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산림파괴14

한국적 건축미로 미화한 개심사 삐뚤삐뚤 기둥 서산 개심사 이 기둥. 각종 한국 문화 관련 책자에 한국적 건축미를 알려주는 소재로 대서특필되니, 주로 건축학도들 사기 행각이 두드러진다. 어느 목수인들 쭈쭈빵빵 소나무 노거수로 기둥 쓰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럼에도 왜 이런 꼬부랑 기둥을 썼겠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무가 있어도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삐뚤이 기둥이 개심사 경내 전각 곳곳에 포진한다. 한꺼번에 개심사를 중수하다 보니 나무가 더 없었다. 가뜩이나 산림 작살 나서 쓸 만한 나무도 없었다. (2017. 2. 5) *** 놀랍게도 이들 사진이 보여주는 장면이 조선후기 산림이랑 똑같다. 각종 증언에 의하면 각종 남벌로 조선 산림은 작살 나서 17세기 중반 이래는 전 국토가 전부 민둥산이었다. 흔히 온돌 확대를 거론.. 2023. 2. 5.
엄마야 누나야 같이 살자던 강변 백사장은 산림파괴의 유산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이른바 사대강운하를 건설하네 마네 하다 결국 어정쩡한 사대강사업으로 귀결했거니와 내가 이해하는 한 이 사업은 강 준설과 강변공원 및 걷거나 자전차 타는 강변도로 건설로 드러났으니 어째 이 사업 그리도 비판하던 사람 중엔 걸핏하면 이명박도로 따라 자전차 타는 이가 많더라만 암튼 이 사업이 한창 진행할 적에 주로 환경보호론자들을 중심으로 그 반대논거 중 하나로 자주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모래무지였으니 이들은 굴삭기 굉음하는 모래사장 준설장면을 자극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렇지 않은 시대의 평화롭다던 백사장 사진을 대비하면서 이르기를 봐라, 이 아름다운 백사장이 사대강사업으로 이리 만신창이다 는 여론을 환기했거니와 그리하여 걸핏하면 그 강변에서 떼죽음했다는 물고기떼를 그 방증자료로 첨부하기도.. 2021. 6. 3.
백사장은 자랑이 아니며, 돌아가야 할 고향도 아니다 홍봉한이 아뢰기를, “소신이 심려하는 것이 있습니다. 도성 안 모든 교량이 다 막혀 큰물이 지면 도성 백성이 휩쓸릴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준설하여 통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궐의 연못과 교량도 많이 막혔다. 이는 산에 나무를 기르지 않아서 그렇다. 대체로 도성 안 인민이 너무도 많다고 할 만하다. 육조거리는 예전에 인가를 짓지 못하게 하던 곳인데, 지금은 인가가 많다. 종로 앞길이 이처럼 되풀이되니 기강이라는 것을 도무지 볼 수가 없다”라고 하였다. 홍봉한이 아뢰기를 “들어선 인가를 헐어 내야 합니까?”라고 하니, 상이 이르기를 “헐어 내면 어찌 잔인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홍봉한이 아뢰기를 “준천濬川하는 일은 온 도성과 삼군문三軍門의 인력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습니다”.. 2019. 12. 11.
무악재를 오르는 사람들 서울에서 은평 쪽으로 가는 여정 첫 고개인 무악재를 사람들이 오른다. 사진을 촬영한 지점이 무악재 정상임은 분명한데, 저 방향이 서울 쪽인지, 반대편인지는 확실치 않다. 은평 쪽 방향이 아닌가 한다. 결국 이 모습이 조선 전기 이래 전통적인 이동 방식이었다. 산림은 이미 17세기 중반 이래 거덜난 그 모습이라, 온 산에 멀쩡한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이다. 온 국토가 사막이라, 지중해 연안 국가들에서 보는 풍광이랑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비가 오면 다 녹아 내렸으며, 길바닥은 진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보면 산림녹화사업과 아스팔트 건설, 그리고 아파트 문화가 왜 혁명인지는 실감한다. 우리는 과거를 너무 쉽게 망각한다. 1907년 9월, 주일본 독일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한 헤르만 구스타프 테오도르 잔.. 2019. 10. 15.
영조어제준천명英祖御製濬川銘 영조어제준천명英祖御製濬川銘영조英祖란 조선 제21대 임금(재위 1724~1776)이 죽고 나서, 종묘에 그 신주를 봉안할 적에 얻은 이름이요 어제御製란 임금이 손수 지으셨다는 뜻이며 준천濬川이란 강 바닥을 파낸다는 뜻이니, 요즘 토목 건축 용어로 자주 쓰는 준설浚渫이라는 말이어니와, 다만 준설이란 바닥에 쌓인 흙을 파내는 일은 모두 일컬음이니, 그에 견주어 준천이란, 그 바닥을 파내는 대상이 강[川]임을 한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제한된다. 예서 그 강은 말할 것도 없이 지금 서울 구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을 말한다. 명銘이란 새긴다는 뜻이니, 이는 전통시대 한문 문체 중 하나라, 새긴다는 뜻에서 유추하듯이 특히 교훈적인 뜻이 강한 교시 훈시 때 쓰는 글이다. 영조는 반세기를 헤아리는 그 장구한 재위기간 .. 2019. 10. 4.
산림파괴가 도굴의 지름길 이 사진이 아마도 1938년 4월, 후지다 료사쿠藤田亮策가 부여 능산리陵産里 동고분군東古墳群을 발굴조사할 무렵에 촬영한 이 일대 유리건판일 것이다. 무엇이 도굴을 유발했는가? 그 해답의 일단을 본다. 산림파괴가 핵심이다. 산림파괴는 산을 사막으로 만든다. 그에 따라 지표가 깎인 데서 무덤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1971년까지도 무령왕릉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 불러야 한다. 이런 상황이 지금의 북한 개성이다. 북한은 산림 황폐화 수준이라 산에서는 고려시대 무덤들이 저딴 식으로 노출됐으니, 도굴이 아니될 수가 없다. 박정희시대 산림녹화 사업 여파로 온 반도가 밀림으로 변한 지금.... 얼마나 도굴이 힘들어졌는지 한번 생각해 봐라. 여름철이면 무덤은 흔적도 찾기 힘들다. 이 사진 역시 당시 능.. 2019. 6.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