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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따기3

번데기를 쳐먹는 야만, 고역으로 얼룩진 누에농사 우리 집에선 어릴 적에 누에를 쳤다. 이른바 양잠이라는 농업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지난 시점, 뽕나무가 파릇파릇 이파리를 올릴 즈음이면 씨를 깠다. 그것이 누에로 발전하고, 한창을 쳐먹다가 나중에는 고치집을 짓고 그 안에 들어가 누에는 번디기가 된다. 누에는 방 양쪽 시렁을 치고 그에다가 키웠다. 누에는 온도에 민감하므로 불을 때야했다. 잠은 어디서 자는가? 누에 시렁을 양쪽에 걸친 방 가운데 골에서 잔다. 더러는 시렁 밑에 기어들어가 자기도 했다. 한데 이 누에란 것이 더러, 아니 자주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V라는 영화가 있다. 파충류 외계인 영화다. 한데 이 누에가 퍼런 뽕입을 쳐먹어 그것이 터지면 퍼랬다. 푸른 피를 쏟은 것이다. 한데 자다 보면 떨어진 누에가 등때기에 짓눌리고 사방 난리를 쳤다... 2021. 3. 22.
태수님, 껄떡거리지 마오 태백太白 이백李白의 ‘자야오가子夜吳歌’ 4首 중 봄노래인 춘가春歌다. 秦地羅敷女 진나라땅 나부라는 여인采桑綠水邊 푸른 강가에서 뽕을 따네 素手青條上 섬섬옥수 푸른 가지에 올리니紅粧白日鮮 붉은 화장 햇살에 곱기만 하네 蠶飢妾欲去 누에가 배고파요 저는 가니 五馬莫留連 태수님 껄떡거리지 마오 蠶飢妾欲去...누에가 배가 고프데요, 그러니 저는 갑니다. 이 표현에서 태백다운 발상을 보거니와, 그게 아니라 해도, 나부라는 아리따운 여인이 뽕을 따는 모습을 참으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런 표현들을 보면 역시 태백이라는 찬탄이 절로 나온다. 아래 주석에 보이거니와, 이에 등장하는 나부(羅敷)라는 여성은 특정 실제 인물이라기보다는, 뽕 따는 젊은 처자 혹은 유부녀로 항용 등장하는 인물이라, 그는 언제나 아름답게 그려진다.. 2019. 2. 24.
뽕 따다 찢어진 자주 치마 한시, 계절의 노래(19) 뽕따기[采桑度] 양기 성한 봄날에뽕잎 따는데, 초록 잎은 어찌 저리펄럭이는지 가지 잡고 나무 위로올라가다가 자주 치마 걸려서찢어졌다네 采桑盛陽月, 綠葉何翩翩. 攀條上樹表, 牽壞紫羅裙. (2018.05.02.) 한자 성어에 ‘상간복상(桑間濮上)’이란 말이 있다. 『예기』 「악기(樂記)」에서 유래한 말이다. “복수(濮水) 강가 뽕나무 숲 사이의 음악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이다.(桑間濮上之音, 亡國之音也.)” 『한서』 「지리지(地理志)」 설명에 의하면 춘추시대 위(衛)나라 복수 가 뽕나무 숲에서 남녀가 밀회를 즐겼고 그곳에서 음란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간복상’이란 성어는 남녀가 밀회하는 장소 또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 음란한 음악을 의미한다. 『시경』의 정풍.. 201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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