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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점초간2

도서목록집이 그 시대 도서문화의 총화는 아니다 한때 《군재독서지郡齋讀書志》이니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 같은 도서목록집(이들은 모두 남송시대 유산이다)이 그 시대 출판 문화의 총화라는 인식이 있었다. 다시 말해 그 시대에 통용한 모든 책을 저들 목록집이 커버한다는 그런 믿음 말이다. 특히 시대를 거슬러 저들의 남상인 《한서 예문지漢書藝文志》가 누린 위상은 가히 절대였다. 이 《예문지》는 전한前漢 말 유향劉向이 정리한 당시 도서목록 해제집을 그대로 축약한 것이니, 그에서 보이는 도서들은 적어도 전한시대 말기에 통용한 모든 도서를 커버한다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예문지》 신화는 여지없이 깨졌다. 지하에서 무수한 간독簡牘과 백서帛書가 출현하면서 여지없이 그 신화가 무너졌다. 나름 빠짐없이 정리했다고 생각한 저들 목록집에도 구멍이 너무나 많아 누.. 2020. 1. 8.
“일찍 죽지마라, 너만 손해다” 이런 비스무리한 말을 중국사상사 전공 故 김충렬金忠烈 선생이 한 적이 있다. 그의 이야기인즉슨, 마왕퇴馬王堆 백서帛書니, 곽점초간郭店楚簡 같은 신출토 문물을 나보다 일찍 죽은 사람은 못 보았으니, 나는야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한데....상서尙書, 일명 서경書經이라는 이름으로 유통하는 동아시아 지식인 사회의 절대 윤리헌장 현존본이 몽땅 가짜임을 증명함으로써 동아시아 전체 지식인 사회를 멘붕에 빠뜨린 염약거(閻若璩, 1636~1704)도 비슷한 말을 했다. “배움은 끝이 없으니 사람이 더욱이 일찍 죽어서는 안 된다.”그의 《잠구차기潛丘劄記》에 나온다. 2019.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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