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늦가을2 선홍색 찬란에 슬그머니 뿌려보는 백설가루 수송동 공장 후문 작은 마당 저 단풍나무는 아침 출근 무렵이면 어김이 없이 저 모양이라 흘러드는 빛을 저리 반사하니 찬란하기가 매양 짝이 없어 다만 조만간이면 사라질 풍광이요 다시 만나려면 꼭 한 해를 기다려야려야 한다. 내년 이맘쯤에도 보려나? 공장 옥상 이 친구도 천차만별이라 저 붉음은 내가 빛과 마주하느냐 살짝 비키느냐 혹 등지냐에 따라 왕청망청 달라지니 어느 쪽에 갖다 놓아야 더 농염한가를 매양 나로서는 시험하는 도구라 마침 그 가장 강렬한 순간을 포착하니 선혈이 낭자하다. 수송공원을 지나다 잠깐 고개 들었다가 들어오는 광경에 순간 넋을 잃었으니 너를 보내고 폭설을 얹어볼까 하노라. 2021. 11. 19. 하루 더 늙은 사백살 향나무 마가목 이 친구는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 이파리 다 져도 저 딱딱한 알맹이만큼은 이듬해 새순이 돋을 때까정 껌딱지맹키로 대롱대롱하더라 오갈피 이 놈은 검은 열매가 더 몰캉몰캉 홍시를 방불한다. 어제 길을 잘못 들어 갈피를 잃었으니 보니 수정이네 집이었다. 천관녀인가? 수백살은 족할 향나무는 그새 더 늙었더라 담달 선친 제사에 널 꺾어 피우리라. 2021. 11.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