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찾은 국내 유일한 인광노引光奴, 과연 인광노일까?

일전에 조선시대 불을 피울 적에 그 불쏘시개 혹은 성냥개비 같은 역할을 하던 인광노引光奴를 소개한 적이 있거니와
조금 전 어쩌다가 이 인광노가 생각났기에, 아니 좀 더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어쩌다 이 인광노를 떠올리며
그 국내외를 통털어 유일한 실물 자료라 해서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현황 조사에 나선 국립문화재연구소(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일전에 독일 어느 박물관에서 확인했다는 그 실물 자료 인광노가 과연 조선시대 문헌에서 말하는 인광노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각중에 다시 들었으니
난 가끔씩 그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그라시 민속박물관[Grassi Museum, Leipzig] 소장품에서 확인했다는 그 인광노가 진짜로 인광노가 맞을까 하는 의심을 가끔씩 한다.
왜인가 하면 저걸 조사단에서는 인광노라 소개했지만, 솔까 비슷한 유물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또 그것을 받침할 만한 충분한 간접 근거가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은 판국에 쉽사리 믿음 혹은 동의를 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리하여 각중에 생각난 인광노라는 키워드로 구글링 검색에 나섰더니 웬걸?
이런 제길헐, 그 국내외를 통털어 유일하다는 인광노 실물이 하나 더 튀어나온 모양이라,
문화재청(국가유산청)이 제공하는 정보를 보니 아래가 뜨는 것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란다.
보다시피 독일 소장품이랑 거의 흡사하다.
이에 대한 설명이 이렇다.
서울특별시 등록문화유산
인광노引光奴
분 류 등록문화유산 / 기타
수량/면적 1건 3묶음
지정(등록)일 2021.06.10
소 재 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시 대 조선시대 말기
소유자(소유단체) 정***
관리자(관리단체) 정***
<인광노引光奴>는 조선시대 긴급 등촉燈燭의 하나이다.
조사대상 인광노는 처음 제작할 때부터 소모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재질 역시 목제여서 보존환경이 완벽하지 않으면 보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인광노는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 소장 인광노와 조사대상 자료 등 2건에 불과하다.
특히 외국에 있는 것을 제외하면 현재로서는 이 자료가 유일하다.
인광노의 제작 시기를 가름하기는 쉽지 않다.
성냥의 국내 유입 시가와 대중화 시기를 고려할 때 조사대상 인광노는 1900년대 중반 정도로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광노의 형태는 기산풍속화와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 소장품이나 조사대상 인광노의 형태는 서로 상이하다.
기산풍속화에 등장하는 인광노는 얇게 깎을 때 한쪽 끝은 완전히 깎지 않아 다발처럼 만들어 한 덩어리 형태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의 인광노와 이 <인광노(引光奴)>는 얇게 깎은 편이 하나씩 분리되어 있어 이를 짚으로 묶어서 다발을 만들었다.
즉,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나무 편을 규칙 없이 묶어서 한 다발로 하였다.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의 인광노는 20매 정도의 목편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었는데, 6다발이다.
이 <인광노(引光奴)>는 4매, 6매, 10매 정도의 목편을 각각 구분하여 묶고 이를 다시 꾸러미 엮듯이 엮어 한 다발로 만들었다.
이러한 차이는 제작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관 과정에서 분리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산풍속화의 다발 모양은 하나씩 뜯어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존하는 두 인광노는 묶음에서 한 장씩 뽑아서 사용하는 형태이다.
보존 상태는 외형상 양호한 것처럼 보이나 가장자리가 부분적으로 열화되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이고, 나무의 결 역시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묶은 짚은 부분적으로 탈락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한쪽 끝에 칠한 황은 대부분 탈락이 되어 일부분만 남아 있는 상태이고 이를 보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소장 연유가 확실하지 않아 언제부터 보존되어 왔는지 확실하지 않아 향후 보존 방법을 강구해야 할 형편이다.

이걸로 보아 서울 종로 어느 개인이 소장한 이 인광노는 근자에 존재가 보고됐으며, 인광노로는 두 번째로 실물로 드러난 그 희귀성에 힘입어 서울시 등록문화재로 되었음을 추단한다.
나아가 저것이 인광노로 공인된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옛날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한 독일 라이프치히 민속박물관 소장품 조사에서 결정적으로 기대었음을 본다.
다시 말해 저런 유물은 저 독일 조사가 아니었다면 인광노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지났을 물품에 지나지 않는다.
더 추적해 보니 저 서울 인광노는 KBS 1TV ‘TV쇼 진품명품’ 2016년 6월 19일 방영분에 등장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음을 본다.
그건 그렇고 저 설명을 보면 인광노 간접자료로 기산풍속화가 있는 모양이라,
이 기산풍속화야 워낙에나 수량이 많아서 그 일일한 세세를 내가 다 기억할 순 없거니와
다시 의심한다.
저게 인광노 맞어?
검증을 위해서는 과학 분석이 있어야 한다.
재료는 무엇이고 진짜 인광노라면 유황 같은 발화물질이 검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학문의 기본이다.
보다시피 나는 의심이 많아 사사건건 의심한다.
그 의심을 풀어줘야지 않겠는가?
인광노引光奴, 성냥개비
인광노引光奴, 성냥개비
《산림경제》 권4. 에 인광노(引光奴 성냥개비): 광솔[松明]은 쪼개어 작은 조각을 만들되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 유황(硫黃)을 녹여 그 끝에 발라두었다가 밤의 급한 일이 있을 적에 이것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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