수 없으니, 무엇인가의 은유였을 것임을 말할 나위가 없다. 


모란씨방


도대체 이 이야기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은 무엇일까? 

이 해답을 화랑세기는 실로 명쾌하게 풀어주었으니, 그 답은 놀랍게도 "이는 내가 후사, 곧 아들을 두지 못했음을 기롱한 것이다"라는 선덕여왕의 언급에 있었던 것이다. 

화랑세기에는 선덕여왕이 후사가 없어 애를 태웠다는 내용이 보이거니와,

왕이 될 적에 이미 여왕은 연만한 나이라, 폐경기 불임이었거나, 아니면 후사를 생산할 수 없는 결함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당시 의학 수준으로 이를 장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이를 타개하고자 신라 왕실 혹은 신라 조정은 씨내리 남자를 간택하게 되는데, 이 씨내리 남자들은 당대 내노라하는 거물 남자들이었다.

놀랍게도 이렇게 해서 선덕여왕한테 오직 임신을 위해 시봉할 남자, 곧 씨내리 남자로서 간택된 남자가 딱 셋이었다.

이 남자 셋이서 번갈아 가며 밤을 바꿔가며 여왕을 수청들었던 것이니, 이를 화랑세기에서는 삼서지제三壻之制라 했다.

글자 그대로는 남자 셋을 사위로 들여 씨를 보게 하는 제도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세 남자한테서 선덕여왕은 임신에 실패하고 만다. 

그래서 그가 죽을 무렵이 되자, 신라 왕실 혹은 신라 조정은 일대 혼란에 빠져든다.

누구를 다음 타자로 세울 것인가를 두고 일대 권력투쟁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 와중에 내가 다음 왕이 되어야 한다고 노골로 반기를 들고선 군사까지 동원한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니 이것이 그 유명한 비담 염종의 난이다.




이 사건이 선덕여왕이 승하하기 직전인 647년(선덕여왕 16) 1월에 일어났다 하거니와,

당시 비담은 일인지하 만인지상 상대등 자리에 있었고 염종은 그를 보좌하며 실제 쿠테타를 기획한 실무 총책이었다. 

비담과 염종은 명활성을 근거지로 삼아 난을 일으켰으니 더는 여자가 임금이 되는 꼴을 용서 못하겠다. 내가 왕이 되어야겠다고 선언했으니,

이를 일망타진하고서 새로운 절대 권력자로 등장한 이가 바로 김유신이었다.

이 사건은 김유신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린 동시에, 그가 옹립한 진덕여왕 시대가 실제로는 김유신이 모든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린 일이었거니와

이런 김유신 독재 권력은 그런 진덕이 죽고 김춘추를 그 다음 대권 후보자로 지목하면서 정점에 달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저 삼국사기 삼국유사가 말한 선덕여왕의 예지력, 곧 이세민이 보낸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보고서 그런 모란씨는 꽃을 피워도 향기가 없을 것임을 알았다는 이야기는

화랑세기를 통해 비로소! 마침내! 드디어 실제 사건이 완전하게 베일을 벗게 된다.

모란 그림에 나비가 없고 그런 모란씨를 각기 심어 세 가지 모란 꽃이 피었는데 향기가 없다?

무슨 말인가?

후사가 없는 선덕여왕이 남자 셋을 들이고도 후사인 아들을 두지 못했다는 실제 사건 모티브가 아니라면 무슨 개뼉다귀란 말인가?

화랑세기가 가짜?

웃기는 소리 작작들 하세요. 



마침 모란이 한창 만발한 시즌이라, 여러 번 언급한 내용이나 모란 시즌을 맞아 다시금 재방하노라. 
 
이 이야기를 아주 상세하게 논한 아티클이 있으니 혹 더 관심 있으신 독자는 참고하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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