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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안2

치초郗超가 추천한 사현謝玄, 부견符堅을 박살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제7권 식감識鑒 편에 나오는 일화다. 현존본에서는 이 편 22번째 이야기로 수록됐다. 식감識鑒이란 간단히 말해 사람을 알아보는 감식안이다. 아래 텍스트는 《세실신어잔소世說新語箋疏》(여가석余嘉錫 撰)에 기반한다. 익히 알려졌듯이 《세설신어》는 남북조시대 유송劉宋 유의경劉義慶 찬이지만, 본문이 너무 간단해 이를 보완한 해설본 혹은 보완본이 이미 같은 육조시대 소량蕭梁 유효표劉孝標 손을 거쳐 나오니 세상에서는 이를 《세설신어주世說新語注》라 한다. 파란색 고딕이 유의경 원문이고, 그 사이에 첨가한 검은 글씨가 유효표가 덧보탠 부분이다. 이에서 보듯이 주석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분수다. 번역은 김장환 역주(살림 간)을 인용하되 약간 수정을 가한다. 22 郗超與謝玄不善。〔一〕符堅將問晉鼎,既已狼噬梁.. 2020. 9. 18.
아이한테 밥을 먹일 땐 입을 벌리는 법 옛날 그림 중에 신묘한 필치라 일컫는 것이 있어 노인이 어린 손주를 안고 밥을 떠 먹이는 장면을 묘사했다. 신비로운 채색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지만 강정대왕(성종)이 보고는 말했다. "이 그림이 좋기는 하다만, 어른이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는 반드시 그 자신도 입을 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는 다물고 있으니 화법이 걸러먹었다." 이로부터 마침내 버러진 그림이 되고 말았다. 조선 중기 걸출한 이야기꾼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정리한 야설(野說) 모음집인 《어우야담(於于野譚)》 중 학예(學藝)편이 수록한 그림 감식안과 관련한 일화 중 하나다. 이 대목을 접하고는 나는 과연 그랬는가? 혹은 지금도 그런가 생각해 보고는 무릎을 쳤다. 아이한테 밥숟가락 떠 준다 해서 꼭 그 .. 201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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