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선물과 부조금
이미 많은 분이 밝힌 것으로 아는데
조선후기에는 사대부 사이에 선물증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이게 그냥 선물 정도가 아니라 집안 살림이 이 선물로 돌아갈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누구로부터 뭐를 받고 하는 것을 꼼꼼이 적어두고
또 그 반대급부로 이쪽도 그쪽에 뭔가 상응하는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이 선물이 가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아예 이를 선물경제라고 이름 붙인 연구자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것 뭔가와 많이 닮지 않았는가?
바로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부조금이다.
경조사가 있을 때 찾아가 부조금을 내고
그 부조금 내역을 꼼꼼이 적어 두었다가 반대로 가서 상응한 금액을 내는 것.
우리나라 부조금을 유심히 보면 경조사를 축하한다는 정도를 넘어
아예 서로 돌아가며 계를 타는 모양에 더 가까운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 부조금 내력을 적은 장부가 바로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주고 받았다는 선물 장부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필자는 우리나라 부조금의 기원은 뭔가 조선후기 선물증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뭐 구체적인 내력을 파고 든 적은 없다.
*** editor"s note ***
이 선물경제를 이론으로 받침한 이가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Marcel Mauss, 1872년 5월 10일 ~ 1950년 2월 10일)다.
그의 증여론이 완역되어 소개되면서 아연 전근대 한국경제를 논할 때 애용하는 이론인데
서양보단 실은 한국사회를 잘 설명한다.
모스는 자살론과 사회분업론으로 유명한 뒤르켕 조카다.
이 증여에 기반하는 사회는 본질적으로 상품화폐경제와 거리가 멀다.
상품화폐경제가 작동했다는 조선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