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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6

머리를 남쪽으로 두는 빈소에서의 시신 주자가례朱子家禮 권4는 흉례凶禮라 해서 죽음에 따른 장송葬送 절차를 규정하거니와, 그 절차 중 갓 죽은 이를 관에 안치하기 전에 해야 할 일로 다음과 같이 규정하니 執事者設幃及牀, 遷尸掘坎. (장례를 주관하는) 집사는 (죽은 사람 시신이 있는 방 혹은 시신 앞에) 휘장을 치고 시신을 (그 휘장 뒤로) 옮기고선 구덩이를 판다. 이에서 말하는 구덩이는 아직 빈소도 차리지 않은 상태이니 실제 시신을 묻을 구덩이를 말하는 것은 아닌 듯하거니와 빈전을 설치하는 그곳에 마련하는 구덩이를 말할 것이다. 이건 본론에서 벗어나므로 여기서는 치지도외키로 하고 이 구절에는 다음과 같은 주자 보주補注가 있으니 執事者以幃幛臥內, 侍者設牀於尸牀前, 縱置之, 施簀去薦, 設席枕, 遷尸其上, 南首, 覆以衾, 掘坎於屏處潔地. 집사는 휘.. 2024. 3. 30.
[해남 읍호리 고분과 훼기毁器] (2) 명기明器의 세계 명기明器와 훼기毁器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어느 하나가 없이 다른 하나가 성립할 수 없다. 더 간단히 말해 명기가 훼기요, 훼기가 곧 명기다. 더 구체로 말하자면 훼기한 완성품이 곧 명기다. 그렇다면 명기란 무엇인가? 명기를 모르니 훼기를 모르는 것이요, 훼기를 모르니 명기를 모른다. 같은 기물이라 해도, 그것이 위치하는 곳, 곧 서비스하는 대상이 주검이냐 산 사람이냐에 따라 명기가 된다. 명기란 간단히 말해 주검을 위한 기물이다. 고고학이 대상으로 삼는 기물은 그것을 이용한 사람 기준에 따라 논하자면, 오직 이 두 가지 부류가 있을 뿐이다. 고고학은 그 두 가지를 같은 비중으로 연구대상으로 삼는 까닭에 명기를 포기한 역사는 곧 인류사 절반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현실 세계, 곧 고고학 세계에.. 2024. 3. 29.
유공소호有孔小壺, 쳐박아둔지 십년, 독파에 삼십분 발행일자가 2011년 11월, 직후 받아서는 서가에 쳐박아두었다가 각중에 땡겨서 통독하는데 볼 거 없다. 딱 30분 걸렸다. 더는 볼 것도 없고, 더 알아야 할 것도 없다. 한국고고학이 하는 일이야 매양 같아서 저런 그릇이 언제 어디서 어떤 양태로 출현해 성행하다가 언제쯤 사라지는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한반도에선 오세기 무렵 고창이며 영산강유역 가야유역에 등장 성행하며 일본에선 더 광범위하고 현재까지는 발생시점도 빠른 듯해서 일본열도 영향일 수도 있다. 기타 뭐 정치세력하고 연결하기도 하는데 이건 한국고고학 미친 짓이라 어케 토기랑 정치권력을 연결한단 말인가? 기타 제작기법이 어떠하고 잡다스레 유형분류해서 수십가지로 농구며 도질이니 와질이니 하는 씨잘데기 없는 이야기뿐이라 과연 저와 같은 것들을.. 2022. 2. 19.
청자오리형연적, Duck-shaped Celadon Water Dropper 간송미술관 소장 청자오리형연적[靑磁鴨形硯滴]이다. 그 간략한 영문 표기와 개요는 아래와 같다. Duck-shaped Celadon Water Dropper12세기, 높이 8.1 cm, 국보 제74호12th Century, Height 8.1cm, National Treasure No. 74Housed at Kansong Museum(澗松美術館), Seoul 그에 대한 간송미술관이 제시하는 한국어 설명은 다음과 같다. 매끄럽지 못한 조사와 같은 극히 일부분만 삭제하는 등의 손질을 아주 약간 거쳤다. 고려인들이 애호하던 연못을 헤엄치는 오리 모습을 형상화한 연적이다. 균형 잡힌 비례의 통통한 몸매를 하며, 두 발은 몸통 밑으로 감춘 오리가 꼬인 연꽃 줄기를 입에 물었다. 오리 등에 있는 연잎 부분으로 물을 .. 2019. 3. 20.
celadon monkey-shaped water dropper, 원숭이가 붓는 붓물 이름이 좀 묘하다. 한글로 푼다 해서 풀었는데도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이라 하는데, 우선 끊어읽기도 쉽지 않다. 청자 / 모자 / 원숭이 형 / 연적이다. 청자는 이 기물器物 재료 혹은 종류를 말하거니와, 백자 청자 등으로 나뉘는 도자기 중에서도 청자라는 뜻이다. 모자란 母子라, 글자 그대로 어미와 아들 혹은 새끼다. 子가 성별로는 아들이나, 그냥 새끼 전반을 의미하기도 하거니와 이 경우는 후자로 보는 편이 좋다. 왜? 이 새끼 성별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자는 누구인가? 원숭이다. 그래서 그 모양이 원숭이 어미와 새끼를 형상화했다 해서 원숭이형이라 한다. 연적이란 무엇인가? 이를 영어로는 흔히 water dropper이라 하니, 물방울을 톡톡 떨어뜨리는 기구다. 붓글씨를 쓸 때는 먹물이 있.. 2019. 3. 17.
파경(破鏡)을 다시 접붙이는 행위는 문화재 파괴다 2011년 전북문화재연구원이 공개한 전주 덕진구 원장동 전주-완주 혁신도시 개발사업(4구역-도시부)' 부지 내 발굴성과 중 1호 토광묘 유물 출토 장면입니다. 이른바 초기철기시대 토광묘에서 각종 청동기물을 어떻게 매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인 바, 여기에서 파경(破鏡)이라 해서 동경(銅鏡)을 두들겨 깨서 넣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동경은 무덤 조성 뒤 어느 시점에 목관이 썩어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짜개진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만, 여러 정황으로 보아 매장 행위 당시에 장송(葬送) 행위의 하나로써 일부러 깨뜨려 넣었음이 확실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수습한 유물 복원입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보존처리 과정이 이 거울을 다시 붙이는 방식으로 땜질을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러 깨어서 넣은.. 2019.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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