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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교2

혼을 담아 집에 띄운 편지 한시, 계절의 노래(110) 집으로 편지를 보내며(歸信吟) 당 맹교 / 김영문 選譯評 눈물로 먹 갈아편지 써서 만 리 길 너머가족에게 부친다 편지도 가고내 혼도 가니 우두커니 육신만남고 말았네 淚墨灑爲書, 將寄萬里親. 書去魂亦去, 兀然空一身.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향수에 관한 시를 들라면 거의 정지용의 「향수」를 꼽을 것이다. 향수에 묘사된 근대 이전의 고향 마을은 참으로 정겹고 감동적이다. 고향이 도시인 사람도 정지용의 「향수」를 읽으면 시골에 내 영혼의 고향이 따로 있는 듯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정지용의 「향수」보다 더 절실하게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작품을 들라면 주저 없이 이 시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이 시를 쓴 맹교는 두 번 낙방 끝에 46세에야 겨우 진사시에 급제했다. 이 시는 그 무.. 2018. 7. 16.
합격은 다 좋아, 째지는 기분 한시, 계절의 노래(61) 과거 급제 후(登科後) 당(唐) 맹교(孟郊) / 김영문 選譯評 지난날 비루한 삶내세울 게 없었는데 오늘 아침 팔자 펴서생각 또한 거침 없네 봄바람속 득의만만말발굽 치달리며 장안 모든 꽃을하루만에 다 보았네. 昔日齷齪不足誇, 今朝放蕩思無涯. 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花. 중국 송(宋)나라 문호 소식(蘇軾)은 중당(中唐) 시인 맹교와 가도(賈島)의 시를 평하여 “맹교는 춥고 가도는 야위었다(郊寒島瘦)”라고 했다. 두 시인 모두 고통스러울 정도로 시어를 깎고 다듬는 것으로 유명했고, 처지 또한 불우했다. 하지만 이 시를 읽어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과거에 급제하여 기뻐 날뛰는 모습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하긴 후세에 시성(詩聖)이라 불린 두보도 끝내 과거에 급제.. 2018.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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