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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83

A Yellow Autumn 노랑은 익음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듯 하나 형형색색이라 그래도 가을 하면 압도하는 컬러는 옐로라 농 일어 치밀어 오른 노랑이 차창 유리까지 짓물렀으니 저 철고물 쥐어 짜면 노랑 물감 질겅질겅 씹힐 듯 하다. 이르노니 가을은 노랑인가 하노라. 2021. 10. 11.
탱자 끝에서 익어가는 가을 탱자 꽈리 노각 백련초 네펜데스 벌레잡이통풀 2021. 9. 25.
할미 옆 가부좌한 개시끼가 하는 말 땅콩 만지는 엄마 마당 가을빛에 늘어지게 하품하던 놈이 심심해졌는지 어슬렁하며 그늘을 찾아든다. 그러고선 그 경계지점 그늘 끝에 떡하니 배때지 깔고는 가부좌한다. 사진 찍는 걸 눈치챘다. 포즈 잡고는 하는 말 난 사십오도 각도가 잘 나옹께 이걸로 찍어주여 2021. 9. 19.
가을날 전봇대는 삼성마이젯 전지현 1930년대던가? 이미지즘인가 모더니즘인가를 내걸고 등장한 김광균은 느닷없이 와사등을 읊었다. 앞서 T. S 엘리엇은 커피숍을 시에다가 끌어들였다. 그가 말한 황무지 waste land는 실상 커피가 흐르는 바다였다. 아마도 축음기로 노래도 들었을 테고 이미 영화시대였으니 영화관도 들락했을 테지만 이런 말은 없다. 김광균의 와사등은 촛불의 추방이었고 밤의 퇴출이었다. 가을날만큼 전봇대가 아름다운 때 없다. 파란 가을 하늘 꿰뚫고선 치렁치렁한 전선줄 칭얼칭얼 쟁인 전봇대도 연중 오직 이때만큼은 한창 시절 삼성 마이젯 프린터를 선전하던 전지현 몸매를 능가하는 강렬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awMMX2RiU 2021. 9. 6.
가을날 조계사 가을은 꽃 보내 연이파리에 가득이니 누리끼리 황달기 완연이라 개중에도 철 잃은 연꽃 한두송이 가기 싫다 버팅기는 중이라 청개구라도 고개 빼곡히 내밀만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선지 아니면 주변에 뱀이라도 있을까봐선지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이 도심 사찰도 어엿이 관음전 있어 콘크리트 비름박 등지고선 아마도 버드나무 이파리 내미는데 파리 쫓을 요량인가? 21세기 관음은 스파이더맨 현신인가 보다. 2021. 9. 5.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광화문은 가을로 농익고 그런 날 그리운 사람 그리워 해 봐야 탁 하고 나타날 리 만무한 법 턱 하니 그립다 해서 나타나면 그게 그리움이리오? 그리움은 언제나 애탐과 등치한다. 더럽게 시린 가을 참말로 더럽게 가을이 농익어 곧 터져버릴 듯 하니 그래서 그리워하자 했을까? 어제만 해도 온통 야릇한 먹구름 선사하는 야릇한 풍경 펼친 광화문이 오늘은 발광할 만한 가을을 턱 하니 선사한다.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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