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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7

1232년 12월 16일, 처인성 전투는 겨울이었다. 크게 6차례에 걸쳐 전개된 고려・몽골 전쟁은 고려가 겪었던 직접적인 전쟁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였다. 40여 년에 이르는 긴 기간 동안 고려 전 국토가 전장으로 이용되었고, 이와 함께 수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 해에 몽골의 군사에게 사로잡힌 남자와 여자는 무려 20만 6800여명이다. 살육된 사람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다. 몽골군이 지나간 마을은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 『고려사』 권24 고종 41년 이 전쟁 기간 동안 가장 극적인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처인성 전투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일반 군현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던 처인부곡에서 치러진 이 전투는 관군의 도움없이 순수하게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으며, 결국 몽골군의 원수 살리타이(살례탑, 살리타)가 사살되었다. 이.. 2023. 12. 17.
겨울나기 준비하는 용인 서봉사지 12월, 이것저것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이다. 용인 서봉사지는 내년에 다시 본격적인 정비를 추진하기 위해 겨울나기 준비중이다. 발굴 중 3단에서 발견된 여러 석조물들을 그동안 묻어서 보존해놨다가 이번에 1단으로 올려 자리를 잡아 놨다. 그동안 답답했을 텐데, 햇빛을 받은 돌들이 제 빛을 내고 있다. 아랫단들은 잘 덮어놓고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이번 겨울까지만 잘 버텨내주길. 2021. 12. 17.
사쿠라 핀 천년 왕성에 올라 사쿠라 피는 봄엔 다시 경주를 가야겠다. 월성에 올라 저 여인더러 어디서 왔냐 물어봐야겠노라. 지난 겨울이 무척이나 견디기 힘들었노라 투정 한 번 부려 보리라. 미친 놈이라는 소리 들어도 좋다. 바바리맨이냐는 말 들어도 좋다. 나는 그렇게 이번 봄엔 월성 성벽에 올라 고송古松 사이에서 발광發狂하며 대규大叫해 보리라. 지난 겨울이 그리 힘들었노라고. (2017. 2. 14) *** 이 주옥 같은 글에 어떤 지인이 아래와 같이 반응했다. "내 친구 대규가 생각나오. 영월 청령포 솔밭에서 바람피다 걸려 절규하던 대규란 놈이 있었지. 옛날 일이지만." 2021. 2. 14.
겨울은 비듬 겨울은 비듬이다. 김병조 머리 같은 배춧이파리 대가리로 비듬이 슨다. 누군가는 말하더라 배추는 서리 맞아야 제맛이 난다고 그 배추가 말하더라 그건 내 멍맛이다 난 아푸고 따갑다 2019. 11. 13.
[明] 주첨기(朱瞻基) <사계절 경치[四景] 중 겨울> 한시, 계절의 노래(241) 사계절 경치[四景] 넷째 [明] 주첨기(朱瞻基) / 김영문 選譯評 못 머리에 육각 눈꽃자욱이 휘날리니 못물은 물결 없이얼어붙어 평평해지네 유리판 삼만 이랑한 눈에 바라보이고 서북쪽 좋은 산엔옥 병풍 펼쳐놓네 池頭六出花飛遍, 池水無波凍欲平. 一望玻璃三百頃, 好山西北玉爲屏. 일망무제 호수에 눈발이 쏟아진다. 호수 물은 갓 얼어붙어 투명한 유리판 같다. 호수 건너 서북쪽 산은 평소에도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했는데 이제 눈이 쌓이자 봉우리와 골짜기와 바위와 초목이 모두 백옥으로 조각한 병풍으로 변한다. 수평으로 펼쳐진 유리 호수와 수직으로 치솟은 옥 병풍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청정한 겨울 경치를 자랑한다. 눈 덮인 산에 올라본 분들은 잘 아시리라. 눈과 상고대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2019. 1. 12.
사라질 서리 애도하며 까치에 부치노라 동산 우로 해가 뜨려한다. 서리 찾으러 나간다. 때는 같은데 서울선 이런 서리 만나기 좀체 어려우니 이때 물리도록 봐준다. 간밤엔 별이 빛났더랬다. 차가울수록 겨울 하늘은 별이 쏟아지는 법. 나보다 늦게 내려온 조카가 이르기를..별이 비처럼 쏟아졌단다 김천 하늘도 그렇더란다. 오리온자리 허리띠 완연하나 폰카로 담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인가? 아침 이슬이 곱다. 철고리가 쩍쩍 달라붙을 농촌 겨울이나 이젠 그런 철고리 사라진지 오래다. 폐타이어 우로 서리가 꽃을 피웠다. 추상이다. 칸딘스키 피카소 제아무리 재주 부린대도 서리를 따를 수 없다. 번데기 앞 주름에 지나지 않는다. 살피니 뭐 굼벵이 같기도 하고, 슈퍼맨 흐물맨으로 만든다는 크립톤인지 암튼 그런 결정 같다. 겨울은 결정인가? 메주가 마르는지 비틀어.. 2018.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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