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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천28

백거이 대림사 복사꽃[大林寺桃花] 대림사 복사꽃[大林寺桃花]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譯 인간 세상 4월이라 온갖 꽃 다 졌는데 산사 복사꽃은 비로소 흐드러지네 떠난 봄날 찾지 못해 길게 탄식했더니 이곳으로 돌아든 줄 내 일찍 몰랐다네 人間四月芳菲盡 山寺桃花始盛開 長恨春歸無覓處 不知轉入此中來 *** (台植補) *** 이 시는 백거이白居易가 46세 때인 원화元和 12년, 서기 817년 초여름 4월에 지금의 강소성 구강九江에 소재하는 강주江州에서 강주사마江州司马로 근무하면서 노산庐山이라는 산상에 있는 명승 사찰인 대림사大林寺라는 곳에 올라 마주한 풍물을 즉흥시로 읊은 7수 중 하나로 절창으로 통한다. 이때면 이미 봄꽃은 다 지고 없을 때지만, 이곳은 산상이라 이때서야 이곳에서는 복사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그에 격발한 것이다. 이 시에 얽힌 .. 2018. 8. 27.
궂은비가 몰아낸 더위 한시, 계절의 노래(156) 궂은비(陰雨) 당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잎과 가지 젖어들어사방에 물기 스미는데 짙은 구름 오고가며그 기세 얼마나 긴가 드넓은 천지 간에맑은 바람 가득하여 가뭄 구한 공로 높고더위도 시원해지네 潤葉濡枝浹四方, 濃雲來去勢何長. 曠然寰宇淸風滿, 救旱功高暑氣凉. 가을장마가 시작되는 시절이다. 뜨거운 여름에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입추와 처서가 지나면서 힘이 줄어 다시 한반도 상공에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나 오츠크해 고기압과 장마전선을 형성한다. 6월 여름장마처럼 길지는 않지만 비오는 날이 잦아진다. 하지만 근래에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을장마도 여름장마 못지않게 장기간 폭우를 쏟아붓기도 한다. 게다가 이 환절기에는 기압 배치가 매우 불안하여 곳곳에.. 2018. 8. 26.
파초 이파리 때리는 밤비 한시, 계절의 노래(148) 밤비(夜雨) 당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때 이른 귀뚜라미울다 또 쉬고 가물가물 등불은꺼질 듯 탄다 창밖엔 밤비가내리는구나 파초 잎에서 먼저 들리는후두둑 소리 早蛩啼復歇, 殘燈滅又明.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하루 이틀 사이에 기온이 거의 10도 가량 떨어졌다. 입추 말복 지났다고 가을이 이처럼 성급하게 달려와도 되는 것인가? 한밤중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보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천지를 가득 채운다. 아파트 8층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벽 속에서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시골집에서 살 때는 입추를 전후한 시절부터 귀뚜라미 소리가 멀리서 들리다가 점차 가까이로 다가와 벽 속 혹은 책상 밑에서도 들리곤 했다. 귀뚜라미 소리에 귀 기울여보면 조금.. 2018. 8. 25.
산 백거이가 죽은 원진한테...절친의 죽음을 아파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127) 원 상공 만사 세 수(元相公挽歌詞三首) 중 셋째 당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수많은 장송객 모두참담한 심정인데 반혼 수레 끄는 말도슬픔으로 울고 있네 평소의 금(琴)·서(書)·검(劍)·패(佩)그 누가 수습하나 남겨진 세 살 아들갓 걸음마 배우는데 送葬萬人皆慘澹, 反虞駟馬亦悲鳴. 琴書劍佩誰收拾, 三歲遺孤新學行. 옛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지가 세상을 떠나면 만사(輓詞 혹은 挽詞)를 지어 애도했다. 5언시, 7언시, 4언시, 사부(辭賦)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추모시를 지었다. 현재 남은 문인들 문집에는 만사 항목이 따로 분류되어 있을 정도로, 만사는 다른 사람의 장례에 애도를 표하는 보편적인 양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묘소 전면에 깔아놓은 추모 글귀 각석도 현대적 의미의 만사.. 2018. 7. 24.
지는 꽃 애달파 한시, 계절의 노래(54) 모란꽃을 아끼며 두 수[惜牡丹花二首] 중 둘째 [당(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적막 속에 시든 붉은 꽃비를 향해 쓰러지니 고운 모습 헝클어져바람 따라 흩어지네 맑은 날 땅에 져도오히려 애달픈데 하물며 진흙 속에흩날리는 꽃잎이야 寂寞萎紅低向雨, 離披破豔散隨風. 晴明落地猶惆悵, 何况飄零泥土中. 신라 설총의 「화왕계(花王戒)」에 등장하는 꽃의 왕이 바로 모란이다. 같은 시기 당나라에서도 모란을 재배하고 감상하는 붐이 일어나 모란이 만발하면 도성 장안 전체가 미친 열기에 휩싸였다고 한다. 대체로 중국 남북조시대에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모란은 수·당(隋·唐)시대에 모란 신드롬이라 불러도 줗을 만큼 애호의 절정에 달했다. 이후 열기가 잦아들기는 했지만 청나라 말기에 이.. 2018. 6. 3.
모란 피고지는 스무날, 온 장안이 발광하노라 모란꽃 향기[牡丹芳] [唐] 백거이(白居易, 772 ~ 846) / 김영문 選譯 모란꽃 향기롭네 모란꽃 향기로워홍옥으로 만든 방에 황금 꽃술 터졌네천 조각 붉은 꽃잎 노을처럼 찬란하고백 가지 진홍 꽃이 등불처럼 휘황하네땅 비추며 이제 막 비단 자수 펼칠 뿐바람 속에 난향 사향 주머니도 차지 않았네신선 옥나무도 창백하게 빛을 잃고서왕모 복사꽃도 향기를 잃는다네밤이슬 동글동글 보랏빛 펼쳐내고아침 태양 반짝반짝 빨간빛 비춰내네보라 빨강 두 색 사이 짙고 옅은 색조 섞여마주보고 등지면서 온갖 모습 뒤바꾸네고운 꽃잎 다정하게 부끄러운 얼굴 감추고누운 꽃떨기 힘없이 취한 모습 숨기네어여쁘게 웃는 얼굴 고운 입 가린 듯생각 잠겨 원망하며 애간장 끊는 듯농염하고 귀한 자태 진실로 절색이라잡다한 화초들에 비교할 수 없어.. 2018.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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