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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2

데카메론 vs 페스트, 전염병을 대하는 두 가지 방식 이번 코로나19 보건사태에 많은 이가 《페스트》를 소환했지만, 나는 《데카메론》을 선택했다. 그 최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비롯한 사람들한테는 물론이려니와, 이른바 책임있음을 실천하거나 그것으로 포장하려는 사람들한테는 전자가 절박할 테고, 그에서 회피하면서 그런 가운데서도 낭만을 추구하며 개떡 철학을 쓰려는 사람들한테는 후자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두 가지 극단의 길에서 유의할 점은 후자는 언제나 비난에 시달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니, 그래 물경 10만명이나 되는 피렌체 시민이 흑사병에 몰살하는 그런 참상에 코를 막고는 그런 전염병 확산 우려가 상대적으로 훨씬 덜한 곳을 찾아 벤또 싸들고 들어가 열흘이나 되는 시간을 이바구 꽃을 피우면서 주지육림에 빠지는 일이 페스트의 길을 선택하고는 불굴의 투.. 2020. 4. 7.
보카치오가 《데카메론》에서 증언하는 흑사병(1)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가 태어나신 지 1348년이 되었을 때, 이딸리아 제일의 도시 피렌체에 무서운 흑사병이 덮쳤습니다. 이 유행병은 천체의 작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들 인간을 올바른 것으로 만드시기 위해서 하느님이 가하신 정의의 노여움에 의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읍니다만 몇 해인가 전에 동양 쪽에서 발생하여 무수한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그칠 줄 모르게 잇달아 번져서 무섭게도 서양에까지 만연해 온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의 지혜도 예방의 대책도 소용이 없었습니다만, 아뭏든 그 때문에 임명된 관원들이 시내에서 산더미 같은 오물을 쳐내고﹐ 환자는 일체 시내에 있지 못하게 금했으며, 병을 막기 위한 별의별 주의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또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자주 행렬을 짓는다든가, 갖가지..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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