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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당3

징을 울리며 월식을 퇴치하려 한 사람들 강서의 별관에서 월식을 보다〔江西別館見月蝕〕 성현成俔(1439~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제13권 시詩 동네마다 징을 치며 하늘을 쳐다보니 / 萬落鳴鐃競仰觀 동쪽 하늘 먹물처럼 검은 기운 번져 가네 / 東方如墨漸漫漫 너무도 끔찍하게 두꺼비가 달을 먹어 / 蝦蟇食桂心何慘 중천에 달이 떠도 찌그러진 형태더니 / 輪魄當空體未安 이윽고 맑은 빛이 우주를 다시 밝혀 / 俄復淸光明宇宙 찬 그림자 문득 펴져 난간을 비추누나 / 忽舒寒影照欄干 밤늦도록 옥천자는 잠 이루지 못하고 / 中宵不寐玉川子 슬퍼하며 시 짓느라 심혈을 기울이네 / 怊悵賦詩雕肺肝 [주-D001] 두꺼비가 달을 먹어 : 월식(月蝕)을 말한다. 《사기(史記)》 권128 〈귀책열전(龜策列傳)〉에 “태양은 덕(德)이 되어 천하에 군림하지만 삼족오(三足.. 2023. 1. 16.
용재慵齋 성현成俔(1439~1504)이 목도한 조선 초기의 북방 강제 사민徙民 길에서 입거인을 만나다〔路逢入居人〕 성현成俔(1439 ~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제14권 시詩 못 보았는가 영호남은 사람 넘쳐나 / 君不見湖嶺人稠車接轂 천만 채 집 즐비하게 들어선 모습을 / 比櫛魚鱗千萬屋 또 못 보았는가 오랑캐 접한 국경엔 / 又不見龍荒朔野狄爲隣 초목만 우거지고 사람 하나 없던 모습을 / 灌莽滿目空無人 동남쪽은 꽉 차고 서북쪽은 텅텅 비어 / 東南富實西北虛 사람 모아 변방 채우는 일 늦출 수 없었네 / 募民徙塞不可徐 소 몰고 말 타고 어린아이 둘러업고 / 驅牛乘馬聯襁褓 고을에선 밥 대며 길 떠나게 재촉했지 / 州縣傳餐催上道 간장 찢어질 듯 소리 죽여 흐느끼니 / 呑聲暗泣肝腸裂 이웃 사람 듣고서는 같이 오열했지 / 隣里聞之共嗚咽 천리길 고생하며 황벽한 들에 와서 / 間關千里到窮郊 .. 2023. 1. 7.
조선전기 변방 생활의 일상 고사리진에서 자다〔宿高沙里鎭〕 성현成俔(1439~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제13권 시詩 산에 기댄 성첩이 강 언덕에 자리하고 / 石堡憑山枕水崖 성안엔 수십 가구 백성들이 사는 이곳 / 城中數十吏民家 오랑캐 막느라 밤마다 야경 돌고 / 防胡夜夜鳴刁柝 조 심으려 사람마다 자갈밭 개간하네 / 種粟人人墾石沙 숲속엔 조롱조롱 신 자두 열렸는데 / 苦李林間多結子 바위 아래 고사리는 이미 세어 버렸네 / 芳薇巖底已剛芽 변방 지역 경물이란 어찌 이리 암담한지 / 邊庭景物何愁慘 나그네 시 지으며 자꾸만 탄식하네 / 過客詩成屢發嗟 [주-D001] 고사리진高沙里鎭 :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는 고산리高山里로 되어 있다. 평안도 강계에 속한 거진巨鎭으로, 병마첨절제사를 두었다. [주-D002] 間 : 대본..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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