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현장

변죽만 때리고선 이태원 참사에 스러져간 미호박물관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0. 2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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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년 전 오늘인 2022년 10월 29일, 나는 저 사진 석 장을 내 sns 계정에 올리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미호박물관 탐방기는 밤에 
통신 사정 좋은 호텔서 정리하기로 한다.

나로서는 할 말이 많은 탐방이었고, 이야깃 거리가 제법 있는 박물관이었다. 

하지만 나는 저 박물관을 들어서지 못했다. 

딱 저기까지였다. 

그러면서 저들 사진 석 장을 포함한 나름 장대한 예고편을 탈초했으니 그것이 다음이다. 


미호박물관(1) 비와호를 품은 산중 뮤지엄 팰리스

미호박물관(1) 비와호를 품은 산중 뮤지엄 팰리스

어제 나라국립박물관 정창원을 소화하고 방일 이틀째인 오늘 주말을 목적지로 미호박물관 MIHO MUSEUM ミホ ミュージアム 이란 데를 삼았으니 이곳은 베이스 캠프로 정한 오사카에서 북쪽으로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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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물관 관람을 잘했다.

무엇보다 미리 전갈한 주최 측이 편의까지 봐 주어, 프레스완장까지 차고선 원칙으로서는 촬영 불가한 모든 전시품을 촬영하는 특혜까지 누렸다. 

하지만 저 탐방 소개는 저 예고편으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나는 실제 박물관 내부 탐방은 그날 저녁 숙소에서 정리한다 했지만, 그만 뻗어버렸다. 하도 녹초가 된 까닭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후속편을 쓰리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다음날 새벽 깨기는 했지만, 천지사방에서 날아든 소식에 다들 망연자실했다. 

전날 저녁 할로윈데이 축제를 벌이던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났다는 고국발 소식 때문이었다. 

내가 무슨 대단한 휴머니스트이겠냐만, 이런 참사에 한가롭게 외국에서 박물관 구경 다닌다고 쓸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혹 나중에 이 사태가 잠잠해지면 속개하리라 했지만, 이미 상실한 동력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저 이태원 참사 여파는 너무 오래갔다. 

그래서 뭐가 되건, 혹 내가 써서 남기고 싶은 것이 있거덜랑, 혹 정제가 되지 않았다 해도 되도록이면 바로 그 자리에서 무엇인가는 남겨놓아야 한다.

이것이 어찌 저런 비극을 염두에 두어서이겠는가?

돌이켜 보면 묵혀서 날린 것들이 꼭 저런 사물 혹은 감상 뿐이겠는가?

기회를 놓쳐 사람도 놓치고 또 혹 모를 일생일대하는 기회도 날려버리지 않겠는가? 

그건 그렇고 정창원전 관람을 핑계로 여느 해 가을처럼 감행한 저 여행에 지금은 고인이 된 홍선옥 선생 뒷모습이 보인다. 

이후 선생과는 그 이듬해인가 한 번 더 정창원을 동행했다고 기억하는데, 사람도 그렇다. 

봐야 할 때 많이 봐 두어야 한다. 꼭 저런 이별을 염두에 두어서 그렇겠는가? 

사람은 보고 싶을 때 봐야 한다. 물리도록 봐두어야 한다. 

그건 그렇고 저 미호박물관을 찾은 날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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