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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석 궤장2

의자랑 지팡이를 하사받는 장면을 담은 조선시대 그림 대개 중신重臣이 나이 칠십을 넘으면 퇴직을 신청하게 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임금이 기다렸다는 듯 사직 처리해 버리면 가오가 상하는지라 거개 처음에는 반려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마련이라 그래도 나이는 들었으니 그동안 수고했으니 앞으로도 잔소리하지 말고 가끔 조정에 나와서 후배들 밥이나 사라 해서 지팡이랑 의자를 선물로 내리게 되는데, 이 세트를 보통 궤장几杖이라 한다. 그렇게 받은 의자 지팡이 실제로 사용했겠는가? 임금님께서 내려주신 것이라며 금지옥엽 대개는 집안 사당에다 쿡 쳐박아두고는 가보라 해서 전하기 마련이다. 그리 받은 안석이 수천 점 수만 점일 텐데 그럴 듯한 세트 모양으로 현전하는 것으로는 경기도박물관이 그 집안에서 기증받은 이경석 할배 오직 한 건이라는 점이 신통방통할 뿐이다. 이 건은 여러 .. 2023. 8. 24.
늙으면 물러나야, 노퇴老退와 궤장几杖 하사 앞선 강의 혹은 글에서 나는 595년생인 김유신이 만 70세가 되는 해(664) 정월에 사표를 집어던지는 장면을 근거로 70세가 되면 치정致政한다는 예기禮記 왕제王制편 언급이 불문률처럼 통용하는 신라사회 한 단면을 소개하면서, 이런 모습이 고려시대에는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때로는 이것이 중요한 정치역학 구도가 되어 정적을 퇴출하는 방법으로 작동하기도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아가 70세 퇴직을 허락하면서, 혹은 허락하지 않으면서, 이 무렵이면 임금이 그 원로신하한테 궤장几杖이라는 지팡이와 의자를 하사하면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기를 기원하는 의식과 더불어, 그런 사람이 궁궐을 출입할 적에는 허리를 굽히지 아니해도 되고, 임금 앞에서는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아니해도 되며, 가마를 타고 들락거릴 수 있게 .. 2020.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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