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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미호박물관(1) 비와호를 품은 산중 뮤지엄 팰리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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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라국립박물관 정창원을 소화하고 방일 이틀째인 오늘 주말을 목적지로 미호박물관 MIHO MUSEUM ミホ ミュージアム 이란 데를 삼았으니 이곳은 베이스 캠프로 정한 오사카에서 북쪽으로 교토를 관통해 두 시간 남짓 걸리더라.


교토를 지나며



박물관을 조우하기까지 인상 깊은 대목이 여럿 있으니 첫째 그 자리한 곳이 해뱐 400미터 산정이요 둘째 그 전체 부지가 물경 30만평에 달하며 셋째 그 구성이 완연한 산상 요새이고 넷째 그러면서도 그 전체 디자인이나 건축물 구성이 궁궐에 흡사해서 전체로 평하자면 저 한 마디로 족하다.

산상의 뮤지엄 팰리스


오른쪽 상단 호수가 비와호 琵琶湖 풀네임은 비와코라 발음한다.



가는 길이 묘했으니 오사카서 기차인지 전철인지로 한 시간가량 교토를 통과해 내린 비와호 라는 큰 호수 남단 이시야마 石山에서 내린 다음엔 버스로 오십분남짓 꼬부랑 산길을 올라올랐으니 이 산상 도로는 중앙분리대도 없는 아예 편도 1차선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좁디좁은 도로였으니 이 길을 따라 달리는 버스는 마주오는 차량들과 비켜주기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그러니 제 속도가 있을 수가 있겠는가?



이시야마 역 버스 주차장. 이곳에서 미호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는 한 시간 한 대 꼴인가 싶더라



그리 닿은 미호박물관은 별유천지 비인간 딱 그것이었다. 울창한 숲과 계곡을 배경삼아 들어선 건축물들을 보며 대뜸 이런 데다가 우째 이런 건축허가를 받아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이런 데다가 이런 건축물을 생각한 사람들도 그렇고 그런 건축허가를 내준 지자체도 제정신은 아닌 듯 했다.


여기가 본관인 줄



박물관 입구와 박물관 주축 건물은 도보로 대략 십분 이상 걸렸으니 웃긴 게 박물관이라 해서 내린 곳이 박물관인 줄 알았지만 실은 문지기 집이었으니 관람객 식당이었다.

마침 한창인 모미지 철이라 그들이 빚어내는 경관에 넋이 빠져 있는데 미리 연락을 받고 마중나온 이곳 학예원 세르게이라는 러시아 친구가 걸음을 재촉한다.


본관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단장한 능수벚꽃은 이미 잎이 다졌거니와 그 길을 따라 언덕배기 굽이를 도니 이건 또 멍미?

길이 200미터는 넘음직한 거대한 인공터널이 나타난다. 아치형 혹은 궁륭으로 설계한 이 거대 동굴은 그 자체가 설치 미술이라 그것도 부러 그런 소행임이 틀림없어 직선을 피하고 굽이지게 설계했으니 내부는 온통 은색 금속판들로 장식했다.


북괴 땅굴?



굽이를 도니 마침내 저 반대편에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저 너머로 한껏 폼을 낸 건물채 하나가 정면에 나타나는데 이것이 박물관 계단을 갖춘 정문이었다.

터널이 끝나는 지점과 이 박물관 정문은 원시림 울창한 계곡이었으니 이 계곡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교량이 건설되어 있었다.




그 다리에서 계곡 아래를 조망하니 아 선경이란 무릉도원이란 이런 데를 말함이 아닐까 하는 상념이 절로 든다.

그럼에도 나 같은 먹물들한텐 뭔가 기시감이 다대한데 이걸 설계한 사람이 모델로 삼고자 한 것이 바로 무릉도원이라는 직감은 피해갈 수가 없다.


박물관 본관 정문



실제도 그랬다. 1997년 11월 비파호 동남쪽 이른바 호남湖南 알프스 산중에 개관한 이 박물관을 설계한 이는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 설계자이면서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동관 설계자이기도 한 I. M. Pei 라는 친구라 그 설계 모티브가 무릉도원이라 한다.

계곡을 구비 보며 계단을 오르는데 양쪽으로는 단풍나무 단풍이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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