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문화재보수4

위대한 유산? 무수한 땜질의 소산일 뿐 존속한 위대는 없다 사진은 그리스 아데나이를 여행 중인 장향실 선생이 아크로폴리스 아래 제우스 신전 지금 풍광이라 담은 몇 컷 중 하나라 보니 자빠진 신전 기둥 하나를 세우는 중인 듯 아시바 잔뜩 씌워 놓은 저 구역이 그것이라 팬데믹 이전 내가 저 현장을 갔을 때만 해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적어도 저 현장 어디에서도 간취하긴 힘들었지만 세울 거 같다는 느낌은 짙었다.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널부러진 올림피아 제우스,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Ναός του Ολυμπίου Διός, Temple of Olympian Zeus, Athens 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무너진 기둥이다. 대개 그리샤 로마 현.. 2023. 2. 5.
땜질 땜빵 그리고 소멸은 문화재의 숙명 땜질...땜빵 과거의 사람으로 죽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사람도 요절하기도 하고, 태아 상태로 사멸하기도 하거니와 살아가며 맹장을 떼어내기도 하며, 심지어 팔다리 짤리기도 한다. 바람 피워 고추 떨어져 나간 사람도 있으니, 개중에 운이 좋아 다시 붙인 사람도 있다. 문화유산이라 해서 지금의 상태에서 영원불멸토록 지금과 같아야 한다는 믿음과 윽박은 폭력이다. 늙으면 사라지기 마련이고 병이 나기 마련이거니와 자연분만이 힘들면 배라도 째야 하는 법이어늘 어찌하여 유독 우리의 문화재에 대해서만 넘어져서도 안되고, 째져서도 안되고 벗겨져서도 안되고, 갈라져서도 안된다는 폭력이 난무하는가? (2016. 5. 7) *** 종국엔 문화재 역시 소멸 사멸한다. 죽지 못하게 하는 일 역시 폭력이다. 죽어감을 받아들여야지 않.. 2021. 5. 7.
문화재 보수현장의 고질, 실상사 원지를 보며 내가 본 모든 현장에서 나타난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곳도 다 뜯어제끼고 본다. 성벽 석축에서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왜 그러느냐 물으면 언제나 답변은 같다. 기초까지 다시 쌓지 않으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그런 점에서 내가 주시하는 현장이 남원 실상사 소위 정원시설. 이건 발굴결과 고려시대 석축시설이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드러나, 보수는 최소한만 하면 된다. 역시나 다 뜯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놈 있다면 저승까지 따라가서 처단한다. 내 아무리 몰라도 이걸 보존하는 최선의 방안은 물을 그냥 대는 것이다. *** 이상은 남원 실상사지 원지 발굴을 보고는 2017년 4월 29일 격발해 뇌까린 말이다. 문화재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 쏵 뜯어고치기주의 개보수는 현재나 듣도보도 못한 21세기 대한민국 문화.. 2020. 4. 30.
문화재 현장의 '원형'과 '상고주의' 요즘 들어 내가 부쩍 쓰는 말이다. 내가 한 켠 몸담은 이 업계, 문화재계 말이다. 거의 고질에 가까운 병폐가 있으니, 뿌리깊은 상고주의가 그것이다. 그래 나 역시 그에 한때 포로가 됐고, 그 탈출을 부르짖는 지금도 그것을 못내 떨치지 못하는 대목이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말이다, 내가 볼수록 이 상고주의 병폐는 심각해, 나는 이것을 에둘러 원형(아키타입, archetype) 고수주의라는 말로 바꿔어 시종해서 비판하곤 한다. 원형...이건 굳이 전공으로 나누자면, 건축사와 고고학에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인데, 실은 건축사만 아니라 각 부문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 우리가 문화재가 부르는 것들, 유·무형을 막론하고 이 업계 투신한 자들 뇌리에는 언제나 원형이라는 것이 있어야 .. 2019. 3. 2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